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기 작가 신경숙 씨의 '표절' 파문이 여전한 가운데, 이번에는 작가 박민규 씨의 소설 '표절' 논란으로 한국 문학계가 다시 시끄럽습니다.
해당 작가는 '표절'을 시인했지만, 잇단 '표절' 시비에 가뜩이나 위축된 한국 문학계가 더욱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이승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번에 문제가 된 작품은 소설가 박민규 씨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입니다.
독자의 사랑에 문학상까지 거머쥔 박 씨의 대표작입니다.
박 씨는 한 월간지에 "명백한 도용이 있었고,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이 잡지에서 문학평론가 정문순 씨 등은 제기한 박 씨의 '인터넷 게시글 표절 주장'을 인정한 겁니다.
설명이 부족했던 신경숙 씨와 달리 작가 박민규 씨의 대응은 분명 다르지만, 출판계는 '표절' 이란 말로 다시 독자의 관심을 받게 된 게 반갑지는 않습니다.
앞서 신경숙 씨의 표절 시비 과정에서 이른바 '문학권력'이라는 표적을 받았던 창비, 문학동네, 문학과지성사는, 자사가 펴낸 문예지 가을호에서 표절 문제를 일제히 다루면서 '여론재판'과 '선정적 언론 보도'의 부당함을 주장하는데도 많은 지면을 할애했습니다.
물론 이번 사태를 문학계 스스로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이명원, 경희대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문학 자체가 가지고 있는 기대 지평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독자의 신뢰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번 상황을 통해 확인하고 있습니다."
신경숙 씨의 긴 침묵을 따라 마무리로 향하던 문학계의 '표절' 논란이 박민규 씨의 표절로 다시 '독자의 관심 대상'이 되면서, 한국 문단 역시 또 들썩이고 있습니다.
YTN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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