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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인터뷰] 북 이어 남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남북 협력 필요성은?

2019.09.17 오후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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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노종면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난 5월 북한 자강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이후 민간 차원의 방역 지원 시도가 있었지만 대북 제재 등을 이유로 무산됐다고 합니다.

[앵커]
아직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한 유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이번 발병이 북한과 무관하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남북 양방향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남북이 협력해야 이 무서운 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전문가의 견해 들어보겠습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님 자리하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우희종]
안녕하세요.

[앵커]
지난해 11월에 북한 다녀오셨죠?

[우희종]
네, 맞습니다.

[앵커]
그때 혹시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가신 것은 아닌가요?

[우희종]
그건 아니고요. 그 당시는 최소한 남한에는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나 구제역이라든지 조류인플루엔자라든지 이런 질병의 공동대응, 이런 차원에서 당시에는 당연히 수의학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쪽, 의학, 치의학, 수의학 이런 쪽에 방문했었습니다.

[앵커]
남북이 공동방역체계를 만들면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대응에도 좀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우희종]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북한에서 발생했지만 특히 북한의 경우는 발생 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자강도에서 발생했지만 그 이후에 어떤 상황의 진행에 대해서는 전혀 우리가 정보가 없어요. 그래서 정말 휴전선 가까이 왔는지 혹은 어떤 식으로 대응하고 있는지 이런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서로가 충분히 사전에 보다 강화된 방역 체제를 만들어낼 수 있죠.

[앵커]
단순한 정보 교환을 넘어선, 남과 북이 어떤 특장점을 서로 협조하는 어떤 역할이 가능할까요?

[우희종]
참 좋은 질문인데요. 사실 지난번에 저희가 가서 논의할 때도 북한의 방역이나 수의학 수준이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 현실이. 그래서 저희가 이런 첨단진단기술이라든지 검사 방법을 저희가 당연히 그쪽에 줘야만 결과적으로 남쪽도 보호되기 때문에 그런 제안을 했었고. 그러나 그게 현재는 북의 입장에서 봐서는 3중 대북제재가 있습니다. UN 또 미국, 남한 정부. 그러다 보니까 그러한 어떤 교류에 있어서 굉장히 실질적인 방법이 제한되어 있다 보니까 현재로써는 아쉽게도 그런 현장에서 효과를 낼 수 있는 이런 것까지는 아직 미진합니다마는 그런 준비를 지금부터 해야 된다고 봅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우희종]
예를 들어서 제가 갔다온 다음에 그 당시에는 구제역이었기 때문에 구제역 백신 100만개를 준비해서 곧 북에 보낼 예정이었거든요. 그런데 그거 하나만 해도 통일부의 허가를 받는 데 2개월이 걸렸습니다. 그나마 그것도 제가 그래서 허가 나왔으니까 보내야 되겠다 그랬는데 아직 그 당시 소통이 안 되기 때문에 그것을 중국을 통해서 가져갈 수 있다는 것까지 됐어요. 그러나 방역이라든지 이런 데 관련된 백신 등은 냉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걸 장기간 제3국을 통해서 갈 수가 없는데 그래서 그 당시에는 어쨌든 개성을 통해서 직접 보내야 되나 이런 고민까지 했거든요. 그런데 그때 마침 하노이 북미 협상이 결렬되는 바람에 그 이후에 논의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죠.

[앵커]
그러니까 남북 두 정부의 의지만으로는 안 되는 상황이군요.

[우희종]
맞습니다. 정부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정치 역학 속에 어떻게 보면 이건 정치와는 상관없는 것인데 철저하게 안전 문제가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좀 안타깝죠.

[앵커]
분명히 지금 국제 대응 방식에 따라서 대응을 하고 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방이 이렇게 어려운 이유가 뭘까요?

[우희종]
사실 과학이 계속 발전하는 건 우리가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 이야기는 지금의 우리가 과학적 지식으로 충분한 방역을 해도 이 생태계를 완전히 이해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발병은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건 정부 당국이나 국제적인 문제점은 아니고요. 다만 그러한 것들이 발생을 해도 유행을 안 시키면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 유행을 차단하는 점에 있어서 지금의 국제적인 권고사항이나 정부의 대응 방식은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이번에 파주에서 발병했잖아요. 앞서도 봤습니다마는 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없고. 할 수 있는 게 살처분밖에 없나요?

[우희종]
국제적으로도 현재 발생하면 살처분이 권장되고 있습니다.

[앵커]
어쩔 수 없는 거예요. 환경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고...

[우희종]
당연히 살처분을 권고할 때는 살처분한 동물 사체를 어떻게 하라고 하는 그것 역시 국제적 권고사항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은 깊이라든지 사전 조치라든지 이런 게 다 있고요. 아쉬웠던 것은 예전 구제역 사회재난 때는 워낙 급박하다 보니까 그게 전혀 이뤄지지 않아서 환경 문제를 많이 야기했죠. 그래서 이번만은 초동방역에 성공하는 걸 가장 바라고요. 만에 하나 유행이 된다면 그런 부분에 대한 대비도 지금부터 해 둬야 될 겁니다.

