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4박 5일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오늘 오전 출국했습니다.
우리 주요 기업과 정부, 학계와 스타트업 등을 광범위하게 만나며 AI 산업 협력에 깊은 발자취를 남기고 돌아갔는데요.
이 내용 취재한 경제부 손효정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이번 방한 기간 젠슨 황 최고경영자 일정 쫓아가기도 숨 가쁠 정도로 정말 많았죠?
[기자]
네, 지난 5일 입국부터 오늘 오전 출국까지 황 최고경영자가 한국에 머문 건 4박 5일, 공식 일정은 3박 4일이었는데요.
마지막 일정을 마친 뒤 스스로 "피곤하다"고 말할 정도로 정말 많은 일정을 소화하고 갔습니다.
출국 당일 프로게이머 이상혁 선수와 만난 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네이버 이해진 의장과 서울 홍대의 '형님 저요'라는 고깃집에서 이른바 '삼겹살 회동'을 가졌고요.
이튿날에는 예능 녹화 방송, 방한 사흘째인 지난 일요일에는 게임업계와 연쇄 회동한 뒤 두산 베어스 홈경기 시구에 나섰습니다.
그날 저녁 SK그룹과 깜짝 '깐부 회동'도 있었는데요.
어제는 SK와 LG, 현대차, 네이버 사옥에 이어 서울대를 방문하고 AI·로봇 스타트업 간담회에 참석하며 방한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방한 기간은 1박 2일이었는데 이번에는 3배 더 길게 머물다 떠났습니다.
[앵커]
방한 첫날, 가장 화제가 된 건 말씀해주신 삼겹살 회동이었어요.
[기자]
젠슨 황 최고경영자, 지난 10월 에이펙 때 치맥 회동으로 화제를 모았다면 이번에는 삼겹살 회동으로 또 한 번 관심을 끌었습니다.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을 단숨에 들이키고 깻잎에 고기 쌈을 싸먹는 소탈한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시민들의 촬영과 사인 요청에도 흔쾌히 응하며 현장 분위기를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한국 협력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엔비디아의 신제품과의 협력 가능성을 예고했습니다.
[젠슨 황 /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지난 5일) : 한국에 선물로 네 개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가져왔습니다. 베라 루빈, 베라, RTX 스파크, 그리고 우리의 젯슨 토르입니다.]
이날 자리에서는 재계 총수들의 색다른 모습도 눈길을 끌었는데요.
막내 구광모 회장이 직접 고기를 굽고 '은둔형 경영자'로 알려진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네이버페이로 모든 음식값을 결제하는 등 친근한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황 최고경영자는 가게 밖으로 나와 시민들에게 도넛과 음료수를 나눠줬는데 그 앞에 앉아있던 저도 도넛을 직접 건네받아 기사를 쓰면서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앵커]
그날 2차까지 갔다고 들었는데요.
[기자]
네, 황 최고경영자와 총수들은 3분 거리 떨어진 BBQ로 이동해 예정에 없던 2차를 즐겼습니다.
황 CEO, 방한 기간 이른바 'K-치킨'에 대한 사랑을 여러 차례 드러냈는데요.
이튿날에는 가족과 함께 서울 종로의 삼계탕집을 깜짝 방문했고 시구를 위해 잠실 야구장을 찾았을 때 치킨 113마리를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젠슨 황 최고경영자, 이렇게 한국과 우리 문화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는데요.
그렇다면 이렇게 긴 시간을 한국에서 보낸 이유가 뭘까요?
[기자]
사업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우리나라를 반도체를 넘어, 피지컬 AI와 인공지능 인프라까지 아우르는 핵심 파트너로 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지난해 10월 방한 당시에는 주로 반도체 공급망 기업들과의 협력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단순한 칩 공급을 넘어, AI를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단계까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황 최고경영자가 이번 일정에서 반복적으로 언급한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AI 팩토리'와 '로봇'입니다.
[앵커]
먼저, AI 팩토리부터 살펴보면, 아직 이 개념이 낯선 분도 있으실 텐데요.
[기자]
기존의 데이터센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입니다.
단순한 데이터 저장소가 아니라 막대한 전력과 데이터를 원료로 인공지능 핵심 정보 단위인 토큰을 24시간 생산해내는 차세대 지능형 데이터센터입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추론까지 수행하는 대규모 공장인 셈입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사용하는 모든 토큰을 이런 공장에서 생산해 생태계 주도권을 쥐겠다는 게 엔비디아의 구상인데요.
그리고 이 핵심 파트너로 SK와 네이버 등 우리 기업을 선택했습니다.
[앵커]
그러고 보니, 이번 방한 기간 가장 많이 만난 사람이 바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었죠?
[기자]
네, 황 최고경영자와 최 회장, 지난 5일 삼소 회동뿐 아니라 따로 이른바 '깐부 회동'도 가졌는데요.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찾았던 같은 치킨집을 이번에는 최 회장과 함께 방문했습니다.
[최태원 / SK그룹 회장 (지난 7일) : 이제 드디어 깐부가 됐네요! (정말 좋아요!)]
