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모레부터 총파업 돌입..."분류작업 떠밀기 여전"

택배노조, 합의 6일 만에 총파업 선포
노조 "택배사, 합의 파기…분류작업 문제 해결 요원"
배송 전 택배 기사가 직접 분류…"공짜 노동 강요"

[앵커]
택배 노조가 택배 분류작업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룬지 6일 만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모레부터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택배사가 분류작업을 책임지겠다는 합의를 파기했다며, 노사가 직접 협정을 체결하기 전까진 파업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손효정 기자!

택배노조가 다시 총파업에 나서게 된 이유는 뭔가요?

[기자]
택배노조는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모레부터 택배 노동자 5,400여 명이 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1일, 택배 노사와 정부, 국회가 참여한 사회적 합의 기구에서 합의문을 도출한 지 불과 엿새 만입니다.

택배노조는 택배사가 지난 합의 내용을 파기했기 때문에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택배사가 지난 합의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었던 분류작업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분류작업은 택배를 배송하기 전에 물류센터에서 구역별로 택배를 분류하는 작업을 말하는데요.

택배 노동자들이 직접 수많은 택배를 분류하느라 정작 오후 늦게 배송을 시작할 수밖에 없어, 과로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돼왔습니다.

지난 합의문에서 택배 기사의 작업 범위를 집화와 배송으로 제한하고, 분류작업은 자동분류 시스템 구비 등 택배사가 책임진다고 명시했는데요,

택배 기사들은 택배사가 분류작업을 계속하라는 공문을 현장에 내려보내고, 관련 인력을 늘리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노조는 롯데와 한진택배가 지난 10월에 약속한 천 명 인력 투입 외에는 다른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자동화 설비가 만들어지지 않는 동안 어쩔 수 없이 택배 기사가 분류작업을 하더라도 그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진, 롯데, CJ대한통운의 택배 노동자와 우정사업본부 소속 택배 노동자까지 포함해 5,400여 명이 모레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파업 인원은 일반 택배 노동자의 10분의 1 수준이지만 분류작업뿐 아니라 배송까지 거부할 방침이라 택배 물류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노조는 택배사 대표가 노조와 직접 대면해 노조협정문을 체결할 때까지 파업을 철회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파업으로 택배 대란이 예상될 수밖에 없는데, 택배사들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사회적 합의 기구에서 택배 업계를 대변하는 통합물류협회는 택배노조의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발했습니다.

택배사는 합의문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입장인데요.

특히, 노조가 주장하고 있는, 분류작업을 계속하라는 공문을 현장 노동자들에게 내려보냈다는 사실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인력 추가 투입 부분에 대해서도 노조가 합의문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합의문에는 택배 거래구조 개선작업이 끝날 때까지 CJ대한통운은 인력 4천 명, 한진·롯데는 천 명을 투입한다고 명시돼 있다는 겁니다.

노조는 이 개선작업과는 상관없이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그동안 노조와 택배사 사이 일대일 교섭이 어려워 사회적 합의 기구를 만들었던 것인데, 지금에 와서 일대일 교섭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각 택배사는 기자회견이 오늘 이뤄졌기 때문에 아직 노조와의 협의 여부에 대해선 계획된 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노조가 예정한 파업 시한까지 아직 이틀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택배 노사가 다시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손효정 [sonhj0715@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