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 코로나19 사태로 달라진 명동·공항에서 관찰한 4시간

사회 2020-02-15 08:00
[반나절] 코로나19 사태로 달라진 명동·공항에서 관찰한 4시간
AD
YTN PLUS가 기획한 '반나절' 시리즈는 우리 삶을 둘러싼 공간에서 반나절을 머물며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기획 기사입니다. 반나절 시리즈 14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명동, 인천공항 등 거리 곳곳 달라진 모습과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관찰했습니다.

2019년 12월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지난달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2월 현재까지 대한민국을 마비시키고 있다. 마스크·손 소독제 대란부터 확진자 동선 공개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경영난 등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한민국 곳곳이 마비되고 있다.

우리의 거리 곳곳은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지난 11일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진 명동 거리와 확진자 동선의 시작인 인천공항을 찾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변화를 살펴봤다.

[반나절] 코로나19 사태로 달라진 명동·공항에서 관찰한 4시간
▲사진 = 롯데백화점 본점 곳곳에 위치한 안내문

■ 직원보다 적은 손님들

지난 7일 23번째 확진자(우한 입국자, 57세 중국인 여성)가 다녀간 서울 명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임시 휴점에 돌입했다가 방역 조치를 거친 뒤 지난 10일 재개장했다. 롯데 본점 정문 앞에는 곳곳에 "전 시설의 방역 소독을 철저히 시행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문을 열고 백화점에 들어서자 직원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입구에는 손 소독제와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

[반나절] 코로나19 사태로 달라진 명동·공항에서 관찰한 4시간
▲사진 = 출입구 곳곳에서 운영 중인 열화상 카메라

하지만 재개장 다음 날인 11일 오후 시간대에 백화점을 찾았음에도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백화점을 방문한 손님보다는 직원들이 더 많았으며, 매장이 아닌 손님이 다니는 통로에도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동복을 판매하는 층에는 정말 단 한 명의 손님도 없었다. 심지어 중국인 관광객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롯데 본점 근처 명품 면세샵 직원은 "실제로 손님이 절반 이상 줄었고 구매를 취소하는 사람도 많아졌다”라며 “(일할 때) 중국인 손님이 많아 처음엔 걱정했는데, 이제는 그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손님이 없다"고 말했다.

[반나절] 코로나19 사태로 달라진 명동·공항에서 관찰한 4시간
▲사진 = 지하 푸드코트와 같은 층에 위치한 롯데리아 매장

■ 돌아가는 회전 초밥 사이에 손님은 '1명'

그나마 사람이 좀 있었던 층은 푸드코트와 마트가 위치한 지하 1층이었다. 하지만 푸드코트에서 밥을 먹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롯데백화점 직원이었으며, 같은 층에 위치한 롯데리아에서는 약 40분간 주문하는 손님을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더불어 여러 명이 둘러앉아 있어야 할 회전 초밥집에는 단 한 명의 손님이 앉아 돌아가는 초밥을 바라보고 있었다. 매대에서 판매하는 음식을 구경하는 손님들도 있었지만, 모두 마스크를 한 채 눈으로 음식을 살피고 빠르게 음식을 사고 밖으로 이동했다.

[반나절] 코로나19 사태로 달라진 명동·공항에서 관찰한 4시간
▲사진 = 철저한 방역 및 소독 위해 휴점 중인 확진자 다녀간 식당

그런데 영업을 재개한 식당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영업하지 않고 있던 식당이 눈에 띄었다. 바로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식당이었다. 롯데백화점 홍보팀 관계자는 YTN PLUS에 "해당 매장은 좀 더 철저한 방역과 소독을 위해 13일에 재영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곳을 지나던 손님들은 "여기가 거긴가 봐", "여기만 그래서 안 하는구나" 등의 반응을 보이며 해당 매장 앞을 빠르게 지나쳤다.

■ 아시아계 외국인만 마스크 착용

백화점 내에서 유독 눈에 띄었던 건 마스크를 한 사람이 아닌 마스크를 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직원들과 한국 손님, 아시아계 외국인 관광객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 외 외국 손님들은 마스크를 하지 않은 채 매장을 거닐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음에도 개의치 않고 마스크를 한 사람들 속에서 쇼핑을 했다. 코로나19 사태를 보는 경각심 차이가 느껴진 순간이었다.

