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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서현우 "감정 절제, 수행과도 같은 작업이었죠"

2019.12.14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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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서현우 "감정 절제, 수행과도 같은 작업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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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현우는 목발을 짚고 나타났다. 최근 종영한 OCN 토일드라마 '모두의 거짓말'(극본 전영신 원유정, 연출 이윤정) 때문이었다. 액션 촬영을 하다가 부상을 당했다던 서현우는 "지금은 괜찮다"라고 웃었지만, 연말은 재활에만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그에게 '모두의 거짓말' 속 인동구는 특별하다. "열심히 하되 다치지 말자"라는 깨달음을 준 것도 있지만 이전까지 서현우에게 보지 못했던 새로운 얼굴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그간 제가 해왔던 작업과는 반대되는 인물이었던 만큼 연기 스펙트럼을 키울 수 있었어요. 떠나보내지 못할 거 같아요.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있죠. 다른 작업을 하는 순간에도 인동구의 정서를 가지고 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정을 내재시키는 힘을 느꼈어요."

서현우가 '모두의 거짓말'에서 연기한 인동구는 JQ그룹 전략기획실장으로 JQ그룹 정영문(문장칠) 회장을 위해서라면, 설령 그게 사람을 죽이는 일이라도 하는 그릇된 신념으로 가득 찬 인물이다. 그는 정장을 반듯하게 차려입고 무표정한 얼굴에 차가운 카리스마를 드러냈다. 사람 좋은 웃음으로 기억되던 서현우의 낯설지만 신선한 면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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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능청스럽거나 휴머니즘이 강한 인물들을 연기했어요. 이번에는 굉장히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초반에는 설렘도 있었는데 걱정도 컸어요. 시청자에게 어떻게 보일지 우려도 있었지만 꼼꼼하게 모니터링하고 수정, 보완하면서 인동구를 만들어갔습니다."

서현우는 역할을 위해 12kg을 감량했다. 그는 "초반에는 덩치가 있고 묵직한 느낌이었는데, 구체화되면서 날렵하고 예민하면서 자기 관리가 완벽할 것 같은 인물로 구축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2015년도 영화 '그놈이다' 촬영할 때 20kg을 증량했다가 감량했어요. 나름의 노하우가 있어서 급 다이어트를 할 수 있었어요. 다이어트를 하면 절제하게 되거든요. 제 자신을 자제시키고, 식욕이든 욕망이든 억누르는 것이 캐릭터에 도움이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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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인동구가 연기하기 유독 까다로웠던 건 감정을 눌러야 했기 때문이다.

"감정을 억제하고 억눌렀는데 보통 배우들은 뭔가를 자꾸 표현하고 끄집어내고 싶어 하거든요. 그 욕망을 참기가 힘들었어요. 어떤 장면은 고함도 지르고 격정적으로 에너지를 쏟아내고 싶은데 참아야 했죠. 그렇게 절제된 감정으로 연기하는 게 수행과도 같은 작업이더라고요.(웃음)"

무엇보다 서현우는 이유 없는 악당으로 인동구가 보이지 않길 원했다. 그는 "무엇이 이 사람을 악하게 만들었는지, 모두에게 타당하지 못하더라도 연기하는 저만큼은 타당함을 가져가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잠깐 드러났지만 인동구는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어머니도 정신병원에서 돌아가셨죠. 그런 상황에서 회장님을 보면서 안정적인 가정에 대한 욕망이 삐딱한 형식으로 자라났어요. 인동구는 회장이 하나를 칭찬하면 그걸 10으로 받아들였을 거예요. 회장이 1만큼 요구하면 앞서서 10까지 해결하죠. 왜곡된 가치관이 만들어낸 인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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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기간부터 촬영까지 무려 반년 동안 인동구에 몰입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만큼 애정도 남달랐다. 그래서 부상은 그에게 안타까운 사고였다.

"(이)민기씨의 목을 조르는 장면이었는데 자세가 어정쩡했던 거 같아요. 막판에 부상을 입어서 속상하더라고요. 제작팀이 저한테 미안해해서 더 죄송스럽기도 했고요. 인동구는 정장의 단추를 푼 적이 없어요. 액션을 할 때도 말이죠. 인동구에 몰입할 수 있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걸 동원했어요. 스타일리스트와 이렇게까지 많이 소통한 적도 처음이더라고요. 그 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서 아쉽더라고요. 애틋함도 크고요."

서현우는 2010년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으로 데뷔했다. 2013년 'KBS 드라마 스페셜-마귀'에서 호위무사 역으로 드라마에 출연했다. 이후 연극, 드라마, 영화를 넘나들며 활약 중이다. 무엇보다 독립영화에서 그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인터뷰하는 날도 서울독립영화제 2019의 폐막식 사회자로 무대에 섰다.

"저에게 독립영화는 어머니 같은 존재입니다. 단편이든 장편이든 저 자신을 충전시킬 수 있는 장이에요. 저를 재발견할 수 있는 순간들이 많아요. 상업적인 부담감이 좀 덜하기 때문에 감독님하고 소통해서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걸 해낼 수도 있고요. 그래서 더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언제든지 기회만 오면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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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매체, 장르를 소화하고 있는 서현우는 "앞으로도 그렇게 하고 싶다"라고 희망했다. 그러면서 지금 자신에 대해 "과도기에 있는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배우로서,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삶을 꾸려나가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 시기"라고 했다. 서현우는 이 시기를 "흘러가는 대로 두고 싶다"라고 말했다.

"억지로 인연을 만들거나 일부러 일에만 집중한다고 풀릴 거 같지는 않거든요. 지켜보고 놔두려고 합니다. 그러면 인연이 됐든 일이 됐든 자연스럽게 형성되지 않을까 해요."

올해를 돌이켜 본 서현우는 "정말 바쁘게 살았다. 이렇게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소중하다"라고 고백했다.

"작품을 하고 싶은데도 못한 적이 많아서 바쁜 게 얼마나 감사한지를 알고 있거든요. '배심원들'을 비롯해 소중한 영화도 개봉했고 다양한 연기도 할 수 있었어요. 사실 바쁘다 보니까 감사함을 많이 표현 못 했어요. 정신없이 촬영장 가고 연기하느라고요. 올 한 해 저와 같이 작업해준 동료들과 스태프들에게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 = YTN Star 김태욱 기자(twk55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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