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들, 하늘에서 지켜봐줘"...매일 낯선 이가 보낸 카톡에 답장 보낸 청년

2024.11.29 오후 02:45
A씨가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 / 온라인커뮤니티
휴대전화 번호를 바꾼 뒤 매일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한 청년의 사연이 전해졌다.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어머니였다.

이 청년은 메시지를 받고 고인이 된 번호 전 주인의 가족과 직접 만난 일화를 털어놨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청년이 일면식도 없는 중년 여성과 메시지를 주고받은 뒤 인연을 맺었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20대 청년 A씨는 "전화번호를 바꾼 이후 매일 오전 9시 전에 카톡이 매번 울렸는데 아무 말 하지 않고 기다렸다. 아들을 먼저 보내신 어머님 카톡이었다"며 "계속 지켜만 보기에도 불편한 상황이고 마음 한켠으로 힘드셨을 거라 생각해서 조심스레 답변을 드렸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1일 "아들 네가 보고 싶은 날이구나"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다.

이후 매일 "다시 네가 내 품으로 돌아왔으면 해", "다시 태어나도 내 아들이 되어주렴", "오늘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된장찌개 먹는다. 부럽지. 매일 꿈에 나와. 오늘도 나와주겠니" 등의 메시지를 받았다.

그러다 지난 26일 "사랑해 아들, 하늘에서 지켜봐다오"라는 메시지를 받았고, A씨는 고민하다 답장을 보냈다.

A씨는 "네 어머니 잘 지내고 있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살도 찌고 운동도 잘하고 있으니 끼니 거르지 말고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최고의 엄마였어요. 저도 사랑해요 엄마"라고 남겼다.

약 40분 후 그동안 메시지를 보냈던 B씨로부터 답장이 왔다. B씨는 "너무 놀라서 넋 놓고 보고만 있었다.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 않고 따뜻하게 말씀해 주셔서 고맙다"며 "매번 이렇게 카톡 보내도 될까요? 정말 아들이 그리워서 미안한 부탁이지만 힘이 날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이에 흔쾌히 응했고, B씨는 고마운 마음에 보답하고 싶다며 만남을 요청했다.

이에 A씨는 지난 27일 B씨 부부를 만나 아들의 납골당까지 함께 다녀온 뒤 함께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아드님이 생전 사용했던 휴대폰 번호가 지금 제가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 번호랑 일치해서 매번 제게 카카오톡을 보내셨던 것 같다. 아드님은 두 달 전 사고로 돌아가셨다더라"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마음이 너무 따뜻하신 분",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을 보듬어줘서 고맙다", "저도 돌아가신 아버지 카톡에 계속 메시지를 보냈었는데, 아버지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디지털뉴스팀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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