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엄지민
안녕하세요. 엄지민입니다.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팩트추적! 지금 시작합니다.
【인트로】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정국이 몰고 온 헌정사상 두 번째 조기 대선.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뒤 두 달간의 치열한 선거전 끝에, 마침내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 (지난 6월 4일) :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그러나 눈 앞에 펼쳐진 대한민국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정치권은 여전히 대립과 반목을 거듭하고 있고, 양극단으로 나뉜 사회는 좀처럼 갈등의 골을 메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윤태 / 고려대 공공정책대학 교수 : 경제 양극화가 너무 심각하고 사회 계층 간의 불평등이 커져서 차별하고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 문화가 너무 커졌고요.]
우리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도 갈수록 짙어지고 있습니다.
부진의 늪에 빠진 내수와 투자, 그리고 고용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탄'과 '미국 우선주의'에 더욱 휘청이고 있습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 (0137) : 트럼프 정부가 주장하는 것은 경제와 안보의 공공재, 경제와 안보의 기존 질서를 완전히 변환시키겠다….]
대내외 발 격랑의 파고가 휘몰아치는 가운데 다시 출발선에 선 대한민국.
변화와 재도약을 향한 염원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합니다.
[성승모 / 서울 연희동 : 정치가 똑바로 되면 경제, 안보도 나는 제대로 간다고 봐요.]
[이상혁 / 서울 신림동 : 미국도 관세 정책 같은 것도 불안정하잖아요. 그런 거에 있어서 좀 유연하게 대처해 줬으면 좋겠다….]
[김주용 / 서울 연남동 :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경제가) 많이 힘들었는데 앞으로는 굉장히 좀 힘 좀 써줬으면….]
기대와 희망 속에 첫걸음을 내디딘 이재명 대통령.
국민은 이제 그의 비전과 약속, 그리고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
▶엄지민
오늘의 팩트체커, 안동준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 기자, <팩트추적>은 대선이 치러지기 전 2주 동안, 서울 남산과 국회에서 후보들의 공약을 집중 점검했는데요.
선거가 끝나고 오늘은 이렇게, 광화문으로 나온 이유가 있겠죠?
▶안동준
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장소로 이곳을 먼저 떠올리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역사적, 정치적 의미뿐만 아니라 사회적 '공론의 장' 역할을 한 상징성 때문일 텐데요.
<팩트추적>은 바로 이 광화문 광장에서 야심 차게 닻을 올린 새 정부의 과제와 시민들의 바람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 VCR - 1 】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반년 동안 이어진 국정 혼란.
난맥상에 마침표를 찍고 '대한민국호'의 방향타를 잡은 이재명 대통령의 어깨에는 시민들의 소망이 놓여 있습니다.
[안동준 / 기자 :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와 바람을 들어보기 위해 이곳 거리에 나왔습니다. 우리 국민은 어떤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요? 그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작은 종이에 간절한 희망을 꾹꾹 눌러 담는 시민들.
천진난만한 아이도 사뭇 진지하게 자기 생각을 적어냅니다.
[김아연 / 서울 장안동 : 모든 사람이 행복하면 나라가 더 좋아질 것 같아요.]
상식이 통하는 나라, 불안하지 않고 모두가 행복한 나라….
하나같이 소박하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바람들입니다.
[주정택 / 서울 연남동 : 상식이 당연시되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상식이 당연시되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썼습니다.]
[김학진 / 서울 영등포구 : 갈등 없는 나라랑 좀 살기 행복한 나라 만들어 달라고 적었습니다.]
[정승인 / 서울 연남동 : 가진 사람이든 안 가진 사람이든, 지역적인 차이든 뭐든 간에 모두 다 자기 자리에서 행복하게….]
내 편과 네 편으로 갈린 사회적 균열의 원인이 정치권에 있다는 쓴소리도 쏟아졌습니다.
[김진혁 / 서울 장안동 : 너무 나라가 이렇게 분열되다 보니까 서로 견제한다기보다는 그냥 자기편만 만드는….]
세대 간 갈등보단, 서로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와….
[김지선 / 경기 수원시 율천동 : 40대, 50대분들도 같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그렇게 작성했던 것 같아요.]
[김영희 / 서울 연남동 : 지금은 대학을 나와도 취업 잘 안 돼서, 청년들이 너무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사회적 약자와 북한 주민의 인권 등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습니다.
[남규아 / 경기 김포시 사우동 : 분단의 현실에서 북한 주민들이 많이 고통받고 있는데, 이거에 대해서 저희가 많이 느끼지 못하고 지내는 게 아닌가….]