[앵커]
살처분 외에 차선책으로 거론되는 게 있습니까?

[우희종]
이 질병에서는 없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구제역 또 조류인플루엔자, 이게 우리나라에도 많은 피해를 끼치고 지금도 여전히 위험성이 존재하는데요. 그것에 비해서 대응방안이 없다는 것 이외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더 위험한 부분이 있습니까?

[우희종]
그렇죠. 이게 그 위험한 부분은 이 질병의 특징 중 하나인데요. 결국 일단 사람한테는 전혀 해가 없다 보니까 이 질병의 유행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이나 혹은 동물들에게 오염된 것이 이동경로를 따라서 계속 전파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차라리 인간에게 조금만의 위험이 있으면 굉장히 주의를 할 텐데 워낙 사람한테는 오지 않으니까 먹다 남은 음식이라든지 이런 것들의 관리를 의식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거꾸로. 그래서 이 질병이 더 확산되기 쉬운 취약점을 갖게 되죠.

[앵커]
확산 속도는 조류인플루엔자나 구제역과 비교했을 때 어떻습니까?

[우희종]
그것은 공기로 전염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비교적 그 점에 있어서는 장점입니다, 방역에서는. 그래서 지금 정부가 하듯이 모든 이동 인원이나 차량에 대한 철저한 통제, 특히 질병의 잠복기가 한 일주일에서 열흘 잡으면 되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처음 발생한 농장을 철저하게 차단해서 향후 열흘간에 더 이상 발생이 없다면 그렇게까지 우려하지는 않아도 됩니다. 다만 여기서 동시에 생각해야 될 건 아직은 역학적으로 무엇인가 밝히고 있습니다마는 이 농장에서 발생했다는 건 이 유입 경로에 따라서는 아직 발병하지 않았지만 향후 일주일이나 열흘 내에 또 발병할 농장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걸 의미하거든요. 그래서 최소한 앞으로 열흘간은 매우 주의를 요하는 상황이죠.

[앵커]
잠복기간 동안에 어딘가로 가 있을 가능성이 있고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시간은 보내봐야 되는 거군요.

[우희종]
그렇죠. 증상이 나타나야 되니까요.

[앵커]
그것이 열흘에서 2주 정도?

[우희종]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보면 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북한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추정을 하잖아요. 교수님께서는 어느 정도로 봅니까?

[우희종]
저도 그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 질병이 중국 주변국에 막 확산될 때 당연히 저희도 긴장을 했고 그 당시 취한 조치는 국제 권고기준에 잘 따른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라오스나 캄보디아뿐만 아니라 필리핀도 이번에 발병한 걸 보면 아무리 준비를 해도 발생할 수 있는 여지는 있는데 하여튼 정부는 그런 점에서는 충실했지만 다만 파주라는 접경지역의 특징을 생각해 보면 역시 북한의 가능성이... 왜냐하면 이것은 야생멧돼지 같은 경우가 주요 경로라는 것도 알려져 있거든요. 특히 이번에 북한의 현황을 몰라서 이건 단정적이지는 않습니다마는 태풍이 지나갔기 때문에 각종 동물의 노폐물이라든지 가검물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꼭 야생 돼지 형태가 아니더라도 남쪽으로 왔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그런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서 조만간 당국이 입장을 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북한에서 발병한 곳이 자강도잖아요.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인데 이렇게 원거리고 이런 건 크게 중요하지 않은 건가요?

[우희종]
아니요, 그러니까 자강도 발생 이후의 상황을 저희가 모르기 때문에 그게 자강도만 있었다면 원거리지만 북한의 상황에서 계속 아마 확산됐을 거라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그런 남북 간의 공동된 방역체제를 정치를 떠나서 마련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북한이 5월에 자강도에서의 확진 이후에 추가 발병 사실이 있음에도 숨길 그런 개연성은 낮은 거죠?

[우희종]
그건 높습니다.

[앵커]
왜 숨길까요?

[우희종]
물론 현 북한 정권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그전까지는 이러한 국제, 이걸 OIE라고 하는 세계동물보건기구에 보고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걸 보고하지 않는 경우가 있거든요. 왜냐하면 그런 것들을 외부에, 밖에 알리고 본인들의 이상적인 국가에 흠집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사실은 10년 전만 해도 중국도 그랬습니다. 지금도 중국도 모든 정보를 공개는 안 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그건 충분히 자강도 이후에 북한에 이 질병이 퍼졌을 개연성은 높습니다.

[앵커]
그걸 깨기 위해서라도 남북 협력 체계는 구축되는 것이 바람직하겠네요.

[우희종]
그렇습니다.

