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남동부, 시리아 국경 인근에 자리한 고대 도시 하란.
무려 15개의 문명이 거쳐 간 이곳은 아시리아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수도 역할을 했던 곳입니다.
이슬람 최초의 대학과 아나톨리아 최초의 모스크, 울루자미의 터가 고스란히 남아있는데요.
4천 년 전 번성했던 하란 대학은 기독교와 이슬람, 헬레니즘 철학이 공존했던 세계 최초의 대학 형태였다고 전해집니다.
이제는 터만 남았지만, 거대한 모스크의 탑과 기둥에 새겨진 화려한 문양은 도시의 영광을 말없이 증언합니다.
하란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풍경, 멀리서도 눈길을 사로잡는 독특한 건축물 '벌집가옥'입니다.
원뿔을 이어 붙인 듯한 지붕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고, 흙과 짚을 섞어 쌓아 올린 집은 수백 년이 지나도 튼튼함을 자랑합니다.
벌집 주택의 창문과 문, 그리고 야외 의자는 하나같이 파란색으로 칠해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현지 해설가 : 집 문과 창은 파란색으로 칠하는데요, 전갈이 파란색을 피한다는 미신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원뿔 모양의 집은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합니다.
빗물이 고이지 않고 공기 순환이 잘 돼 집 안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었는데요.
여름철에는 마당이나 나무 침상 위에서 잠을 자고, 겨울철에는 가축을 집 안으로 들여 함께 체온을 나누며 살아갔습니다.
[임 병 인 / 튀르키예 리포터 : 현재 지금 온도가 45도가 넘습니다. 굉장히 뜨거운 날씨인데 집 내부는 굉장히 시원하다고 하는데 얼마나 시원한지 제가 한번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집 안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이곳은 손님 방인데요.
'샤르크 오다스', 직역하면 '동방의 방'이라는 뜻인데요.
하란 사람들은 손님이 찾아오면 사흘 동안 극진히 대접하며, 가족처럼 맞이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저 또한 따뜻한 차 한 잔의 환대를 받았습니다.
[현지 해설가 : 저희 할아버지는 이 지역 부족장이셨어요. 아내 9명과 자녀 45명이 함께 이 집에서 살았습니다.]
하란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또 하나의 성지 '야곱의 우물'입니다.
메마른 사막에서 우물은 사람과 가축 모두의 생명을 이어주는 절대적인 생명줄이었습니다.
성경에 따르면, 야곱은 이곳에서 훗날 아내가 될 라헬을 처음 만났고, 양 떼에게 물을 먹였다고 전해집니다.
[야곱의 우물 관리인 : 야곱이 이 우물에 와서 라헬을 도와 양 떼에게 물을 먹였다고 전해집니다. 야곱은 이 우물물이 신성하고 예언자들에게 축복받은 치유의 물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인류 문명의 시작점에 서 있는 하란.
수천 년의 시간 속에서 학문과 신앙, 삶의 흔적을 품은 채 오늘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하란 관광객 : 고대 건축물들을 직접 볼 수 있어서 무척 좋았습니다. 하란에 꼭 한 번 와보시라고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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