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극도의 반사회성과 폭력성"...토막 살해 피의자가 남긴 흔적

와이파일 2019-08-20 14:50
[단독] "극도의 반사회성과 폭력성"...토막 살해 피의자가 남긴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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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월요일이었죠. 한강에서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곳곳이 훼손된 채 몸통만 남아 있었습니다. 손이 없어 신원 확인이 어려웠습니다. 피해자를 특정하지 못하니 피의자도 특정하기 어려웠습니다. 한강을 샅샅이 수색한 결과, 나흘 뒤 오른팔을 발견합니다. 지문을 채취했고 수사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이튿날 새벽, 한 남성이 경찰서로 찾아옵니다. '시신 훼손 사건의 범인은 나다' 실토하면서 감춰졌던 범행 전모가 드러납니다. 신상정보가 공개된 피의자 이름은 장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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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은 시신 부위를 찾기 위해 한강을 수색하는 모습

왜 그랬을까요? 장대호의 말은 이렇습니다.

(경찰 진술에서 억울하다고 하셨는데 어떤 점이 억울하십니까?)
"사망자가 먼저 저한테 시비를 걸었어요. 주먹으로 먼저 저를 쳤고 시종일관 반말로 계속 시비를 걸었습니다."

(그렇게 잔인하게 훼손할 필요가 있었습니까?)
"제가 지금 자세하게는 말씀 못 드리겠는데, 제가 다른 데로 가라고 말했는데도 끝까지 가지 않고 저한테 시비 걸었습니다. 끝까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다음 생애에 또 그러면 너 또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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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가는 장대호

이런 막말이 또 있을까요. 우리가 이제껏 봐왔던 살인 피의자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포토라인에 선 사람들 대부분은 입으로라도 죄송하다고, 잘못했다고 말했죠. 장대호는 안 그랬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강력한 증오심을 표출했습니다. 반성의 기미는 전혀 없었습니다. 구속영장 발부는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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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장대호

경찰은 장대호의 신상정보를 공개했습니다. 그냥 살인이 아니라 토막살인 사건이니까요. 과거에 오원춘이, 최근에 고유정이 저지른 방식의 흉악범죄입니다. 취재진은 장대호가 왜 이렇게 일부 손님에 대해 불신을 쌓게 됐는지, 그가 남긴 글을 통해 파악해보려 했습니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숙박업에 종사하면서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장대호가 직접 쓴 글 58개를 확보했습니다.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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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대호의 네이버 지식인 소개 페이지

장대호는 네이버 지식인 활동을 즐겼습니다. 2004년 처음 활동을 시작한 뒤 2017년까지 꼬박 13년 동안 글을 남겼습니다. 질문보다는 답변을 자주 했는데요. 장문의 글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그가 올린 답변 글은 총 40개, 그중 일부를 추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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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여성이 네이버 지식인에 올린 글

안락사를 언급한 한 여성의 질문입니다.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는데요. 장대호 답변은 이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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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대호가 올린 답변

'얼굴도 예쁜데 왜 안락사를 원하느냐', '님은 얼굴이 되기 때문에 재기하기 쉽다'.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고민 상담 답글입니다. 그가 영장실질심사에서 했던 막말 수준과 비슷합니다. 질문 글을 보면 작성자의 사진이 보이는데요. 그 사진을 보고 얼굴이 예쁘다고 말한 걸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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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대호가 올린 답변

'관상이 죽기에는 너무 아깝다', (장대호 본인은) '세상에 맛있는 음식도 많고 XX(성관계)하고 싶은 여자도 많아서 그런 것들 조금 더 맛보고 즐기고 가려고 생각하니까 바로 죽기 싫다'라는 막말을 이어갑니다. 마지막에는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남기며 연락 달라고 합니다. 상담을 핑계로 여성과의 연락을 시도한 겁니다. 실제 연락이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한 질문자의 의도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에서 서늘함이 느껴졌습니다.

다른 글을 볼까요.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한 여학생이 고민을 토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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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여학생이 고민을 토로하며 올린 글

장대호 답변은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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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대호가 올린 답변

'남학생의 머리를 의자로 폭행해 크게 다치게 해라', '무조건 싸워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앞에 답변과 마찬가지로, 글을 올린 작성자의 아픔에 공감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폭행해도 어차피 내 책임은 없다고 글 말미에 언급한 걸 봐서 말입니다. 어찌 보면 하나의 단순한 글이지만 장대호의 폭력성이 온전히 드러나 있습니다. 오죽하면 작성자가 이 답변 글에 다시 댓글을 달아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답변 글만 썼던 건 아니었습니다. 장대호는 2016년 3월, 한 인터넷 사이트에 모텔 손님 '진상 유형별 대처법'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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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대호가 올린 모텔, 호텔 손님 '진상 유형별 대처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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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대호가 올린 모텔, 호텔 손님 '진상 유형별 대처 노하우'

이른바 '진상' 손님이 오면 육두문자와 함께 폭언으로 위협을 하고, "이거 완전 진상이네!"라고 대놓고 말해줘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실제로 장대호는 수년 동안 숙박업계에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살인을 저지른 모텔에서도 2년 정도 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비뚤어진 증오심이 쌓이고 쌓여 결국 살인까지 이어진 게 아닌지 추측되는 대목입니다. 범행 뒤 장대호의 말에서도 드러나죠. "다음 생애에 또 그러면 너 또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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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호의 글을 보고 이수정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극도의 반사회적인 태도를 반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나아가 약자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장대호가 남긴 글을 보면 그동안 임시직, 아르바이트 비슷한 것을 계속해온 것으로 보이는데, 그 과정에서 여러 불법 행위를 많이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별다른 준법의식이 없고 책임감이 부재할 것으로 보이는 특성이 글에 반영돼 있다는 겁니다.

장대호가 혹시 사이코패스는 아닌지에 대해서도 물었는데요. 이수정 교수는 평가 점수가 높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사이코패스라면 39년 동안 살아오면서 적지 않은 범죄를 저질렀을텐데, 장대호가 별다른 전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사이코패스라기보다는 상황 판단력이 떨어지고 지능이 높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는데요. 자신에게 불리할 게 뻔한 이야기인데 피해자를 서슴없이 모욕하는 말을 한 점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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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호는 여러 글에서 자신이 선원과 노점상, 게임 제작자 생활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여러 직종을 경험했지만 한 직장에 정착하진 못했습니다. 그는 모텔의 남는 방에서 생활했고, 격일제로 일하는 모텔에서 월급 2백만 원 정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던 거죠. 그를 알던 몇몇 사람은 그가 '성실했다', '손재주가 있었다'며 이번 사건으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손님을 향한 비뚤어진 증오심을 참지 못했던 장대호, 결국 그의 성실함은 시신을 유기한 치밀함으로, 손재주는 시신을 훼손한 잔혹함으로 이어졌습니다.


취재기자: 한동오 hdo86@ytn.co.kr
촬영기자: 최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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