【스튜디오】
▶엄지민
인터뷰에 미처 담지 못한 다른 분들의 바람도 소개해 주세요.
▶안동준
시민 43명이 <팩트추적>에 남긴 글을 직접 가져와 봤는데요.
'진짜 민주주의, 경제 성장, 공정 분배'를 당부한 분이 있었고요.
'사회 갈등'을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청년 취업, 군인 복지, 자녀 양육 등 다양한 바람을 적어주셨습니다.
▶엄지민
쭉 살펴보니 경제 관련 이야기도 보이는데, 역시 먹고사는 문제를 빼놓을 수 없죠?
▶안동준
맞습니다. 민생 경제 회복을 바라는 목소리가 컸는데요.
이런 경향은 '여론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대선 전인 지난 4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 동안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를 보면요.
유권자의 절반가량인 48%는 차기 대통령의 국정 우선 과제로 '경제회복‧활성화'를 꼽았습니다.
국민통합과 갈등 해소는 13%로 뒤를 이었습니다.
▶엄지민
'경제를 살려달라'는 메모가 특히 눈에 띄었는데, 상당수 국민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네요.
▶안동준
네, 끝 모를 경기 침체에 '더는 버티기 힘들다'라며 고충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 VCR - 2 】
서울 공릉동에서 자그마한 카페를 운영하는 3년 차 사장 조예은 씨.
45개월 된 아이를 키우며 꿋꿋하게 가게를 운영하고 있지만, 갈수록 삶은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원두값 등 각종 물가가 3년 새 무섭게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조예은 / 자영업자 : 남는 게 없어요. 진짜 지금 마음은 아기 유치원비 벌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아르바이트 비용이라도 아끼려고 오후 6시에 문을 닫았지만, 곧 악순환으로 돌아왔습니다.
영업시간 단축으로 손님이 줄면서, 덩달아 매출까지 감소한 겁니다.
가게를 접어야 하나 고민하는 날은 그만큼 늘어갔습니다.
[조예은 / 자영업자 : (순 매출이 기대 매출보다) 50% 밑이에요. 그리고 정말 이렇게 말하면 너무 속상한데 한 번은 그냥 너무 멍 때리다가 그냥 집에 간 적도 있어요.]
비슷한 처지에 놓인 자영업자는 비단, 조 씨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2023년 기준 '연간 폐업 신고 사업자'는 100만 명에 육박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064조 4천억 원으로, 이 가운데 연체액은 18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두 수치 모두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규모입니다.
[양창영 /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 : 사실상 특정 계층이 감당하기 어려운 어떤 그런 한계 상황에 놓여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영세 자영업자들 같은 경우에는 코로나 시기에 정책 자금을 지원받았던 그 부채들이 여전히 해소가 안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비 여력을 좌우할 가계대출은 올해 1분기 기준 1,800조 원을 넘어, 내수 부진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나마 믿었던 수출마저 트럼프 2기 행정부 발 '고율 관세'와 '미국 우선주의'에 발목이 잡히고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경제 위기의 위중함은 추락한 성장률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 즉 GDP 성장률이 0.8%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망이 맞는다면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세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4번째로 1% 미만 성장률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지난 5월 29일) : 먼저 금년 경제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 1.5%를 큰 폭 하회하는 0.8%로 전망하였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눈앞의 현실은 험난합니다.
자동차와 배터리,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은 경쟁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고, AI 등 미래 신성장 산업은 아직 확고한 우위를 다지지 못했습니다.
저출생‧고령화로 일할 사람은 줄고, 복지 부담은 커지면서 경제 전반의 활력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지난 5월 29일) : 경기를 부양하면서도 어디다 할 건지 어느 정도 할 건지 과거의 잘못을 다시 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할 건지 이런 것들이 새 정부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
【스튜디오】
▶엄지민
벼랑 끝에 선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새로 출범한 정부가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야 할 것 같은데, 복안이 있나요?
▶안동준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가계와 소상공인의 활력을 증진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 강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코로나 정책 자금 대출 채무조정과 12‧3 비상계엄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지원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AI 예산 비중을 선진국 이상으로 늘리고, AI 민간 투자 100조 원 시대를 열겠다고도 했습니다.
취임 직후 첫 일성에서도 민생 경제를 다시 일으키겠단 각오를 다졌습니다.
[취임 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 (지난 6월 4일) :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불황과 일전을 치른다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 TF를 곧바로 지금 즉시 가동하겠습니다.]
