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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담배 반입에 외부인도 들락날락...뻥 뚫린 치료감호소

2015.12.28 오전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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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약사범이나 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를 치료하고 수용하는 공주 치료감호소는 교도소와 같은 곳입니다.


그런데 이곳 수용자들이 축구공 속에 담배를 넣어 들여오는 등 기상천외한 수법으로 몰래 담배를 반입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한연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상습 마약 투약으로 치료감호소에 수용된 백 모 씨와 김 모 씨 등 3명.

담배가 그리웠던 이들은 지난 2013년 11월, 기상천외한 '담배 반입' 작전을 짰습니다.

먼저 백 씨가 역시 마약 관련 범죄로 치료감호소에 수용된 경험이 있던 이 모 씨에게 편지와 전화로 자신들의 계획을 알렸습니다.

며칠 뒤, 감호소 외부 철조망을 뛰어넘은 이 씨는 계획대로 축구공 안에 담배 1보루를 넣어 내부 철조망 안으로 던져넣었고 김 씨 등은 아침 운동 시간, 운동장에 떨어져 있는 축구공을 태연하게 감호소 안으로 들고 들어가 담배를 나눠 가졌습니다.

한 차례의 성공에 고무된 이들은 수용자를 한 명 더 끌어들여 '담배 반입 작전'을 벌였습니다.

이번에는 전 모 씨 등 '외부인' 2명이 외부 철조망에 생긴 '개구멍'으로 감호소 외곽 공터로 들어간 뒤 밧줄을 이용해 내부 철조망까지 뛰어넘었습니다.

그리고는 감호소 3층에서 기다리던 김 씨 등이 속옷을 찢어 만든 밧줄을 창문 아래로 내려보내자 담배 5보루를 묶어 올려보냈습니다.

완전 범죄로 끝날 줄 알았던 이들의 범행은 이후 사이가 틀어지면서 최초 범행을 계획한 백 씨의 신고로 적발됐고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법원은 이들이 누범 기간에도 치밀한 계획하에 교정시설에 준하는 치료감호소의 경비상 허점을 이용해 침입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적지 않은 양의 담배를 반입해 치료감호소의 치료와 재활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는 백 씨 등 일당 6명에게 실형을, 누범 기간이 아니었던 전 씨에게는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교도소와 같은 수준의 수용시설에 외부인들이 들락거리고 담배가 불법으로 반입됐는데도, 그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치료감호소는 감시가 소홀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습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앵커]
치료감호소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8월에는 성폭행 수용자가 병원을 방문했다가 도주해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치료를 전담할 간호조무사에게 감호소의 경계와 감호까지 맡겨 벌어진 일인데, 내년에 특수경비요원 12명을 보강한다고 하지만 상황이 나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신현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비상계단을 빠르게 내려간 남성이 경비를 밀치고 도망칩니다.

성폭행을 저질러 공주 치료감호소에 수감 됐다가 병원에 방문한 사이 도주한 33살 김선용입니다.

28시간 만에 자수하기는 했지만, 도주과정에서 또 성폭행을 저질러 우리 사회가 경악했습니다.

이보다 앞선 지난 5월에도 비슷한 방법으로 수용자가 도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치료감호소의 관리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치료보호감호소에서 너무 외부로 나가는 계호조치가 허술했다. 50대 초반, 중반의 간호조무사를 계호 요원으로 붙였다고 하는 부분은 한번 재고를 해야 되고…."

하지만 이번 담배 반입 사건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사건이 시설 외부에서 벌어진 게 아니라 외부인이 버젓이 감호소 내부까지 들락거리며 담배를 전달한 겁니다.

밀반입된 담배는 감호소 내부에서 1개비에 4~5만 원 선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사건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전문 경비인력은 보강되지 않고 있습니다.

외부 경비는 CCTV와 철조망에만 맡겨놓고, 당직 직원이 가끔 순찰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경비 망루는 텅 비어있습니다.

탈주사건 이후 감호전담팀이 급조됐지만 또 대부분이 간호조무사입니다.

법무부는 내년 특수경비요원 12명을 채용해 감호 전문성을 보강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지만 당초 요청 인원의 60% 수준에 불과해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과밀수용 역시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2010년 869명이던 수용자는 5년 새 1,235명으로 40% 넘게 급증하며 정원 900명을 크게 넘어섰습니다.

또 정신질환자와 성폭력, 마약사범을 함께 수용하다 보니 치료기관의 역할이 미흡해 정신질환자의 재범률이 66%로 전체 재범률 42%를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이양훈, 우송정보대 사회복지과 교수]
"의사 정원 수가 지금 18명입니다. (현재) 10명 정도밖에 없고요. (수용자) 인원수가 과밀해 있는데 전문적인 정신과 의사가 10여 명이 제대로 볼 수 있는가…"


죄를 지은 정신질환자의 치료와 재활을 위해 지난 1987년 설립된 공주 치료감호소.

국내 유일의 치료감호소지만 열악한 수용환경 속에 교정도 치료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YTN 신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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