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러시아 전시 경제가 민간 경제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군인이 죽어야 경제가 산다'는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권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러시아의 신병 모집 홍보 영상입니다.
평범한 민간인의 삶을 접고 전장에서 진짜 남자가 되라고 권합니다.
한 달 급여는 204,000루블, 우리 돈 280만 원부터라고 광고합니다.
러시아 평균 월급의 4배에 가깝습니다.
[러시아 신병 모집 관계자 : 우리와 계약해서 군에서 일하는 건 어떻습니까?]
전장에서 숨진 러시아 병사의 유족은 1,450만 루블, 2억 원 정도를 보상금으로 받고, 군 보너스와 군인 보험도 돌려받게 됩니다.
성인 남성이 60세까지 일했을 때 벌 수 있는 누적 기대 소득보다도 큰 액수입니다.
러시아 유명 경제학자 블라디슬라프 이노젬체프는 이를 두고 '죽음의 경제학', 데스노믹스라 칭합니다.
특정 연령대 이하 남성이 전쟁에서 숨지면 러시아 경제는 오히려 이득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습니다.
전쟁 돌입 이후 경제가 군수 산업과 국방부 예산에 의존하는 기형적 형태로 변질됐다는 뜻입니다.
러시아 정부가 지난 6월까지 지급한 사망 위로금은 41조 원에 달합니다.
군인 월급과 사망 보상금 덕분에 러시아 빈곤율은 1995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망한 러시아 병사는 6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지금도 매달 3만 명의 새 병력을 모집해 사망자를 대체합니다.
[블라디미르 러시아 신병 : 전쟁이 벌어졌고 징집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훌륭한 조교가 강한 훈련을 시킵니다.]
그러나 데스노믹스는 장기적으로 러시아 경제를 망가뜨릴 가능성이 큽니다.
생산성 성장 없이 인위적으로 부풀린 소득은 물가만 자극합니다.
러시아의 올해 9월 인플레이션은 10%에 근접했고, 서민층에 가장 중요한 식량인 감자 물가는 73% 폭등했습니다.
YTN 권영희입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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