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동안 '상상력'은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특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인간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는데요.
침팬지 보노보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김잔디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인간과 진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영장류인 보노보.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팀이 평생 사육되면서 언어·인지 훈련을 받아온 보노보 칸지를 상대로 세 가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먼저 연구진은 칸지와 마주 앉아 빈 투명 주전자를 들어 컵 두 개에 주스를 따르는 시늉을 합니다.
그 중 컵 하나의 주스를 다시 주전자에 버리는 척 한 다음 '주스는 어디 있지?'라고 물었습니다.
여러 차례 실험에서 칸지는 가상의 주스가 남아 있는 컵을 정확히 가리켰습니다.
[크리스토퍼 크루페니 / 존스홉킨스대학교 심리학·뇌과학과 조교수 : 동물의 마음속에는 현실과 분리된 하나의 이미지가 존재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여기서는 주스가 있다고 가정하며 놀이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주스가 없다는 사실을 구분해 낼 수 있다는 것이죠.]
빈 컵 안에 진짜 주스가 있다고 착각했을 가능성을 제외하기 위해 실제 주스가 든 컵과 상상의 주스가 든 컵을 제시하면, 매번 실제 주스를 선택했습니다.
포도알을 이용해 또 다른 실험을 해봤지만 칸지는 언제나 상상의 포도가 든 정답을 골라냈습니다.
인간 어린이는 두 살 무렵이면 실제 식재료가 없더라도 장난감 그릇으로 살림살이를 흉내 내는 소꿉놀이가 가능한데, 침팬지 보노보도 인간처럼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능력이 있다는 게 확인된 겁니다.
[아말리아 바스토스 / 공동 저자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 강사 : 어린 개체가 놀이를 통해 성체가 될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실제로는 처해 있지 않은 상황에 있는 것처럼 가장해 볼 수 있다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를 통해 미래의 특정한 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어느 정도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침팬지도 과거를 떠올리고, 미래를 생각하며 다른 동물들의 상태를 상상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습니다.
YTN 김잔디입니다.
영상편집 : 한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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