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대신 박영수 직접 겨눈 검찰...곽상도 무죄 고려했나

檢, 박영수에 금융사 직무 관련 뒷돈 혐의 적용
우리은행 이사 시절 대장동 사업 참여 도운 정황
곽상도는 하나은행 알선 혐의…뒷돈 창구는 달라
"아들 50억" vs "대장동 부동산 200억+α 약정"
자녀 통한 뒷돈보다 직접 수수·약속 혐의에 집중

[앵커]
박영수 전 특검을 향한 검찰의 50억 클럽 수사는 자녀를 통한 뇌물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의원 때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박 전 특검 딸도 곽 전 의원 아들과 비슷한 의혹을 받고 있지만 검찰은 당사자인 박 전 특검에 집중하는 모습인데요.

1심에서 무죄가 나온 곽 전 의원 사례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나혜인 기자입니다.

[기자]
50억 클럽 의혹을 다시 겨눈 검찰은 박영수 전 특검의 강제수사 근거로 금융 '수재' 혐의를 내세웠습니다.

과거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할 때 대장동 사업 참여를 돕는 대가로, 뒷돈을 받은 혐의를 포착했다는 겁니다.

비슷한 시기 하나은행을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곽상도 전 의원 혐의와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다만 검찰은 뒷돈을 받은 창구는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챙겼다는 곽 전 의원과 달리, 박 전 특검은 측근 양재식 변호사를 통해 직접 대장동 부동산을 약속받았다는 겁니다.

액수도 50억 원이 아니라, 2백억 원이 넘는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앞서 김만배 씨는 박 전 특검 역시 곽 전 의원 아들처럼 딸을 통해 50억 원을 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실제 화천대유 직원으로 일했던 박 전 특검 딸은 대장동 개발 이후 회삿돈 11억 원을 빌려다 쓰고, 아파트를 특혜 분양받았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일단 박 전 특검과 딸을 분리해서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박 전 특검이 금융기관에 몸담았을 때 뒷돈을 받은 혐의에 집중하고 있다며, 딸이 받는 의혹은 시기가 달라 별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은행이 대장동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인 2015년 4월, 박 전 특검 계좌에서 화천대유에 5억 원이 건너간 경위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검찰의 전략이 달라진 건 곽 전 의원 아들이 받은 돈을 아버지를 보고 준 뇌물로 볼 수 없다는 1심 판결과도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당시 법원은 곽 전 의원뿐만 아니라, 다른 50억 클럽 인사를 언급한 김만배 씨 말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며 의구심을 드러냈습니다.

검찰 역시, 녹취록 속 50억 클럽은 수사 단서일 뿐이라며 박 전 특검의 새 혐의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특검 도입론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승부수를 던진 검찰이 쌓인 의혹을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됩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YTN 나혜인 (nahi8@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