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0년 전 필리핀에서 한국인 사업가가 납치돼 살해됐는데, 범인들이 현지 경찰관들이어서 충격을 줬었죠.
그런데 범인 가운데 한 명이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도 체포 영장 집행이 늦어져 도망치기도 했는데요.
우리 정부의 줄기찬 요구 끝에 현지 경찰이 주범을 체포했습니다.
홍선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6년, 한국인 사업가 지익주 씨가 필리핀 북부 앙헬레스 시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납치됐습니다.
억대의 몸값을 받아 챙긴 납치범들은 지 씨를 풀어주지 않고 살해한 뒤 화장까지 해버렸습니다.
수사 결과 드러난 납치 살해범 무리에는 필리핀 현지 경찰관들이 끼어있었습니다.
당시 필리핀 대통령까지 나서서 사과할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 당시 필리핀 대통령 (지난 2017년) : 여러분 동포의 죽음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범인들은 감옥에 가야만 하고, 저는 그들이 최고형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 3명 가운데 2명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주범 격인 필리핀 경찰청 마약단속국 팀장 라파엘 둠라오에게는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현지 사법 당국에 대한 강한 비판이 제기됐고, 2심 법원이 둠라오에게 뒤늦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둠라오는 체포영장 집행 전에 도망쳐버렸습니다.
이쯤 되자 필리핀 경찰이 경찰 출신인 둠라오를 일부러 놓아준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우리 정부는 줄기차게 둠라오 체포를 촉구했고, 지난 3월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 / 지난 3월 (필리핀 동포간담회) : 여기 지익주 씨 살인사건이 있었죠? 이거는 현지 경찰이 관계되어 있다고, 도망 갔다고 하는 소문도 있고 해서 이것도 빨라 잡아 달라, 대한민국 국민들의 관심이 많이 높다(고 필리핀 대통령에게 얘기했습니다.)]
둠라오는 결국 도주 2년 만에야 현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사건 발생 10년 만에 주범이 죄 값을 치르게 됐지만, 현지 한인 사회에 줬던 큰 충격과 불안감은 쉽게 잦아들기 어려워 보입니다.
YTN 홍선기입니다.
영상편집 정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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