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겉으론 "책임 통감"...속으론 "네 책임"

2009.07.01 오후 06:26
[앵커멘트]

비정규직법 개정 협상이 결렬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량 해고가 가시화되자 정치권에 비난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그러나 겉으로는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여야 모두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니다.

박순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비정규직법 개정 협상이 결렬된 다음날.

정부와 한나라당은 당정 협의에서 다시 여야 협상을 촉구하는 동시에, 기업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하지 말것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그러면서 한승수 총리는 비통하다는 말로 심경을 대신했습니다.

[녹취:한승수, 국무총리]
"어제 협상에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기대를 걸었을텐데, 적잖은 실망감으로 오늘을 맞이 했을 것입니다. 참으로 비통한 심정입니다."

그러나 협상 당사자인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민주당에 잘못이 있다는 점을 확실히 했습니다.

[녹취: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민주당의 작태는 한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국회는 안중에도 없고 고통받는 실업자도 완전히 외면한 그저 정략적인 투쟁일변도였습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 역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야당으로서 책임을 지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공세 수위는 한층 높였습니다.

[녹취:정세균, 민주당 대표]
"정부·여당은 지금까지처럼 국민을 속이고 협박하는 태도를 버리고 진정으로 무슨일을 해야 될 것인지 어떻게 잘 준비해야 할지 본령으로 돌아가길 강력히 요구합니다."

협상의 또 다른 당사자인 자유선진당은 이회창 총재가 직접 나서 특유의 양비론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싸잡아 비난했습니다.

[녹취: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당장 위기만 모면해 보고자 시한만 유예하자는 한나라당의 모습이 과연 책임 있는 집권여당의 자세입니까? 국회에 들어오지도 않고, 실업자의 아픔이나 예비 실업자들의 고통은 나 몰라라, 하는 민주당도 결코 책임있는 자세가 아닙니다."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여야 모두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진정한 반성보다 상대방에 대한 비난으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국회가 국민에게서 철저히 외면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YTN 박순표[spar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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