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메르스 공기 감염 가능성 무시한 건 성급" -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

2015.06.11 오후 01:19
[앵커]
메르스 감염자가 120명을 넘어서면서 메르스 확산 불안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보건당국은 애초에 메르스가 공기를 통한 감염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는데 실제 확산 양상을 보면 맞는 말인지 의문이 들 정도인데요, 경희대 생물학과 정용석 교수, 전화로 연결해 메르스 바이러스의 공기 감염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메르스가 재채기나 기침을 통해 감염되는 호흡기 질환이기 때문에 공기 중 감염의 가능성도 끊임없이 제시됐었는데요, 하지만 보건당국은 공기 중 감염 가능성은 없다고 발표했는데요.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우선 아마 공기감염이라는 용어 자체가 정부 당국에서 쓰는 개념하고 일반인들이 받아들이시는 개념하고 차이가 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메르스를 포함해서 사스도 그렇고 그 외에 모든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가 겨울철에 걸리는 일반 감기의 30% 정도도 코로나바이러스거든요. 즉, 이런 코로나바이러스들의 진화적인 유래는 대부분이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입니다.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라는 것 자체가 숨을 통해서 들어온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병원체들이 사람 몸으로 들어올 수 있는 경로를 생각한다면, 호흡으로 들어올 수 있는 모든 경로 혹은 매게 물질, 침방울도 될 수 있겠고요.

그 외에 기관삽관이나 그 외에 다른 가능성으로 생길 수 있는 에어로졸도 가능하겠고요. 그리고 우리가 그다음 단계까지도 생각해볼 수 있는 공기감염도 어쨌든 마음속으로 준비하는 것이 맞지 않나 라는 건데 이런 것들이 초반에 중동 사례를 집중으로 해서 보다가 공기감염이라는 용어 자체가 좀 혼동도 있었고 그에 따른 자세한 사례들이 밝혀져 있던 것도 아니기 때문에 조금 경직된 해석이 있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보건당국이 평택성모병원에서 바이러스 전파 경로를 규명하기 위한 실제 실험을 하지 않았습니까?

결론은 최초 환자가 기침할 때 나온 바이러스가 8층 병동을 떠다녔다는 건데 이것도 공기 감염으로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인터뷰]
그것이 바로 제가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이러한 환자의 기침으로 통해서 나올 수 있는 비말이나 혹은 비말 핵. 우리가 Droplet nuclei 라고 부르는데 비말이 마르면서 생기는 거죠. 이런 것도 에어로졸처럼 공기 중으로 뜰 수 있습니다. 물론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 얼마나 오랫동안 떠 있느냐는 환경에 따라서 차이가 있겠지만 가능한 부분이죠. 이것을 일반인들은 당연히 공기 중에 감염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할 것이고 전문가들은 그렇게 표현하는데 어색한, 그리고 조금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앵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응급실이 아닌 단순히 외래로 병원을 방문했던 사람 중에서도 확진 환자가 나왔습니다. 이것도 공기 중 감염으로 볼 수 있지 않나요?

[인터뷰]
그래서 이런 모든 감염이 지금 메르스에 의한 감염은 현재도 중동에서부터 지금까지 끊어지지 않고 진행 중인 거거든요. 그래서 이것이 비말 감염 이외에는 넘어갈 수 없다. 라던가 공기감염이 100%라든가 어느 쪽도 단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볼 때 우리는 공기감염까지도 대비하고 고려하는 것이 앞으로의 방역 대책에도 적용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앵커]
메르스 바이러스는 아직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는 신종 바이러스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정부가 사태 초기에 어떤 근거에서 공기 중 감염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을까요?

[인터뷰]
일반적으로 공기감염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은 구제역이나 소아마비 바이러스나 결핵이나 이런 것 처럼 굳이 사람들이 생각할 때 공기 중에 항상 이들이 떠다닌다는 느낌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오해할 일은 아니다는 선에서 얘기를 하셨을 텐데 이것이 좀 지나치게 강조가 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도 역시 중동에서는 물론 유입된 유럽국가나 북미 이런 국가까지 포함해서도 현재 2015년 2월로 보면 약 1,030건 정도 해외 발병 사례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비말도 들어가고 접촉도 들어가고 에어로졸이라는 부분도 들어갑니다.

그래서 에어로졸이라고 하는 것을 공기감염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이것을 특정 비말의 또 다른 유형으로 볼 것이냐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고요. 문제는 이게 닫힌 공간과 열린 공간은 굉장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닫힌 공간에서의 에어로졸은 비말만큼 위험할 수 있고요. 열린 공간에서의 에어로졸은 마치 우리가 잉크를 바닷물에 한 방울 떨어트리느냐 접싯물에 한 방울 떨어트리느냐와 굉장히 다른데 이게 외부로 나가면 급격히 분산되어서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겠지만, 닫힌 공간 그러니까 많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게 병원 시설이잖아요. 그 공간에서 이런 부분들이 떠돌아다니게 될 때는 이 문제를 충분히 유의해서 심각하게 준비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교수님께서는 2013년 6월에 열린 메르스 관련 자문 회의에도 참석하셨었죠? 당시에는 어떤 대책들이 논의됐습니까?

[인터뷰
당시에도 상당히 많은 부분 대책이 논의되었는데요. 우선 대책반을 빠르게 시점에 맞춰서 잘 차렸죠. 중동에서 두 번째 감염이 일어난 게 5월 이었는데 직후에 바로 물론 2011년에 첫 번째가 있었고, 2013년 초반에 두 번째가 있었는데 그래서 6월에 우리는 질병관리본부에서 대책반을 만들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책반을 계속해서 운영하고 그리고 검역 문제라든가 환자의 감시 부분, 그래서 국내에 유입할 수 있는 의심환자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 이런 것들을 준비하는 걸로 제가 들었고요.