[앵커]
지금 유입 경로가 어떻게 되는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인데 글쎄요, 얼마나 걸릴까요? 알아내는 데까지?

[우희종]
유전자형을 밝히는 건 하루이틀이면 됩니다. 그래서 아마 일주일 내로 아마 유입 경로라든지 대강 유전자형을 보면 어디와 가깝다는 게 나오기 때문에 짐작은 될 거고요.

[앵커]
그러면 지금 북한 자강도에서 발병한 그 유전자형은 국제사회에 보고되고 있는 것이고 우리 정부도 알고 있는 거죠? 그것과 유사성을 확인해 보면 북한에서 넘어왔는지 확인할 수 있다?

[우희종]
그렇죠. 그리고 북한의 유형이 중국 연변 지역 발생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저희가 충분히 추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앵커]
유입 경로를 파악하게 되면 그 이후에 취해질 조치는 무엇이 있을까요?

[우희종]
결국 그렇다면 만약에 가정해서 북에서 그런 게 왔다고 하면 그쪽 방역을 더욱 배가해서 차단을 해야 되겠죠. 지금은 기본적인 국제 권고에 따라서 진행하고 있지만 각 나라의 산업구조나 자연 풍토, 문화에 따라서 그것은 얼마든지 더 강화할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런 점이 고려돼야 될 겁니다.

[앵커]
저희가 지금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특보를 진행하면서 몇 차례, 왜 아직도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을까. 최초 보고가 1907년인가라고 하던데. 잘 이해가 안 돼요, 설명을 들어도.

[우희종]
그것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익숙한 유전자형이 다양한 거. 쉽게 말하면 그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백신을 만들어서 항체를 만들어서 방어해야 되는데요. 만들어야 될 항체의 종류가 너무 많은 거예요, 20개 이상이 되니까. 다만 그래도 지금의 과학기술로는 그 정도라도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것 같지만 이 질병의 역사가 사실 반영돼야 되겠죠. 이게 1900년대 초에 처음 아프리카에서 보고되고 이게 선원들의 음식물을 통해서 왔다고 생각하는데 당시 유럽에 유행했거든요. 1950년대쯤에 마무리가 됐습니다. 1950년대 그 이전에는 사실 백신 만들고 이런 수준은 안 됐었고요. 그러다가 이게 다시 이렇게 문제된 건 한 10년 전, 유럽에서 그동안 발생 안 하다가 갑자기 동유럽이나 우리가 그루지야라고 하는 조지아공화국이나 소련 연방 쪽에서 발생을 한 거고요. 그것이 결국... 그게 서구가 중심은 아니었어요. 물론 그 후에 유럽을 휩쓸었습니다마는. 그리고 작년에 중국 아시아로 온 것이지만 실제 백신 개발에 준비가 된 건 10년도 채 안 됩니다.

[앵커]
백신 개발의 실질적인 역사는 10년이었다.

[우희종]
10년도 채 안 되는 거죠. 그게 와서 이런 거 분석하고 이래야 되니까요.

[앵커]
궁금한 게 백신 치료제가 없는데 소독으로 방역이 되는 겁니까?

[우희종]
100% 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고요. 왜냐하면 바이러스는 살아 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이 생명체라는 건 환경의 영향을 받아요. 그래서 이 환경 조건을 나쁘게 만들어주는 거죠, 그 역할을. 그러나 이것이 철저하게 소독을 해서 그야말로 이 바이러스를 싹 죽여서 못 오게 한다, 이런 개념은 아닙니다.

[앵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차원으로 이해해야 되겠군요.

[우희종]
유비무환의 자세죠.

[앵커]
혹시 앞서서 출연하신 교수님께서 구제역 방역도 매우 중요하다고 했는데요. 이런 소독과 방역작업이 구제역을 막는 데는 도움이 됩니까?

[우희종]
구제역도 마찬가지 맥락입니다. 특히 구제역 바이러스는 소독에 좀 더 취약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그것은 좋습니다. 다만 구제역은 우리나라에 어느 정도 이미 상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은 어떻게 보면 장기적 차원이고 이 ASF라고 하는 이 질병은 지금 이 발생한 이 농장 그리고 그것과 연관된 농장에서 향후 열흘 내 얼마나 발생하며 이것을 얼마나 차단하느냐에 우리나라에 얼마나 치명적인 게 될 것인가가 달려 있죠.

[앵커]
만약에 그 열흘 안에 추가 발병지가 생겼다, 그러면 어떤 차원인 겁니까?

[우희종]
그건 오히려 열흘 안에 발생했으면 지금 초동이 실패했다는 개념이 아니라 지금 발생한 유입경로에 근거해서 온 바이러스들이 잠복했다가 터진 거라고 생각하는 게 맞겠죠. 그랬을 때 역시 이것도 초동 차단, 이동제한이나 이런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였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우희종]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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