두 사람의 러브샷처럼, 엔비디아와 SK그룹은 밀접한 협력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SK그룹은 기존 메모리 반도체 중심 협력을 SK그룹 차원으로 확대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AI 팩토리에 쓰일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SK텔레콤은 엔비디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AI 팩토리를 내년 국내에서 가동할 예정입니다.
네이버 역시 엔비디아와 손잡고, 내년 55메가와트를 시작으로 기가와트급까지 AI 팩토리 사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앵커]
AI 팩토리뿐 아니라, 로봇도 핵심 협력 분야로 떠올랐죠?
[기자]
네, 엔비디아가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는 건 '피지컬AI'입니다.
지금은 챗GPT처럼 화면 속 인공지능에 질문을 입력하고 문자로 답을 받는 방식이 중심이라면, 앞으로는 로봇이나 다양한 기기에 인공지능이 탑재돼 실제로 움직이고 작동하는 '피지컬 AI'가 핵심이 될 전망입니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제조업이 탄탄한 우리 기업들과의 협력 방안도 구체화됐는데요.
LG그룹은 엔비디아와 개발 표준이 될 로봇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고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두산그룹도 두산로보틱스를 통해 엔비디아 플랫폼 기반의 로봇 운영체제를 개발할 방침입니다.
결국, 한국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칩을 공급받고 이를 기반으로 로봇과 자동차 등 '실체가 있는 인공지능'까지 구현하겠다는 게 엔비디아의 전략입니다.
[앵커]
황 최고경영자의 행보를 보면 주요 기업들뿐 아니라, 게임업계와 스타트업 등과도 접촉점을 높였어요?
[기자]
젠슨 황 최고경영자, 입국 뒤 첫 일정으로 서울 홍대의 PC방에서 프로게이머 이상혁 선수를 만났습니다.
인공지능 열풍 이전,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는 게임 분야에서 활용돼왔던 만큼 엔비디아의 출발점에는 한국의 게임 산업이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드러냈습니다.
[젠슨 황 /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지난 5일) : 알다시피 게임은 엔비디아의 시초입니다. 한국의 게임은 지포스(엔비디아의 GPU) 빅뱅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게임 산업은 단순한 상징성을 넘어 이제 '피지컬AI'의 핵심 기반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현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가상 환경을 만드는 게임업계의 기술력이 로봇을 훈련시키고 현실에 적용하는 데 활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황 최고경영자는 지난 7일 서울 강남의 PC방을 연이어 찾아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김택진 NC 대표를 따로 만났는데요.
실제로 두 회사 모두 게임 기술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분야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앵커]
황 최고경영자가 서울대에서 공대 학생들을 만난 것도 눈에 띄었습니다.
[기자]
실질적인 협업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업뿐 아니라 서울대학교 스타트업계까지 두루 접촉하며 폭넓은 행보를 이어갔는데요.
학생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변화의 시대 한가운데에 있는 지금이 새로운 기회라고 강조했는데요.
K-젠슨이라는 농담을 던지며 친근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젠슨 황 /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어제) : 여러분들 너무 질투 나네요, 지금 같은 최고의 시기에 졸업하기 때문이죠. // 아침에 집을 나설 때 저는 그냥 젠슨이었는데, 이제 저는 'K-젠슨'이 되었네요.]
이러한 행보에는 단기 협력을 넘어, 미래 인재를 확보하려는 중장기 전략이 담겨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우리나라에 인공지능 연구센터 설립할 계획인데요, 로봇과 피지컬AI 분야 인재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방한으로 엔비디아 협력사들의 주가가 들썩이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오고 인공지능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며 떨어지기도 했어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네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에 대해 오히려 주식을 싸게 살 기회라며 이런 우려를 일축했습니다.
[젠슨 황 /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어제) : 주식시장에 무슨 일이 있었든, 여러분은 오히려 기뻐해야 합니다. 이제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래 인공지능 산업 전망은 매우 밝습니다.]
인공지능 혁명이 이제 막 시작된 단계라며 메모리 반도체 부족 현상도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런 장밋빛 전망과 달리 엔비디아 협력 기대감에 크게 올랐던 LG전자와 네이버 등 주가는 오늘 급락했는데요.
실제 협력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시장의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황 최고경영자의 방한 여러모로 화제도 몰았지만, 결국 우리 기업과 경제에 도움이 될 거냐 이 부분에서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이번 방한에서 한국에 선물 보따리를 가져왔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요.
인공지능 팩토리나 로보틱스 등 새로운 협력 기회가 열렸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다만 경계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우리 기업이 엔비디아 플랫폼 생태계에 올라타면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고 실제 부가가치 상당 부분이 엔비디아에 쏠릴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 황 최고경영자가 우리나라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금액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인데요.
이와 관련해 배경훈 과기부총리가 황 최고경영자를 만난 뒤 뼈 있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배경훈 / 과기부총리 (어제) : 우리가 GPU 많이 사고 있잖아요. 엔비디아도 한국에 쇼만 하지 마시고 투자도 좀 하시라….]
[앵커]
네 지금까지 젠슨 황 최고경영자의 방한이 우리 산업과 경제에 미칠 파급력 정리해봤습니다.
손효정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YTN 손효정 (sonhj071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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