그리고 역학조사나 중앙역학조사관이 비상대비 한다든가, 사전교육을 한다든가, 이런 것도 대책 마련에 들어가 있었고요. 제가 볼 때 지금 굉장히 잘하고 있는 것은 실험실 진단입니다. 이 실험실 진단 기법을 확인하고 준비하는 게 상당히 기간이 걸릴 수 있거든요. 근데 그것이 또 굉장히 복잡합니다. 그런데 이 실험실 진단기법과 인력을 충분히 준비해놨기 때문에 그나마 지금 저희가 그때그때 환자가 나오는 대로 바로바로 조사해서 확진과 의심으로 나눌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이 되고요. 그다음에 환자 관리, 국가지정병원이라든가 공공병원 이런 곳의 치료 병상 가동 준비 태세도 아마 점검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앵커]
메르스 바이러스의 공기 감염 가능성에 대해 외국에서는 어느 정도 연구가 진행 됐습니까?

[인터뷰]
네, 지금 말씀 조금 전에도 드렸긴 했는데요. 공기감염연구를 메르스를 대상으로 하기에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 바이러스가 감염되면 질병이 굉장히 심각하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임상적 실험을 할 수가 없고요. 주로 감염 경로에 대해 추적 하는 것은 역학 조사결과를 가지고 추정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것이 저희에게 좀 어려움이 되었던 거죠.

중동케이스를 포함해서 대부분 사례들이 아무래도 에어로졸 감염은 좀 어렵지 않겠느냐 하는 부분들이 추정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좀 경직되게 생각을 했던 것인데, 중동지역이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역학 자료에 영향을 미쳤을 텐데, 거기는 고온 건조하고요 우리는 비교적 그쪽 보다 온난한 기온이고 습도도 약간 높습니다. 이 차이가 굉장히 큰 차이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열린 공간에서는. 물론 닫힌 공간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병원이라는 게 완전히 닫힌 공간은 아니잖아요. 밀폐는 아니니까. 그런 점에서 본다면 환경적인 부분도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이런 것이 걱정이 되고요. 해외에 연구 사례라고 볼 수는 없지만, 역학조사의 결과에 대해 해외에서도 연구자들이 그에 베이스를 두고 추정을 한 결과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메르스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에 대해서도 보건당국은 '없다'고 결론 내렸지만, 학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한 것 같습니다.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이것도 염기 서열을 결정해서 유전정보를 보고 기존의 것과 비교했을 때 변이가 얼마나 일어났느냐를 보는 건데요. 지금 현재로서는 기준 주인 EMC 균주하고 바이러스 주하고 그다음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근에 분리되었던 그것과 비교했을 때 그렇게 우리가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표현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보통 전염력의 변화라고 한다면 그 바이러스의 흡착 단백질 유전자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3만 개의 뉴클리어티드가 지금 메르스 바이러스의 유전체인데요. 그 중에 한 4천 개 정도 내외가 바이러스 흡착 단백질 유전자 정보가 담겨 있는 유전자입니다. 이 부분에서 몇 개가 바뀌었느냐가 중요하고 어떤 지점이 어떻게 바뀌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이것은 어떻다고 얘기하기는 조금 시기상조인 것 같고요.

앞으로 또 우리가 변이 가능성을 계속해서 봐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그것을 본다면 그 부분에 집중을 해서 충분히 추론과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변이 가능성을 추적하고 진단하는 게 필요합니다.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앵커]
이번 메르스 사태 언제쯤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인터뷰]
저로서는 여기에 대해 답하기는 어렵겠습니다. 다만 현재 적어도 우리가 근 한 달여를 지나가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에 몰랐거나 그동안 제시된 기준이나 제한과는 상당히 다른 현상들도 저희가 접하고 있고, 이런 것들은 새로운 정보로써 저희한테 확인되고 축적이 되겠죠.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배워가는 와중에 실수는 점점 줄어들 것이고요. 그렇다면 지금 초반에 우리가 이 사태에 대해서 가졌던 공포보다는 앞으로의 방법이라던가 전략은 좀 더 세련되고 정확한 집중 포인트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돼서요. 제 희망 사항으로는 6월 달 안에 하향세로 꺾이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는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지금 감염을 막아주는 것과 즉 방역이라고 하는 것과 그 감염이 자기 몸에 들어오지 않도록 보호하는 개인위생이라고 하는 이 두 개의 연결 고리가 정확히 끊어져야만 되는 거라서요 어느 한 쪽의 노력 만으로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메르스의 확산을 막으려면 현재 상태로서 방역 당국은 이미 감염된 환자로부터 바이러스가 다른 환자에게 전파가 되거나 외부로 방출되는 가능성을 최소화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요.

그 다음에 나머지 대상이 누구냐면 이제 그 바이러스를 접하게 될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을 방역 당국이 막는 것은 초기에는 가능하지만 지금처럼 웨이브가 두 세 차례 지나가게 되면 그 대상자 수가 굉장히 커지기 때문에 방역 당국의 인력으로 이것을 차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이 바이러스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하는 일반 시민들이 선진적인 정신을 가지고 이 재난에 서로 협동하고 도와주는 일이 굉장히 중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경희대 생물학과 정용석 교수였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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