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제시장' 둘러싼 이념 논란...왜?

2015.01.06 오전 12:02
[앵커]

천만 관객을 향해 순항 중인 영화 '국제시장', 흥행몰이와 함께 '아버지 세대에 대한 찬사냐, 산업화 시대에 대한 미화냐'를 둘러싼 이념 논쟁도 뜨겁습니다.

이런 논란 속에는 우리 사회의 이념 대립과 세대간 갈등이 담겨 있습니다.

나연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영화 평론가 허지웅 씨의 발언을 보수 성향의 종편 채널이 문제 삼으면서 '국제시장'의 이념 논쟁은 시작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애국심과 나라 발전을 강조하며 '국제시장'의 한 장면을 언급했고, 동시에 이 영화가 독재정권의 그늘을 외면했다는 비판 여론도 거세졌습니다.

사실 이 장면은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애국가가 울리면 일어서야 했던 시대상을 풍자하는 장면에 가깝습니다.

영화를 둘러싼 이념 대립이 영화에 대한 오독으로까지 이어지는 겁니다.

[인터뷰:전연지, 인천시 용현동]
"당시 살던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되는 영화라고 생각해서 이념적인 건 좀 덜 생각하게 됐던 것 같아요."

[인터뷰:조성현, 서울 가산동]
"정치권이 나서서 이 영화는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이 과연 영화를 제대로 영화로서 평가하는 데 옳은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습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변호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다뤘다는 이유로 '좌파영화' 딱지를 달기도 했습니다.

반면 '국제시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전면에 보여주지 않는데도 진보와 보수간 대립이 더욱 뜨겁습니다.

[인터뷰: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영화 자체가 중립성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 바깥의 갈등, 영화 바깥의 주도권이 사실은 굉장히 이 영화를 해석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이데올로기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죠."

영화를 둘러싼 논란 속에 우리 사회의 이념 대립과 세대 갈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입니다.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편 가르기'가 영화 감상의 즐거움과 건전한 비평까지 가로막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YTN 나연수[ysn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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