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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1회용 마스크 미션 임파서블

와이파일 2020-03-07 12:20
[와이파일] 1회용 마스크 미션 임파서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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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신발을 더럽히지 말라는 임무가 떨어졌습니다. 사방은 진흙탕입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나가야 합니다. 어느 곳을 밟아야 신발이 덜 더러워질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나오는 조언은 한결같습니다. "진흙을 밟으면 신발이 더러워져요." 몰라서 진흙을 밟으려는 게 아닌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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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용 마스크는 재사용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 당연합니다. 1회용이니까요. 다시 쓰면 감염 우려가 커지는 거 잘 압니다. 그런데 마스크 하나가 4~5천 원에 육박합니다. 이마저도 품절이라 구할 수가 없습니다. 1회용 마스크를 1회만 쓰는 게 미션 임파서블, '불가능한 임무'가 되었습니다. 일반인은 안 써도 된다지만 사람이 많은 곳 또는 의료기관을 방문한다거나, 집에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가 있다거나, 내가 기침이 난다거나, 의심 증상이 있다면 쓰기는 해야 할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번 쓰고 버리는 게 안전하다는 원칙론만 반복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진흙을 밟아야 하는 사람에게 진흙을 밟으면 신발이 더러워진다는 말처럼 아무 도움 안 되는 얘기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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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마스크를 자외선 소독기로 살균하면 재사용이 가능하냐는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SNS와 유튜브에서도 자외선 소독기로 일회용 마스크를 살균하는 방법이 빠르게 퍼졌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에는 살균기능을 공식 인증받았다는 휴대용 마스크 소독기까지 등장했습니다. 빨아도 안 되고, 전자레인지에 넣어도 안 되고, 햇볕에 잘 말려 쓰라고 하니 급속으로 햇볕 기능을 할 수 있는 기기를 찾아낸 거겠죠.

과연 자외선 소독기가 효과가 있는지 팩트체크에 들어갔습니다. 마스크 재사용에는 두 가지 핵심 사항이 있습니다. 첫째, 소독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제거되는가, 둘째, 필터가 망가지지는 않는가입니다. 물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일회용 마스크를 단시간만 사용했고, 필터가 외관상으로도 크게 오염되거나 손상되지 않았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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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과 자외선에 대한 사스코로나바이러스 안정성 연구(2003년)

1. 자외선 소독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사라지나?

2003년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사스 바이러스를 실험한 논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사스 코로나바이러스를 자외선에 60분 동안 노출했더니 감염력이 사라졌다는 겁니다. 대한바이러스학회 홍보이사이자 한양대 의대 미생물학과 이근화 교수도 자외선이 바이러스를 죽이는 건 사실이라며, 실제로 미생물학 연구실에서도 실험을 끝낸 도구들을 자외선으로 소독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한계가 있다고 했습니다. 자외선은 투과율이 낮기 때문에 표면에 있는 바이러스만 죽인다는 겁니다.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컵 소독기와 가정에서 사용하는 젖병 소독기 사용설명서에서 소독할 부분을 위로 향하게 넣으라고 적어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램프가 위에 매달려 자외선을 위쪽에서 비춰주기 때문이죠.

그럼 마스크를 접힌 부분까지 잘 펴고, 똑바로 놓고 소독한 뒤, 다시 뒤집어 뒷면까지 소독하면 어떨까요? 구석구석 꼼꼼히 소독해 다시 써도 되지 않을까요? YTN과 통화한 의료진들은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소독을 전후해 손을 깨끗이 씻어야겠죠. 그런데 이 역시 한계가 있습니다. 보통 마스크는 3중 필터 구조입니다. 안쪽에도 필터가 있는데 자외선은 아무리 오래 쬐어도 안쪽으로 투과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만약 바이러스가 안쪽 필터에까지 들어갔다면? 그랬다면 자외선 역시 바이러스를 없앨 수 없다는 얘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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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 보호 필터 5대 오염 제거 방법 평가 논문(2009년)

2. 자외선 소독은 마스크의 필터 기능을 망가뜨리나??

정부가 마스크를 세탁하거나 전자레인지에 넣지 말라는 이유는 필터가 손상되기 때문입니다. 2009년 발간한 논문에서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전자레인지에 넣은 마스크는 필터가 망가졌지만, 자외선에 노출한 마스크 필터는 손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논문 역시 자외선에 노출한 마스크를 사람이 다시 써도 안전한지를 연구한 것은 아니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말을 덧붙이고 있었습니다. 이동훈 내과 전문의도 YTN과의 인터뷰에서 자외선에 마스크를 소독하는 것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관련 연구가 많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권고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자외선 소독기의 바이러스 소독력을 검증하는 기관은 없습니다. 일부 자외선 소독기 업체는 시험성적서를 제시하고 있었지만, 성적서를 발행한 기관에 확인한 결과, 이는 박테리아 살균 시험성적서였습니다. 대장균을 비롯해 사람에게 배탈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를 죽이는지 검사하는 시험 결과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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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취재진의 고민이 생겼습니다. 자외선으로 소독한 마스크를 재사용할 수 있다는 명제를 사실이라고 해야 할까요? 거짓이라고 해야 할까요?

자외선에 사스 코로나바이러스가 죽는 건 사실이 맞습니다. 또, 인플루엔자를 비롯한 다른 유사 바이러스 역시 자외선에 죽기는 합니다. 하지만 제한된 상황의 실험이고 연구 결과가 많지는 않습니다. 코로나19라는 새로운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실험한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제기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새로 등장한 코로나19바이러스를 KF 마스크가 막아준다는 건 검증이 된 건가요? 손 소독제는 코로나19바이러스를 없애는지 검증이 된 걸까요? 락스는요? 새로운 바이러스라 검증이 안 됐다고 반론을 펼친다면 비단 자외선 소독기만의 얘기는 아닐 겁니다. 지금 모든 나라가 코로나19를 메르스와 사스 등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특성을 토대로 유추해가고 있습니다.

자외선이 마스크 안쪽에 있는 바이러스까지 죽이지는 못한다는 점도 자외선 소독한 마스크를 재사용하는 게 괜찮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하지만 마스크를 재사용해도 되는지 궁금한 사람들은 확진자를 접촉한 의료진이라기보다는 아마 출근길에 마스크를 쓰고 나온 직장인, 예방 차원에서 잠시 쓴 일반인일 겁니다. 확진자와 접촉한 마스크를 버려야 한다는 것쯤은 우리 국민도 다 알고 있을 테니 말이죠. 이렇게 예방 차원에서 단시간 쓴 마스크 안쪽 필터에까지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가능성이 과연 클까요? 지금 마스크는 비말 침투 방지 차원이 더 큰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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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팩트체크연구소 '판단유보' 항목

고민을 덜 수 있는 손쉬운 방법, 판단 유보입니다. 하지만 YTN 취재진은 이런 판단이 언론사의 팩트체크를 찾아보는 시청자에겐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자외선 소독기에 마스크를 넣어 재사용하는 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마스크 재사용은 세계보건기구도 권하지 않습니다. 다만 마스크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일선 현장의 의료진이 써야 할 마스크마저 모자라는 상황이 되었으니 말하는 겁니다. 감염 가능성이 적은 일반인이 마스크를 이미 재사용하고 있다면, 그나마 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는 방법, 필터를 망가뜨리지 않고 조금은 아껴 쓸 수 있는 방법을 어느 정도 대안으로 제시해도 된다고 봤습니다. 기존에 제시됐던 알코올 소독, 전자레인지 등이 대안이 될 수 없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니 한시적으로만 활용하시고, 만능이라고 인식하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이정미 [smiling3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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