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25센트 동전에 처음으로 한국계 여성의 얼굴이 새겨졌습니다.
장애인 인권 운동가 고 스테이시 박 밀번이 그 주인공인데요.
평생 장애와 인종, 성별의 벽을 넘어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한 그의 삶은,
이제 매일 손에 쥐는 동전 속에 담겨 오래도록 기억되게 됐습니다.
[기자]
지난 2022년부터 미국 조폐국은 특별한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사회와 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특별한 발자취를 남긴 여성 스무 명을 선정해, 25센트 동전 뒷면에 새기는 캠페인인데요.
지난 8월, 열아홉 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된 인물은 고 스테이시 박 밀번.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한국계 동포로, 평생을 장애인 권익을 위해 헌신한 인권 운동가입니다.
새로 발행된 동전에는 전동 휠체어에 앉아 연설하는 모습과 함께 장애인 정의라는 문구가 선명히 새겨졌습니다.
[그렉 도슨 / 미국 조폐국 부국장 : 이 디자인은 밀번의 진정한 모습을 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25센트 동전을 보면 밀번이 단순히 구호만 외친 것이 아니라 심오하고도 전략적으로 목소리를 높임으로써 더욱 포용적인 세상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걸 기억하게 해 줄 겁니다.]
[엘리자베스 배브콕 / 스미스소니언 여성사 박물관장 : 스미스소니언 여성사 박물관이 조폐국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미국 여성을 새긴 25센트 동전 발행 프로그램'은 역사를 우리 일상으로 가져올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의 하나입니다. 이 코인들은 우리 사회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여성들을 통해 우리나라의 이야기를 전해주게 되죠.]
선천성 근육 퇴행성 질환을 안고 태어난 밀번은 십 대 시절부터 장애인 권리 운동에 뛰어들어 유색인종, 성 소수자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했습니다.
2014년에는 오바마 행정부의 지적장애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장애인 정책에 직접 목소리를 보태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2020년, 서른세 번째 생일에 맞닥뜨린 수술 합병증은 그의 삶을 너무도 갑작스럽게 멈춰 세웠습니다.
안타깝게도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그가 남긴 발자취는 미국 사회에 깊은 울림을 남겼습니다.
특히 한국계 인물이 미국 화폐에 처음으로 등장한 이번 사례는 한인사회에도 큰 자부심을 안겨줬습니다.
[미셸 송 / 뉴저지한인회 이사장 : 그분의 희생정신을 이번 기회를 통해서 우리가 다시 한번 새기면서 한인 커뮤니티도 함께하는 장애인과 함께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우리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철 / 미국 필라델피아 : 저도 2살 때 소아마비로 평생 장애를 가지고 살고 있는데 한국 사람들은 물론이고 우리 장애인들도 밀번 박이 쿼터에 새겨진 그림을 보면서 그 삶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고 또 용기를 얻고….]
짧지만 치열한 삶을 살아낸 고 스테이시 박 밀번.
비록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작은 동전 속 그의 얼굴은 한인 사회의 긍지로, 또 사회적 약자를 향한 연대와 포용의 상징으로 우리 일상 속에 오래도록 숨 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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