[반나절] 코로나19 사태로 달라진 명동·공항에서 관찰한 4시간
▲사진 = 마스크 착용하고 명동 거리 걷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

■ 상인도 관광객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명동 거리

백화점을 나와 도착한 명동 거리는 평소보다 한산했다. 하지만 백화점에 비하면 사람이 있는 편이었다. 코로나19 확산 전에는 관광객이 많은 명동 거리였다면, 현재는 관광객만 있는 거리가 됐다. 명동 거리를 걷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명동 거리 한가운데에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으면서도 마스크를 절대 벗지 않았다.

보건용 마스크 사재기 단속 때문인지, 박스채로 판매하고 있는 약국이나 화장품 가게도 없었다. 손 소독제, 마스크 등을 매대에 놓고 낱개로만 판매 중이었다. 관광객들 손에도 박스가 아닌 낱개의 마스크가 여러 개 든 봉지가 들려 있었다.

[반나절] 코로나19 사태로 달라진 명동·공항에서 관찰한 4시간
▲사진 = 명동 거리에서 판매 중인 마스크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특이한 광경도 있었다. 명동 거리로 이동하기 위해 관광 버스에서 내린 외국인 관광객들을 향해 가이드는 "모두 마스크 써주세요"라고 외쳤다. 명동 거리에서 수년째 장사 중인 한 상인은 "미세먼지가 심할 때도 이렇게 모두가 마스크를 쓴 걸 본 적이 없다"며 "나도 마찬가지다. 매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관광객까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으니 심각성이 몸소 느껴진다"고 했다.

■ 일본 관광객이 더 많은 명동 거리?

명동에서 잡화 장사를 하는 상인 A 씨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줄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냥 서서 들어만 봐도 알지 않냐"며 "중국말보다 일본말이 더 많이 들린다"고 했다. 관광객들 모두 거리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어 육안으로는 구별이 불가능했지만, 소리를 들어보니 일본말이 더 많이 들리긴 했다.

[반나절] 코로나19 사태로 달라진 명동·공항에서 관찰한 4시간
▲사진 = 비교적 한산한 명동 거리

A 씨는 "일본 관광객이 늘었다는 게 아니라, 중국 관광객이 준 거다. 관광객 자체가 줄었고 중국 관광객은 더 줄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상인은 관광객이 주는 게 육안으로 보일 만큼 심각한 상황인 건 알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어 막연히 쉴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A 씨는 "자식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 나가지 말라고 한다"며 "장사가 정말 안된다. 심각하다. 그런데 어떻게 맨날 집에 있냐. 답답하기도 하고, 장사가 안되지만 상황을 봐야 하니 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기자와 얘기를 마친 뒤 해당 상인 가게에는 길을 물어보는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 물건을 구입하는 손님은 없었다. 옆 가게도 옆 옆 가게도 같은 상황이었다.

[반나절] 코로나19 사태로 달라진 명동·공항에서 관찰한 4시간
▲사진 = 인천공항 1터미널

■ "마스크 300개 초과 반출 시 세관 신고하세요"

인천공항 1터미널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보이는 문구가 있었다. '마스크 반출시 유의사항'이라는 제목으로 "300개 초과 반출 시 세관 신고 후 출국 전 확인을 받아야 한다"며 공항 곳곳에 경고 문구가 적혀있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5일 0시부터 보건용 마스크 매점매석 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에 따라 마스크 300개 이상 1,000개 미만은 간이 수출 신고를 해야 하며 1,000개 이상은 정식 수출 신고를 해야 해외로 반출할 수 있다.

체크인 대기를 위해 공항 대기 의자에 앉아 있는 중국인들은 대부분 ‘의약외품’이라고 적힌 마스크 박스를 하나씩 싣고 있었으며, 중국 항공사 근처에 있는 수출 신고 접수대에는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중국 관광객들의 마스크 사재기 현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관세청은 이달 6~12일 집중 단속한 결과 10만 장(62건)의 마스크 반출을 취소하고, 63만 장(10건)은 불법 수출 여부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적발된 마스크는 약 14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대부분 신고 없이 마스크를 반출하다 적발됐으며, 허위 간이 수출 신고서 제출로 들통이 난 경우도 있었다. 또 마스크가 아닌 다른 제품인 것처럼 박스만 변경하려다 현장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수출 개수보다 적게 신고해 적발된 한국인 적발 사례도 있었다.

