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일본 아이치현에서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중단되면서 국내외에서 큰 반발이 일어났는데요,
하지만 국내에 세워진 소녀상조차 끊임없이 훼손 행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112개인 소녀상 가운데 제대로 관리되는 건 30%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부장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쓰레기 투척부터 마구잡이 낙서에 이른바 말뚝 테러까지,
소녀상의 수난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경기도 안산에서 젊은 남성 네 명이 소녀상에 침을 뱉고 조롱한 사건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할머니들의 가슴을 또다시 멍들게 했던 이들의 만행은 이곳에 설치된 CCTV가 아니었다면 그대로 묻힐 뻔했습니다.
할머니들의 용서로 사건은 봉합됐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가해지는 폭력은 아물기 힘든 상처로 남았습니다.
[이옥선 /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 그게 그렇게 험하게 나와 앉아 있으니까 그렇지. 그게 우리 동상인데, 우리란 말이지. 그런데 왜 그렇게 사람들이….]
8년 전, 옛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세워진 이래 전국에 세워진 소녀상은 모두 112개,
대부분 시민 모금으로 세워지다 보니 안정적으로 관리할 주체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전체의 30% 정도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공공조형물로 지정해 직접 관리하고 있지만, 나머지는 그야말로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습니다.
당연히 CCTV나 비상벨 등을 이용한 체계적인 보호는 엄두도 낼 수 없습니다.
공공조형물로 지정하려면 지방의회에서 관련 조례를 만들어야 하지만 예산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다행히 지난해부터 공공조형물 지정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에 19만 명 가까운 시민들이 지지를 보냈고,
대구시 동구 등 일부 지자체도 호응하고 나섰지만 갈 길은 멉니다.
[윤미향 / 정의기억연대 대표 : 지자체는 시민 사회단체들과 함께 그 지역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어요. 세운 것으로 끝난다? 이벤트로만 끝난다? 그러면 안 세운 것만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일본 트리엔날레에서 갑자기 전시가 중단되면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평화의 소녀상,
하지만 우리 곁의 소녀상조차 일상적인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YTN 부장원[boojw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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