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G7 정상회의를 마치고 오늘 새벽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조금 전 국무회의를 주재했습니다.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안건으로 상정됐는데요.
이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 발언 들어보겠습니다.
우리 국무위원 여러분들, 다들 제가 없는 동안에 고생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복잡한 상황에서도 업무를 잘 챙겨주셔서감사드립니다.
우선은 제가 일반적인 말씀을 하나 좀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행정을 하다 보면 대개 공급자 중심의 행정 공급자 우리 중심의 사업을 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죠.
그런데 그건 뭐 악의가 있는 건 아니고 오랫동안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저렇게 되는 것 같아요.
똑같은 정책을 결정하더라도 정책 수요자들의 입장을 물어보고 그들이 원하는 내용을 들어보고 그렇게 해서 결정하는 거 하고 그냥 우리가 일방적으로 정해서 통보하는 거 하고 내용은 똑같은데 수용성에 있어서 완전히 다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정책 수요자들한테 어떤 제재나 불이익을 주는 내용인 경우에도 어쨌든 미리 한번 의논하고 의견 듣고 하는 것하고, 원래 이거 해야되는 거니까 하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서 시행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그 수용성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요즘은 어떤 결과도 중요하지만그 결과에 이런 과정들을 매우 중요시하는 그런 사회문화이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요즘은 그러잖아요. 상품의 본질적 내용도 중요한데 그걸 어떻게 포장하느냐,또 스토리를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따라서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지요. 우리가 가난했던 시절에는 밥 많이 주면 좋아하는데 이제는 어떤 정도의 여유가 갖춰지니까 어떤 방식으로 주느냐 어떻게 처리해서 주느냐 어떻게 포장해서 주느냐 어떤 과정을 거쳐서 그 일을 하느냐, 이게 더 중요해진 측면이 있죠.
그게 어쩌면 민주주의에 대한 수요일 수도 있습니다.
내 의견이 존중 받았느냐 아니면 무시 당했느냐, 이것이 결과보다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거죠. 그래서 오늘도 정책안들 내용을 보면 대체적으로 다들 잘 준비해 주고 계신데가끔씩 그런 흔적들이 보입니다.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어떤 정책 결정을 할 때 그 정책의 영향이 어디에 어떻게 미치느냐에 대해서 방향이 약간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어요.
제가 공개적으로 말씀드리지는 않을 건데, 그런 점들을 깊이 생각해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계속 강조하는 건데 어쨌든 우리가 쓰는 시간의 양은 곱하기 5200만의 가치가 있다.
우리는 똑같은 일상의 일부일지 몰라도 우리가 하는 결정, 판단 이런 것들이 5,200만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죠. 가끔씩은 국가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 않습니까? 그런 생각들을 좀 더 깊이 해 주시면 좋겠어요. 언제나 그렇게, 그런 생각으로 공직을 잘 해오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도 그러실 거라고 보지만, 조금만 더 노력해 주시면 좋겠다고 생각이 되고요.
추경안은 오늘 우리가 검토하게 될 텐데 어쨌든 장기적으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특히 작년 12월 3일 이후로 심리적 위축이 심해서 있던 손님도, 얼마 안 되던 손님도 다 떨어져 나가서 현장에서 좀 어려워 합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조금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기는 한데, 본질적으로 우리 서민들이 겪는 고통이 매우 큰 것 같습니다. 국가 재정을 이제 사용할 때가 됐습니다.
우리가 물론 건전 재정, 재정 균형의 원칙 이런 게 되게 중요하죠. 균형 재정 해야죠. 과도하게 수입도 없는데 마구 쓰면 안 되는 건 당연하지만, 정부 재정의 본질적인 역할이 있지 않습니까?
민간이 과열되면 억제하고, 민간이 너무 과도하게 침체되면 부양해야 되는데, 지금은 너무 침체가 심해서 정부의 역할이 필요할 때라는 생각이 들어요.
추경을 좀 더 더해야 되겠다는 생각이고. 추경의 내용이 문제인데, 아마 갑론을박이 있을 겁니다.
의견은 다 다를 수 있죠. 이걸 어디다 집행할 거냐, 예를 들면 어떤 게 더 경기 진작에 도움이 되냐, 현금 지원은 별로다, 차라리 건설 경기 부양이 낫다, 의견들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또 누구에게 지원하는 게 맞느냐, 이것도 역시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제도의 취지에 따라 차이가 있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번 추경안에 두 가지 핵심 요소가 있다.