▶엄지민
그런데 장밋빛 청사진을 실현하려면, 재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 같은데요.
▶안동준
네, 정부재정 지출 구조조정과 총수입 증가분 충당 등 공약집의 구상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또 달성할지가 과제로 남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엄지민
경제와 더불어 풀어야 할 숙제는 또 있죠?
▶안동준
탄핵 정국 등으로 깊어진 사회 갈등을 치유하고 국민통합을 이뤄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이재명 대통령과 새 정부에 주어졌습니다.
【 VCR - 3 】
막바지 표심 잡기 경쟁이 한창이던 지난 5월 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강원도 춘천 유세 현장.
한쪽에서 갑자기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응원 피켓을 든 지지자와 일부 행인 사이에 시비가 붙은 겁니다.
[안동준 / 기자 : 선거운동 기간, 전국 곳곳에 있는 유세현장에서는 종종 말싸움이나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지역과 정당을 가리지 않고 다툼 신고 사례가 잇따랐습니다.
경기도 성남시에선 한 남성이 언쟁 중이던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측 선거운동원을 폭행한 뒤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대구의 더불어민주당 유세 장소에선 자동차 경적을 울린 운전자가, 이에 항의하는 선거운동원들을 매단 채 주행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 둘로 나뉜 '거리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극명한 분열을 드러낸 단면이었습니다.
[한상진 /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 극단적으로 진영화 돼 있는 배타적인 정치 현실이 2025년 중순에 맞이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병폐이고 또 암적인 어떤 그런 존재가 아니겠느냐….]
급기야 상대를 악마화하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는데, 정치권의 진영 논리가 이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시민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정승인 / 서울 연남동 : 사실 한쪽으로 치우쳐졌기 때문에 어느 쪽이 더 이익을 보고 반대쪽은 손해를 보고 이러면 이제 결국엔 갈라질 수밖에 없잖아요.]
정치적 양극화와 사회 갈등의 폐해가 갈수록 커지자, 화합을 위한 해법 가운데 하나로 헌법 개정, 즉 '개헌'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후보 시절 개헌 구상을 밝혔습니다.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연임제'로 바꾸고, '대통령 결선 투표제'를 도입하겠다는 내용 등이 핵심입니다.
중간평가를 통해 '책임 정치'를 강화하고, 과반 득표로 당선자를 선출해 민주적 정당성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대통령의 '계엄 선포권'과 '법률안 재의요구권'을 제한하는 등 대통령 권한 역시 축소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난 5월 18일) : 대통령 권한을 남용해서 윤석열 전 정권처럼 친위 군사 쿠데타를 하거나 그런 행위가 불가능하도록 통제 장치를 좀 더 분명하게….]
하지만 권력 구조 개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습니다.
한 선거구에서 국회의원 1명만 뽑는 현행 ‘승자 독식형’ 소선거구제에선 대화와 협치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반론이 나옵니다.
대신 2명 이상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로 전환하면, 고질적인 '지역주의'를 완화할 수 있을 거란 주장이 적잖습니다.
이와 함께 정당 득표율이 의석수 배분의 기준이 되는 '연동형 비례제'를 강화하면,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 관계'를 깰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김윤태 / 고려대 공공정책대학 교수 : 다당제를 구성한다면 현재와 같은 여당이 과반수가 됐다고 해서 독주하는 또 야당은 무조건 결사반대하는 정치가 아니라 여야가 대화를 통해서 상생하는 정치로 바뀔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봅니다.]
물론,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상대를 인정하고 타협하는 성숙한 정치 문화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세대와 계층, 남녀와 노사 등 다른 여러 갈등도 결국, 해결의 첫걸음은 소통이란 걸 이해 당사자와 정책 입안자들은 간과해선 안 됩니다.
[한상진 /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 소통이 돼야 정치가 되는 겁니다. 소통 철학의 부재라고 하는 것이 현재까지 한국 정치를 제대로 발전시키지 못한 중요한 빈곤이 아니었느냐 이렇게 저는 생각을 해요.]
빈곤층과 노인, 장애인과 아동, 북한이탈주민과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 또한 중요합니다.
이들에 대한 지원은 단순히 인권 보호 차원을 넘어, 사회 통합과 공동체 전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주정택 / 서울 연남동 : 우리 주변에 사회적 약자분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 분들이 좀 차별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스튜디오】
▶엄지민
임계점을 향해 가는 사회 갈등과 흔들리는 민생 경제 등 복합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현실과 시민들의 바람을 살펴봤는데요.
대외 여건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죠?
