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호관, 불이익 우려해 허위 진술"

2009.05.27 오후 10:11
[앵커멘트]

목숨까지 버려야 하는 투철한 사명감을 가진 직업이 대통령 경호원입니다.

그런데 왜 거짓말을 했을까요?

김종호 기자가 짚어 봤습니다.

[리포트]

당초 경찰은 경호원이라는 특수 신분을 고려해 이 모 경호관의 진술 내용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녹취:이노구, 경남지방경찰청 수사과장]
"임무에 있어서 남다른 충성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피경호자에 대해서 목숨을 바쳐 경호토록 교육받아 온 점을 참착..."

하지만, 진실은 달랐습니다.

경호 실패에 대한 책임을 모면하고자 여러 각도에서 진술이 조작됐던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이 경호관이 노 전 대통령을 근접 거리에서 경호하지 않고 심부름 차 다른 곳으로 간 것은 '경호원은 경호 대상자를 항상 측근에서 보호해야한다'는 중요한 원칙 위반입니다.

한 경호 전문가는 응급 상황이 생기는 등 특별한 경우에는 경호 대상자 곁을 떠날 수도 있지만 이번 경우는 그런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의 심부름 지시를 거스르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낭떠러지를 앞두고 있는 위험한 상황을 감안하면 노 전 대통령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냥 가까이 머물러 있거나 다른 경호원을 추가로 부른 뒤에 이동하는 것이 맞는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서거 다음 날 정토원 원장에게 공중전화를 걸어 자신과 만난 사실을 숨겨 달라는 식의 말 맞추기를 시도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녹취:김한수, 경남지방경찰청 강력계장]
"제가 경찰에서 진술할 때 어제 대통령님을 모시고 정토원에 간 것은 진술 했으나 원장님을 봤다는 진술은 빠졌습니다. 그러니 원장님께서 알고 계셔야 될 것 같아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경호관의 허위 진술은 또, 바위에서 떨어진 노 전 대통령을 곧바로 찾지 못하고 오랫동안 방치한 책임도 모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경찰은 이 경호관이 신분상의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허위 진술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경호처는 경찰 수사와 별개로 경호 규정에 따른 임무수행 적합성 등을 따져 이 경호관에 대한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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