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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총비서? 위원장? 김정은 직책은 대체 뭔가요?

와이파일 2021-01-14 10:50
[와이파일] 총비서? 위원장? 김정은 직책은 대체 뭔가요?
▶북한이 1월 5일부터 12일까지 8일 동안 노동당 제8차 대회를 열었다. @사진출처: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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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월 5일부터 12일까지 8일 동안 노동당 제8차 대회를 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했습니다. 지난 10일 당 대회 6일 차 회의에서였는데요. 먼저 리일환 당 비서가 연단에 올라 김정은 위원장을 총비서로 추대해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밝힌 뒤 총비서 추대를 제의했습니다. 그러자 숨죽이고 앉아 듣고 있던 당 대회 대표자와 방청객 7천 명이 일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만세’를 외쳤는데요. ‘만세’를 무려 15번이나 외쳐 마지막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그만하라는 손짓을 여러 차례 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당 대회 대표들의 만장일치로 총비서로 추대됐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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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위대하고 만고절세의 업적을 이룬 영도자’라고 치켜세우는 발언을 묵묵히 듣고 있는 김정은



북한에서 총비서라는 직책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모두 총비서였죠. 무려 50여 년을 거슬러 오른 지난 1966년 10월 노동당 중앙위 제4기 제14차 전원회의에서 당 비서국이 신설됐는데요. 당시 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일성이 총비서 직에 오르고, 비서국은 김일성 중심의 유일지도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핵심 조직으로 역할했습니다. 뒤를 이은 김정일도 김일성 사후 3년 유훈통치 기간을 끝낸 1997년에 총비서 직을 승계했습니다. 하지만 2011년 말 갑작스럽게 권력을 이어받은 김정은 위원장은 곧바로 총비서가 되지 못했죠. 일단 부친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한 뒤 자신은 한발 물러난 ‘제1비서’ 직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다 집권 5년 차를 맞은 2016년, 36년 만에 열린 당 대회에서 비서국을 없애고 정무국을 신설하는 등 당 규약을 개정한 뒤 최고직인 ‘당 위원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총비서 부활시킨 김정은, 유일영도체계 강화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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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차 당 대회를 열어 당 위원장에 오른 김정은.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알렸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그런데 다시 만 5년도 못 돼 개최한 이번 8차 당 대회에서 또다시 당 규약을 개정해 비서국을 부활시킨 뒤 총비서 직에 올랐습니다. 엎어치나 메치나 1인 독재인 건 마찬가지인데 왜 이리저리 바꿔가며 빙빙 돌아 총비서 직에 오른 걸까요? 지난 2010년 김정일의 공식 후계자로 지목된 뒤 불과 1년여 만에 갑작스럽게 권력을 넘겨받은 김정은 위원장의 입지는 그리 넓지 않았습니다. 당시 권력 이인자로 건재했던 숙부 장성택이라든지 이복형들의 존재는 부담이었고, 당·정·군의 고위 간부들이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 했던 목숨 건 충성을 자신에게도 하리라 기대하기도 어려웠을 겁니다. 자신의 능력을 얼마 내보이기도 전에 물려받은 자리다 보니 당원과 인민의 의심스러운 눈초리도 의식됐겠죠. 때문에 선대의 후광을 백분 활용해야 했던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부친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면서 자신은 ‘제1비서’로 낮추고 하나씩 물밑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집권 5년 차인 2016년, 이제는 대내외에 김정은의 시대라는 점을 선포할 필요성 그리고 자신감이 갖춰졌습니다. 하지만 부친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한 상황에서 똑같이 총비서 직에 오르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대신 당 규약을 개정해 비서국을 정무국으로 바꾸고, 직함도 ‘제1비서’에서 ‘당 위원장’으로 바꿨습니다. 아버지의 그늘인 ‘제1비서’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김정은식 국정 운영에 나선다는 의지로 풀이되는 조치였죠.

올해로 집권 10년 차를 맞은 김정은은 어떤 구상을 했을까요? 결과론적인 얘기일 수도 있지만, 당-국가체제인 북한에서 노동당 총비서가 갖는 상징성을 김정은 위원장이 결코 오래 모른척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언젠가는 ‘총비서’직에 오르리라 계획하며 차근차근 준비해오지 않았을까요? 작년에 헌법을 개정해 김정일을 김일성과 함께 ‘영원한 수령’ 반열에 올린 것도 이제와 생각해 보니 이러한 계획의 일환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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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일이 봤다면 ‘아들아, 넌 다 계획이 있구나’라고 했을까요? @사진출처:뉴스1


전문가들은 비서국의 부활, 총비서 체제로의 회귀는 김정은 위원장이 명실상부하게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반열로 올라섰다는 자신감의 발로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 총비서 체제가 과거 유일영도체계 강화에 기여했다는 점에 비춰 향후 김정은 위원장으로의 유일영도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도 내포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김정은 유일영도체계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거죠. 또 한편으로는 기존의 정무국 체제로는 각급별로 너무나 많은 ‘위원장’과 ‘부위원장’ 직책이 존재하기 때문에 호칭이 같은 ‘당 위원장’으로서의 김정은의 권위가 충분히 서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비서국 부활과 총비서로의 추대는 모두 김정은의 유일무이한 권한 강화를 위한 것으로 읽힙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잠깐!
김정은이 당 위원장에서 총비서로 직함을 바꿨는데 여전히 많은 언론에서 김정은을 위원장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뭘까요? 김정은은 당·정·군에서 각각 직함을 갖고 있습니다. 노동당 내에서는 이번에 바뀐 ‘총비서’이고요, 정부에서는 ‘국무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직함을, 군에서는 ‘공화국 무력의 총사령관’입니다. 북한은 당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책임지는 당-국가 체제이기 때문에 북한 내에서는 노동당이 가장 중요하고 당 총서기 직책이 우선하지만, 국제사회에서 각국 대표는 정부 대표자이기 때문에 국무위원장 직함을 사용합니다. 판문점 선언에서도, 북미 싱가포르회담 합의문에서도 김정은 위원장 서명란에는 ‘국무위원장’ 직함이 적힌 것도 그때문이죠.




[와이파일] 총비서? 위원장? 김정은 직책은 대체 뭔가요?
▶영문으로 국무위원장이라고 돼있는 북미 싱가포르 회담 합의문 @사진출처:AFP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중국공산당 총서기라고 부르지 않듯이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총비서가 됐지만) 여전히 김정은 국무위원장, 줄여서 김정은 위원장이라고 부르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더이상 ‘당’ 위원장은 아닙니다. ‘총비서’가 부활한 북한, 그리고 김정은의 시대는 과연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북한이 17일로 예고한 최고인민회의에서 입법과 예산, 인사 등을 통해 어떤 후속 조치를 내놓을지 이제 시선은 당 대회에서 최고인민회의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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