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
바로. 다음은 고인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올리겠습니다. 일동 묵념. 바로. 모두 자리에 앉아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장례위원회 집행위원장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고인의 약력을 보고하겠습니다.
[전해철 / 행정안전부 장관]
고 노태우 전 대통령님의 약력을 보고드리겠습니다. 고 노태우 전 대통령님은 1932년 12월 4일 대구시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고인께서는 대구 공산소학교, 대구 공업중학교를 거쳐 경북고등학교를 다니시던 중 한국전쟁에 학도병으로 참전하시고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1959년 김옥숙 여사와 결혼하시고 슬하에 1남 1녀를 두셨습니다. 1967년에는 베트남전쟁에 대대장으로 참전하셨고 육군제보병사단장, 이후 수도경비사령관과 보안사령관을 거쳐 대장으로 예편하였습니다. 예편 후 체육부장관, 내무부 장관, 대한체육회 회장 등을 역임하시고 1986년에는 서울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하였습니다.
1988년 2월 제13대 대통령으로 취임하시어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기여하였습니다. 1989년 헝가리와의 수교를 시작으로 폴란드, 체코, 소련, 중국 등과 외교관계를 맺은 북방정책을 추진하셨습니다.
또한 7.7 선언과 남북한 UN 동시 가입,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등이 이루어졌습니다. 1993년 2월 5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였습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옥숙 여사와 딸 소영 씨, 아들 재헌 씨, 손주 지연, 장호, 지호. 외손 최인정, 최민정, 최인근 씨가 있습니다. 이상으로 약력보고를 마치겠습니다.
[사회자]
다음은 장례위원회 위원장 김부겸 국무총리의 조사가 있겠습니다.
[김부겸 / 국무총리]
오늘 우리는 이곳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님을 떠나보냅니다. 노태우 대통령님은 재임 중에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셨습니다.
이념의 대립을 넘어 12년 만에 세계가 한 자리에 모인 사상 최대의 올림픽이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에게는 불가능은 없다는 자신감을, 세계인들에게는 한민족의 저력을 보여주는 계기였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통일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하셨습니다. 1988년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선언’ 이후에 소련과 중국을 포함해서 5년간 45개국과 수교하며 북방외교의 새 지평을 여셨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통해긴장과 대립의 남북관계를 공존과 평화의 관계로 진전시키는 전기를 마련하셨습니다.
토지공개념 도입으로 경제민주화에도 기여하셨습니다. 대규모 주택 공급으로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를 안정시키고국민연금 등 공적부조를 크게 확대하셨습니다.
이처럼 고인께서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많은 공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오늘 우리가 애도만 하지 못하는 것은우리 공동체가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노태우 전 대통령님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고 있습니다. 재임시에 보여주신 많은 공적보다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고인께서 유언을 통해 국민들께 과거의 잘못에 대한 사죄와 용서의 뜻을 밝힌 것입니다.
노태우 대통령님이 우리 현대사에서 지울 수 없는 큰 과오를 저지른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또한 역사 앞에서 진실을 밝히고피해자들에게 이해와 용서를 구할 때비로소 진정한 화해가 시작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님의 가족께서 5.18광주민주묘지를여러 차례 참배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고인께서 병중에 드시기 전에 직접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만나 사죄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안타까움도 남습니다.
오늘 우리는 대통령님의 영결식에서그 누구도 역사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준엄한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우리는 국가장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어떤 사죄로도 5.18과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되신 영령들을 다 위로할 수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역사는 현재의 역사입니다.
과거는 묻히는 것이 아니라우리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가는 역사로 늘 살아 있습니다. 오늘의 영결식은 고인을 애도하는 자리이자새로운 역사, 진실의 역사, 화해와 통합의 역사로 가는 성찰의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유족 여러분들께서는 오늘 국가장의 의미와 국민들의 마음을 잊지 말고지금처럼 고인이 직접 하시지 못했던 사과를 이어가 주시기 바랍니다.
과거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에도 끝까지 함께해 주십시오. 그것이 고인을 위한 길이자우리 민족사의 먼 여정에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유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2021년 10월 30일장례위원장 국무총리 김부겸.
[앵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결식 현장 연결해서 전해 드렸습니다. 김부겸 총리가 조사를 통해서 고인의 삶이 남긴 빛과 그림자를 전하며 애도했는데요.
영결식이 끝나면 고인은 서울추모공원으로 운구돼서 화장되고 오후 4시 반쯤 경기 파주 검단사에 임시 안치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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