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늘어난 겨울 진객, 겨울나기는 불안

2009.12.27 오후 01:11
[앵커멘트]

철원 평야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겨울 철새 도래지인데요.

올해는 민간인 통제구역 안에 유난히 많은 두루미들이 찾아와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환경이 좋아져서가 아니라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 때문인데, 늘어난 두루미들에게 철원 평야의 생태 조건은 그리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민통선 안쪽, 철원의 두루미들을 임장혁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부지런히 떨어진 곡식을 주워먹고 있는 이 새들은 연한 잿빛이 특징인 재두루미입니다.

시베리아에서 철원으로 날아왔다, 12월 초면 덜 추운 일본으로 떠나던 철새인데, 최근 변화가 생겼습니다.

올 12월 일본 이즈미시의 재두루미 수는 2년 전보다 600마리가 줄었지만, 철원평야는 반대로 600마리가 늘었습니다.

일본으로 가지 않고 철원에 눌러앉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 원인은, 환경이 좋아져서가 아니라 기후 변화 때문입니다.

[인터뷰:김진한, 국립생물자원관]
"철원의 기온이 10년 전보다 2도 이상 올라갔고, 눈의 양도 적어져서 따뜻하기 때문에 철원에 남아 있는 것으로..."

문제는 늘어난 두루미들이 마음편히, 건강하게 겨울을 날 수 있는 여건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이 신경써야 할 일이 많습니다.

지난 3월, 꼼짝 못한 채 신음 중인 재두루미 한 마리가 이 곳에서 발견됐습니다.

논으로 날아들다 전깃줄에 걸려 떨어지면서 이렇게 다리가 부러져 버렸습니다.

지금도 겹겹이 둘러쳐진 전깃줄 사이로 재두루미들의 아슬아슬한 비행이 하루종일 이어집니다.

인근에서는 민통선내 관광을 위한 공원과 주차장 공사가 한창입니다.

수시로 지나는 공사차량의 진동과 소음에 먹이를 먹다 놀라기 일쑤입니다.

수가 늘어난 만큼 부족해진 먹이가 가장 문제입니다.

가축분뇨 사료를 미리 뿌리거나, 낟알이 남은 볏짚을 묶어버려 새들의 주된 먹이인 낙곡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김진한, 국립생물자원관]
"볏짚 묶는 시기를 조금 늦춰주기만 하더라도 새들에게는 큰 도움이..."

철원을 새로운 월동지로 택한 재두루미들이지만, 주민들의 무관심으로 극진히 두루미를 보살피며 매년 엄청난 관광수입을 올리는 일본 이즈미시로 언제 다시 떠날지 모릅니다.

YTN 임장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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