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에 쫓겨 현금다발을 싣고 국외로 도피했던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전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에 머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UAE 외무부는 현지시간 18일 성명을 내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가니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 일행을 맞이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가니 전 대통령이 언제 어떤 방법으로 자국에 입국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이날 중동 매체를 인용해 가니 전 대통령이 현재 아부다비의 한 병원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가니 전 대통령은 탈레반이 수도 카불마저 포위하고 진입하려 하자 지난 15일 부인, 참모진과 함께 국외로 급히 도피했습니다.
당시 가니는 페이스북을 통해 "탈레반은 카불을 공격해 나를 타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며 "학살을 막기 위해 떠나기로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주아프간 러시아대사관 관계자는 스푸트니크 통신에 "정부가 붕괴할 때 가니는 현금으로 가득한 차량 4대와 함께 탈출했다"고 말했습니다.
"돈을 탈출용 헬기에 실으려 했는데 모두 들어가지 않아 일부는 활주로에 남겨둬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해 국내외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때 가니 전 대통령이 챙긴 현금이 2천억 원에 달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모하마드 자히르 아그바르 주타지키스탄 아프간 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가니가 도피할 당시 1억6천900만 달러, 우리돈 약 2천억원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그바르 대사는 "가니 전 대통령이 이 돈을 횡령한 것"이라며 그를 인터폴이 체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후 가니 전 대통령은 아프간 안팎에서 엄청난 비판을 받았습니다.
비스밀라 모하마디 아프가니스탄 국방장관 권한대행은 트위터를 통해 "가니 대통령 일행은 우리의 손을 묶고 놓고 국가를 팔아먹었다"고 비판했습니다.
가니의 라이벌인 압둘라 압둘라 국가화해 최고위원회 의장은 이런 상황에서 수도를 버린 가니에 대해 신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문화인류학자 출신인 가니는 세계은행에서 근무한 뒤 아프간 재무부 장관을 거쳐 2014년 대통령이 선출됐습니다
YTN 강성옥 (kangso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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