▶안동준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각국의 전쟁, 그리고 북한의 핵 위협까지, 세계는 지금 격랑에 휩싸였습니다.
국제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새 정부의 외교‧안보 도전 과제를 분석했습니다.
【 VCR - 4 】
더욱 강력해진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핵심 무기는 '고율 관세' 카드입니다.
무역 적자 해소와 미국 내 산업 보호 등을 내세워 시작한 관세 전쟁은 전 세계를 혼돈에 빠뜨렸습니다.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5월 30일) : 우리는 (관세를) 25% 인상할 겁니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철강에 대해 관세를 현재 25%에서 50%로 올릴 겁니다.]
그동안 국가 리더십 부재로 정상 간 직접 협상이나 외교적 조율이 불가능했던 대한민국.
미국이 25% 상호 관세 부과 유예 시한으로 제시했던 오는 7월 8일까지, 새 정부가 대응할 시간은 한 달 남짓에 불과합니다.
관세 효력에 대한 미국 법원의 판단 절차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협상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자동차와 철강 등 이미 고율 관세가 부과된 주력 품목에 이어 대다수 수출 기업이 직격탄을 맞게 되는 겁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 : 그간의 강달러로 미국이 굉장히 큰 손해를 보고 있었고, 그로 인해서 자신들이 큰 무역 적자를 보고 있었고. 그 무역 적자 때문에 자신들의 제조업이 다 망가졌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2026년 기준 연간 1조 5천억 원가량인 방위비 분담금을 미국이 더 올려달라고 '공식 요구'할 가능성도 부담스러운 지점입니다.
대중국 견제 수위를 높이는 미국이 아시아 동맹국들을 향해 국방비 지출 증액을 촉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트 헤그세스 / 미국 국방장관 (지난 5월 31일) : 아시아 주요 동맹국들은 북한을 비롯한 훨씬 더 강력한 위협에 직면해 있는데도 국방비를 줄이고 있습니다.]
미국과는 안보, 중국과는 경제를 협력하는 이른바 '안미경중' 전략을 미국 측이 사실상 경고한 가운데, '주한미군 감축설'이 끊이질 않는 것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주변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북한과 대치 중인 우리로선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할 처지에 놓인 셈입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 : 주한미군도 더 이상 북한 위협이라는 단위 위협이 아니라 이것은 중국 위협에 대비한 형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고, 그 안에서의 주한미군의 숫자라든지 기능이 조정될 가능성이 저는 있다고 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전후로 러시아와 밀착한 북한 당국의 행보 역시 눈여겨봐야 합니다.
재래식 무기에선 우리 군보다 열세라는 평가를 받던 북한군이 최근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전력 현대화에 속도를 내는 정황이 포착돼서입니다.
여기에다 날로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 능력은 안보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 IAEA 사무총장 (지난 4월 22일) : 북한 핵 역량과 기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농축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농축 시설이 완공됐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북미 간 핵 협상 재개 여부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핵을 용인하고,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을 논의 테이블에 올리는 건 한국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스튜디오】
▶엄지민
미국은 물론 주변국과 긴밀히 협력해, 튼튼한 안보 환경을 구축해야 할 것 같아요.
▶안동준
이재명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대북 억제 능력은 갖추되,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은 완화하겠다는 소신을 줄곧 강조해 왔습니다.
[취임 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 (지난 6월 4일) : 강력한 억지력으로 북핵과 북한의 군사도발에 대응하되, 북한과의 소통 창구를 열고 대화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공약집에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 아래 북핵 위협을 단계적으로 줄여가겠다는 계획도 넣었는데요.
앞으로 얼마나 구체적이고, 또 실효성 있는 '이행 방안'을 마련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엄지민
다른 난제들도 많은 만큼 어깨가 무거울 것 같아요.
▶안동준
네, 그래서 전문가들은 기대와 희망 속에 출범한 새 정부를, 응원할 때는 응원하고, 잘못한 게 있으면 따끔하게 지적해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주권자의 권리이자 의무, 즉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김윤태 / 고려대 공공정책대학 교수 : 지도자가 다 혼자 결정하고 (시민들은) 투표하는 일이 전부라면 그거는 진정한 의미에서 주권을 행사하는 국민의, 주인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라면 정부의 정책 결정에 목소리를 내고 영향을 미쳐야 된다고 보고….]
▶엄지민
3차례에 걸쳐 준비한 팩트추적 대선 기획 <선택 2025, 약속의 무게>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시청자 여러분의 목소리가 담긴 다른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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