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우리 영화계의 해묵은 논란거리인 '교차상영' 문제가 다시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사형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 관객으로부터도 호응을 얻었던 영화 '집행자'가 헐리우드 대작 영화에 밀려 '교차상영'이라는 사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유투권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형을 집행하는 교도관들의 고뇌를 다룬 영화 '집행자'.
상대적으로 적은 240여 개 상영관에서 개봉됐지만, 첫 주에 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만만치않은 흥행력을 과시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주부터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극장 측이 헐리우드 대작 '2012'을 상영하기 위해 '집행자'에 대해서는 다른 영화와 번갈아 상영하는 '교차상영' 결정을 내렸습니다.
당장 극장의 좌석 수가 반토막이 났고 그나마 상영 시간도 아침이나 대낮, 심야로 밀려나 사실상 영화의 흥행은 사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인터뷰:조선묵, '집행자' 제작사 대표]
"평균 이상의 흥행력을 증명한 한국 영화가 개봉 1주 만에 관객과 만날 통로를 차단받게 된다면 저희에겐 희망이 없습니다."
'교차상영'을 둘러싼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대종상 후보 문제로 논란을 빚었던 '하늘과 바다'도 교차상영에 항의하며 '자진 철수'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대형 자본이 스크린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항의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이례적으로 공식 기자회견까지 연 '집행자' 제작진은 우리 영화계의 구조적인 모순을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인터뷰:조재현, '집행자' 주연 배우]
"제가 새벽까지 고민하다 이리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 것은 고생한 30명의 스태프들 생각해서..."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극장 측의 논리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영화계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선 교차상영의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YTN 유투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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