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우리 법원의 2심 판결에도,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실제 배상은 쉽지 않을 거로 보입니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소송에 이제껏 무대응으로 일관해왔고, 국내에 있는 일본 측 자산을 강제 집행하기도 어렵기 때문인데요.
홍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위안부 피해자가 우리나라 2심 법원에서 일본 정부에 이긴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민사 소송은 판결문을 송달받은 뒤 2주 안에 불복하지 않으면 확정되는데, 이번 판결의 경우 일본은 다음 달 9일까지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승소가 확정되더라도 우리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로부터 실제 배상을 받아내긴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 해석입니다.
앞서 고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을 상대로 낸 다른 소송에서도 승소가 확정됐지만, 일본 정부는 여전히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피해자들의 배상금 1억 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일본 정부 재산을 강제로 받아내 피해자들에게 지급하는 방법도 있지만, 우리 법원조차도 이를 실제 이행하긴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른 나라 재산을 강제집행하는 건 해당 국가의 주권과 권위에 손상을 줄 우려가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겁니다.
일본 정부 역시 국내의 일본 재산 목록을 확정해 달라는 우리 피해자들 요구를 계속 외면하고 있습니다.
위안부 피해자들로서는 다른 나라 주권과 재산에 우리 사법 잣대를 들이댈 수 없다는 '주권 면제론'이란 산을 또 한 번 넘어야 하는 셈입니다.
[이상희 / 일본군위안부문제대응 TF 단장(어제) : 피고가 국가다 보니까, 우선 법리적으로 강제집행 절차에서 국가면제 법리가 또 하나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이번 판결이 일본의 불법 행위를 인정한 역사적 의미는 충분하다고 보고, 일본에 자발적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근거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홍민기입니다.
영상편집;고창영
그래픽;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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