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옛날 장례식에서 상여를 장식하는 사람이나 동물 모양의 나무 조각상을 흔히 '꼭두'라고 부릅니다.
저승길을 떠나는 망자를 위해 살아있는 사람의 마지막 선물인 셈이죠.
다양한 '꼭두' 250여 점을 한자리에 모은 이색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박순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푸른 옷을 걸친 악사들이 죽은 사람이 외롭지 않도록 피리와 북을 연주하며 마지막 길을 배웅합니다.
광대는 물구나무서기로 재주를 부립니다.
투구를 쓰고 말을 탄 무사들은 혹시 모를 나쁜 기운을 쫓아냅니다.
저승길이 불편하지 않도록 시종은 두 손을 모으고 조용히 상여를 뒤따릅니다.
각양각색의 꼭두에게는 죽은 사람이 편안하게 길을 떠나도록 나름의 역할이 주어져 있습니다.
[김옥랑 꼭두박물관장 : 망자가 떠날 때 혼자 외롭고 슬프지 말라고 광대들도 출연하고 악기도 치고 우리나라의 어떤 문화유산이라고 크게 포괄적으로 말하고 싶지 꼭 장례식 용품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전시회에서는 광대와 악사 등 다양한 꼭두 250여 점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옛 청계천 상가 등에서 먼지에 묻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꼭두를 반세기 동안 정성껏 모은 덕분입니다.
[김옥랑 꼭두박물관장 : 버려져 있는 거예요. 저쪽 구석에. 먼지를 하나하나 다, 거기에 칠이 없어질까 봐 걔네들을 만난 것이 제 자신을 발견하고 구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꼭두는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계기로 독일, 헝가리, 벨기에 등에서 전시회가 열려 오히려 외국에서 먼저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임세경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 죽음이 결코 낯설고 슬프고 그런 것만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는 그런 느낌으로 평소에 터부시하던 죽음에 조금 더 친밀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고려인 사진과 매듭에 이어 올해는 꼭두 1,100여 점을 기증받아 열리는 국립민속박물관의 특별전은 내년 3월 초까지 계속됩니다.
YTN 박순표입니다.
YTN 박순표 (s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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