[반나절] 코로나19 사태로 달라진 명동·공항에서 관찰한 4시간
▲사진 = 마스크 착용한 한국인 여행객, 외국인 관광객

■ 한산한 공항 속 마스크 쓴 사람들

인천공항 1터미널은 2터미널보다 운항사가 많아 어딜 가도 사람이 많은 상태였지만, 마치 1터미널이 아닌 평소 2터미널의 상태로 보일 정도로 출국장에도 입국장에도 그다지 많은 사람이 있진 않았다. 체크인 줄 또한 한산했다.

한산한 공항 속 마스크 쓴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공항, 항공사 지상직 직원은 물로 비행기 끝나고 나오는 승무원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이동했다. 더불어 백화점에서와 달리 공항에서는 아시아계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모든 관광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공항 내 카페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노트북을 하는 외국인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공항은 밀폐된 공간이자 여러 나라의 사람이 모이는 곳이며 확진자들의 동선에 항상 포함된 곳이기도 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독 더 조심하는 것 같았다. 공항에서의 마스크는 연예인들의 패션 소품과도 같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사람들이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했다.

[반나절] 코로나19 사태로 달라진 명동·공항에서 관찰한 4시간
▲사진 = 인천공항 1터미널 입국장

■ 출국장에는 '손 소독제' 입국장에는 '열 감지 카메라와 손 소독제'

환전소 앞에도 신고서를 작성하는 테이블 위에도 공항 내 서점, 카페에도 어디를 가든 손 소독제가 놓여 있었다. 공항 내 약국 또한 기내에 반입할 수 있도록 100mL 이하의 손 소독제를 팔고 있었다. 미리 손 소독제를 구입하지 못한 여행객들은 공항 내 약국에서 비상약과 함께 손 소독제를 구매했다.

아래층인 입국장 곳곳에도 손 소독제가 놓여있었다. 입국장에는 손 소독제와 함께 열 감지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귀가 후 14일 이내 증상 발현 시 1339 또는 보건소로 신고'라는 안내도 잊지 않았다.

[반나절] 코로나19 사태로 달라진 명동·공항에서 관찰한 4시간
ⓒYTN

■ 확진자 동선에 포함되면 '텅텅'...공기 전파 가능한가?

직장인 64%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은 지난 14일 직장인 1,446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응답자의 64%는 코로나19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은 ‘근처에 기침·재채기를 하는 사람이 있을 때’가 55.7%(복수 응답)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53%) ▲사무실·번화가 등 사람 많은 곳에 있을 때(38.8%) ▲방문했던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왔을 때(34.9%) ▲바깥에서 손잡이를 만지는 등 접촉이 있을 때(32.7%) 등 순이었다.

사람들이 확진자 경로를 확인하고 사람이 많이 가는 장소를 꺼리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감염 위험에서 벗어나고 혹여라도 공기로 전염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가장 크다.

공기로 인한 전파 가능성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지역 사회에서는 공기 전파 가능성이 거의 없다"라며 "드물게 병원 환경에서 이분이 호흡기적인 처치를 했다거나 인공호흡기를 하면서 했다거나 아니면 다른 호흡기적인 그런 의료적인 시술을 할 때는 드물게 그런 에어로졸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제한적인 환경 내에서는 발생이 가능하다 할 수 있지만 이게 지역사회에서 공기 전파가 된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며 질병관리본부의 의견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국민들의 철저한 자발적 예방과 정부의 방역 및 소독 등의 관리로 14일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확진자는 총 28명으로 이 중 7명(1·2·3·4·8·11·17번 환자)은 완치돼 퇴원했다. 그 외 21명은 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20명은 안정적인 상태다. 1명은 폐렴으로 산소공급 치료를 받고 있다.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
ⓒ YTN & YTN PLU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
코로나 19 국내 발생현황
확진 602명퇴원 18명사망 6명
AD
AD
AD
알려드립니다
광고닫기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