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한순간에 화마가 삼켜버린 숭례문은, 날이 밝자 시커먼 몰골을 드러냈습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그리고 6.25전쟁까지 겪어낸 우리 역사의 자존심이었던 숭례문의 모습은 처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성문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우리 역사의 자존심으로 600년을 지켜왔던 숭례문.
시커먼 잿더미로 변하는데는 불과 5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2층 짜리 누각은 마치 난리가 나 폭격이라도 맞은 듯 맥없이 무너졌습니다.
지붕이 쓰러지면서 기와의 무게를 떠받치던 보도 검게 그을린 채 앙상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불 타고 꺾이고 부서지고, 거센 풍상을 모두 이겨냈던 기왓장들은 도로가에 부서진 채 내동댕이쳐졌습니다.
대문 앞에 덩그러니 서 있는 안내판이 이 자리에 대한민국의 국보1호가 있었음을 말해줍니다.
[인터뷰:에리카, 오스트리아 관광객]
"매우 슬픕니다. 대한민국은 아름다운 숭례문을 잃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있었는데 이제 사라졌습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그리고 6.25 전쟁까지 꿋꿋히 견뎌낸 숭례문.
하지만 어처구니 없는 불씨 하나가, 국보 1호를 처참하게 파괴했습니다.
[인터뷰:카나 리즈, 영국인 관광객]
"비극이에요. 너무 슬픕니다. 대한민국의 국보1호 였는데, 정말 끔찍한 일이에요."
화마로부터 국보를 지켜내지 못한 자책의 눈물 처럼, 홍예문 아래로 물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저 서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 역사의 상징이자 자부심이었던 숭례문.
허겁지겁 처놓은 가림막이 후손들의 잘못을 숨겨 주고는 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뒤였습니다.
YTN 성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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