하나는 일단 경기 진작요소가 중요하죠. 두 번째는 경기 진작 과정에서 국민들이 혜택을 보게 되는데, 일부 국민들이 또는 전부가, 누가 더 많이 혜택을 보게 하는 게 맞느냐, 또 누구는 아예 제외하는 게 맞느냐, 이건 가치와 이념의 문제이기도 하죠. 그런데 저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만약에 일반 원칙으로요, 만약에 우리가 어떤 제도를 시행하는 데 필요한 경비다라고 하면 그 경비 지출에 따라서 이익을 혜택을 보는 반사적 이익을 본 사람은 누구여야 하느냐, 가난한 사람이어야 하느냐, 아니면 세금을 많이 내는 부자여야 하느냐, 저는 어떤 필요에 의해서 경비를 지출한다고 하면 그 반사적 혜택은 최소한 국민들이 공평하게 혜택을 누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아니면 어쩌면 좀 과하게 생각하면 그 경비를 더 많이 부담한 사람이 더 많은 혜택을 봐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까지 할 수 있죠. 즉, 세금을 더 많이 내는 사람을 더 많이 혜택을 보게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비슷하게는 해 줘야 되는 거 아니냐, 그런 측면에서는 평등한 기회를 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또 한편으로는 모든 재정 지출은 어쨌든 직접적으로 이익을 주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저소득층, 어려운 사람들이 당연히 더 많죠. 그 두 가지 양면이 동시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두 가지를 적절히 배합해서 일부는 소득 지원 측면에서는 저소득층 또는 소비 승수 저소득층에게, 그 외에 경기 진작 목표의 측면에서는 공평하게, 또 한편으로는 소비 승수를 좀 더 고려한 그런 쪽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기재부나 관련 부처에서 이런 점들을 잘 고려해 주신 것 같습니다. 이따가 구체적으로 보기로 하고요.
또 한 가지는 이런 것을 관련 부처에서 신경을 써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연간 민원 양이 제가 알기로는 한 천수백만 건 되는 것 같습니다. 계속 늘어나겠죠. 그런데 이 천수백만 건의 민원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중복 민원이, 여기도 하고 저기도 하고 이렇게 하거든요. 또 반복 민원인 경우, 민원 내서 처리 결과를 받았는데 불만해서 또 내는 경우, 이게 막 쌓여서 너무 많아졌어요. 정부의 업무 처리 양도 늘어나고, 국민들의 불만도 크고, 민원을 해소해야 되는데, 들어주든지 아니면 안 되는 것을 명확하게 알려서 포기하게 하든지 해야 되는데, 계속 미련을 가지고 계속 반복하거나 또는 중복되게, 중앙정부에 냈다 지방정부에 냈다 검찰에 냈다가 행안부에 냈다가 국민권익위에 냈다가 아니면 방통위에 냈다가, 시장, 군수한테 냈다가 그러잖아요. 이게 사회적으로 낭비가 너무 많습니다. 또 하나는 우리 국정이나 행정이라고 하는 게 우리 국민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고 또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국민들에게 필요한 일을 하는 것인데 본질적으로, 그런데 이 민원이라고 하는 걸 우리가 대할 때 귀찮은 일 또는 없으면 좋을 일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죠. 그래서 경시합니다. 그러면 피하죠. 근데 저는 그러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라고 하는 게 헌법의 대원칙이고, 국민이 원하는 것이 부당하지 않다면 다 들어줘야죠. 그게 부당하다면 부당함을 알려서 설득해야죠. 엄청난 에너지가 민원에 소모되는 것 같아요. 이 문제들을 좀 신속하게, 사실 똑같은 민원을 처리해도 신속하게 하느냐, 지연되느냐 그건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는 민원에 반응을 하느냐, 무시를 하느냐, 이것도 큰 차이를 빚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떤 민원에 대해서 신속하게 반응하고, 반응을 해 주고, 또 가능하면 신속하게 반응해 주고, 설득도 충분히 하고 이랬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민원의 총량을 줄였으면 싶습니다.
제 자랑하는 것 같아서 그렇긴 합니다만 제가 성남 시장 취임하던 첫해에 무작위로 동네 동 순시를 하면서 모았던 민원들이 있어요. 첫해는 분량이 이만큼 됐습니다. 제가 종이를 하나씩 다 나눠주고 다 쓰라고 했죠. 그런데 제가 퇴임하던 해에는이만큼 줄었어요. 다 해소된 거죠. 미리 들어주기도 하고, 방법은 아주 다양하게 저희가 구사해 봤는데, 어쨌든 국민들이 정부, 행정으로부터 무시당했다, 소외 받고 있다, 억울하게 처분받았다, 해 줘야 될 것을 안 하고 있어서 배제됐다,이러한 생각을 하지 않도록, 이 방법을 최대한 찾으면 좋겠어요. 처리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 시간도 좀 줄여 주시고, 안 되면 안 된다고 솔직하게 설명을 해 주세요. 제가 경험해 본 바에 의하면 우리 국민들께서 민도가 매우 높아 가지고 안 되는 것을 생떼를 쓰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아요. 설명이 부족해서 그래요.
한두 시간, 두세 시간씩 신뢰할 수 있는 사람, 권위 있는 사람이 정말 진지하게 설명해 주면 거의 다 수용합니다. 대개 마지막에 울어요, 고맙다고. 그리고 미리 설명을 잘해 줬으면 내가 이렇게 몇 년 동안 끌려다니면서 생고생 안 했을 텐데, 다 될 것처럼 얘기해 가지고 미루는 바람에 조금만 힘 더 쓰면 될 줄 알고 이렇게 휴가 내고 몇 년 동안 쫓아다닌 것이 너무 억울하다고 그런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더라고요. 진지하게 민원을 대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많은 안건들 준비해 주셨는데같이 의논해 보시고요. 다시 한번 제가 없는 시간 동안에 큰 무리 없이 국무에 잘 임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