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지하철 역사나 대형 건물에 설치하는 송풍기의 성능을 조작해 납품한 회사가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품질을 관리해야 할 공무원들에게는 뇌물이 건네졌습니다.
조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하철 역사 옥상에 대형 송풍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역사 안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면서, 불이 났을 때 연기를 밖으로 빼 피해를 줄이는 역할도 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곳 송풍기의 환기 능력은 설계도와 시험 성적서에 나온 것과는 달랐습니다.
55살 김 모 씨는 송풍기 제조회사를 운영하면서 특별히 만든 성능 검사 프로그램을 이용해, 저질 제품을 마치 정상인 것처럼 둔갑시켰습니다.
실제 환기 능력은 60∼80%에 불과했습니다.
김 씨 회사에서 만든 불량 송풍기는 하루에 3만 명이 넘게 이용하는 지하철 역사에도 공급됐습니다.
김 씨가 3년 동안 공급한 불량 송풍기는 모두 60여 대!
지하철 역사 말고도 대형 할인마트, 고층 건물 등 15곳에 공급됐습니다.
[인터뷰:김창수(가명), 회사 전 직원]
"(모니터에) 조작을 할 수 있는 버튼이 6개가 있습니다. 그걸 눌러서 성능치를 인위적으로 조작해 업그레이드를 시켜서... 제가 직접 가서 (조작했습니다.)"
또 송풍기 발주와 관리 담당 공무원들에게는 명절 때마다 옥돔과 굴비같은 뇌물이 전달됐습니다.
건설회사 직원에게도 금품을 주고 성능을 조작한 제품만 검사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박종권, 서울 마포경찰서 지능팀장]
"공무원들은 조작 사실은 몰랐지만, 거래 관계에서 잘 봐달라는 명목으로 선물을 받은 것입니다."
불량 송풍기가 설치된 건물에서 오래 생활하면 치명적인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인터뷰:김윤신, 한양대학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실내 공기가 오염됨으로 인해서 오랫동안 거주하는 사람들에겐 심한 경우에는 호흡기 질환 발생에 영향을 줄 수가 있겠죠."
경찰은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하고, 뇌물을 받은 건설회사 직원과 공무원 6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YTN 조태현[chot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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