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시리즈 ④)
2019년 가을, 우리 사회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심각한 내홍에 휩싸였습니다.
시민들이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뉘어 대규모 집회를 열었었는데요.
당시 함께 언급됐던 주제가 검찰개혁이었습니다.
사람과 공간, 시선을 전하는 인터뷰.
오늘은 검찰개혁 네 번째 시간으로 검찰개혁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생각을 담았습니다.
[영상리포트 내레이션]
2019년 8월 9일, 조국 당시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에 내정되자, 야당과 언론이 그에 대한 각종 의혹을 쏟아냈다.
8월 27일, 중수부의 바통을 이어받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고,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서초동에 모이기 시작했다.
"없는 죄도 만들어낼 것 같다는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생각의 기저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떠나보낸 트라우마가 자리 잡고 있었죠."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중
300여 명으로 시작한 '조국 수호 집회'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그해 9월 28일엔 서초동 일대 거리를 가득 메웠다.
조국을 반대하는 쪽은 광화문에 맞불을 놓았는데, 점차 진영과 세 대결 양상으로 비화했다.
"팬덤이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나서는 순간, 정권에 대한 건설적 비판마저 봉쇄하는 친위대로 전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중
정보가 통제되던 시대에서 정보 과잉의 시대로 넘어오니, 은폐되던 진실보다 넘치는 거짓에 가려지는 진실이 많아지게 되었다.
언론에 대한 반복되는 불신이 직접 진실을 찾겠다는 움직임으로 번졌고, 그 과정에서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이 똬리를 틀었다.
옳고 그름의 구분은 희미해지고, 그 구분을 명확히 하려는 의지도 옅어졌다.
검찰개혁은 이러한 혼돈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여론조사는 반으로 갈렸다.
언론은 '양분'이란 표현을 즐겨 썼다.
'조국'과 '검찰개혁'은 같은 의미가 아니었지만, 함께 묶였다.
관련 인물에 따라 개혁에 관한 입장도 나뉘었다.
여기엔 조국 전 장관과 가족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배종찬 / 여론조사 전문가·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검찰개혁이) 조국·추미애 찬반 윤석열 찬반, 이렇게 이념적인 대결 구도로 연장되는 또 연동되는 현상이 발생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가 객관적으로, 독립적으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 여론이 수렴되거나 데이터가 취합되지 못하는 맹점이 발생했다고 볼 수가 있는 거죠.]
실제로 현장엔 흑과 백만이 아닌,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했다.
[전아현 / 광주 농성동 (2019 조국 수호 집회) : 검찰개혁은 필요해도 조국 임명에 대해선 반대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그래서 꼭 극과 극에서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그 중간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김동현 / 인천 영종동 (2019 조국 반대 집회) : 보편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좌우의 문제가 아니라 이것을 공정함과 불공정함과의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검찰개혁을 하더라도 조국이 내려오고 나서 개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김ㅇㅇ / 30대 : 문재인 정권의 검찰개혁이라는 취지에는 강력하게 공감을 하고요. 2016년 박근혜 정부 때 국정농단에 분노해서 광화문 집회도 나갔었고요. 하지만 2019년에 조국 수호 집회에는 안 갔습니다. 왜냐하면 그게 반드시 조국이어야 한다는 그 취지에는 제가 공감할 수가 없었고….]
결과적으로 당시 여론조사는 시민들의 다양하고 세밀한 의견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
[배종찬 / 여론조사 전문가·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찬성한다', '반대한다' 이렇게 물어볼 것이 아니라, 검찰개혁의 어떤 부분을 이해하고 있느냐 이렇게 먼저 물어보고 또 필요하냐 이렇게 물어봤더라면 국민의 답변은 달랐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두 인물이 충돌하다 보니까, 오히려 이 충돌에만 집중한 거죠.]
지난 1년간 조국 전 장관과 윤석열 전 총장에 관한 빅데이터 분석에선 부정적 언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10대 공약 중 두 번째가 검찰개혁이었는데, 핵심이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이었다.
여러 부침이 있었지만, 공약은 모두 지켜졌다.
그러나 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는 인물 간 충돌이 있을 때만 반짝였을 뿐, 정책의 세부내용엔 관심이 없었다.
[배종찬 / 여론조사 전문가·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문재인 대통령과 검찰개혁의 공통적인 연관어를 분석해봤을 때, 검찰개혁의 법안이나 또 검찰개혁의 성과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거든요. 인물 간 대결 구도 속에서 검찰개혁의 구체적인 내용과 성과가 파묻혔다(는 의미죠). 정작 내용 자체에는 관심이 기울어지지 않고, 피로감이 커지는 그런 부작용이 있었다고 봐야 하겠죠. 그래서 인물을 제외하고 검찰개혁의 본질 그 자체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는 거겠죠.]
이는 곧 검찰개혁의 명분을 바로 세운다는 말이다.
정부는 시민과 적극 소통하고, 시민은 이 과정을 비판적 자세로 감시함으로써.
[김민정 / 중구 순화동 (30대) : 검찰개혁이 이루어지면 우리 세상이 어떻게 더 변할 수 있다, 어떻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고, 또 부정적인 단점은 이런 게 있을 수 있을 거다. 그런 걸 예상해서 국민을 설득해야죠.]
[윤ㅇㅇ / 40대 : 먼 시간이 흐르더라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맞고요. 그러면서 천천히 천천히 가지만, 끊이진 않는 그런 관심 속에서 검찰개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과제라고 보거든요.]
[장현진 / 중구 신당동 (50대) : 사람들은 바위하고 계란만 생각을 했지 실질적으로 칠 생각은 한 번도 안 했어요. 그런데 정말로 계란으로 바위를 치면 바위에 계란의 흔적이라도 남습니다. 그런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 틀림없이 그 계란도 바위를 깰 수 있는 신념이 생긴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검찰 깃발이 올바른 방향으로 휘날릴 수 있도록.
제보/ buttoner@ytn.co.kr
버트너/ 이상엽, 박재상, 곽영주, 류석규, 이정택, 홍성욱
도움/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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