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이 한국어 학습으로 이어지는 모습, 이제는 낯설지 않은 풍경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택하는 학교가 늘어나며, 한글의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호주의 현실은 다릅니다.
학생 수가 줄면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현지 한국인 교사들이 직접 나섰습니다.
[해설]
지난해 시드니에 이어 두 번째로 코리아타운이 공식 지정된 호주 남부 도시 멜버른.
한인 교육계 종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최근 호주에서 한국어 수업을 운영하는 학교가 줄어드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교사들이 마련한 자리입니다.
특히 멜버른이 속한 빅토리아주의 경우,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한 학교가 4년 전 6곳에서 올해 3곳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현직 교사들은 이런 변화를 피부로 느끼며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위기 극복의 해법을 모색했습니다.
[김 정 익 / 시드니 한국교육원 행정실장 : 전교생 수가 줄어드니 한국어 학습 학생 수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고요. 학생들에게 한국어는 학습 부담이 적고 배우기 쉬운 언어라는 점을 널리 알려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교사들이 주목한 대안은 '방과 후 수업'.
현지 한국인 교사들이 직접 수업을 열어 좋은 반응과 성과를 쌓아가며, 장기적으로는 제2외국어로 채택될 가능성을 높여 보려는 시도입니다.
[이 채 순 / 호주 빅토리아주 한국인 교사회장 : 방과 후 한국어 학습을 시작하면서 그게 활성화됨으로써 현지 학교에서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토론회에서 모범 사례로 소개된 한 한국어 방과 후 수업.
이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조영희 선생님은 정규 수업이 끝나면 한국어 교사로 변신합니다.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학생들의 요청으로 점심시간 틈을 내 시작된 작은 모임은, 학생 수가 늘어나면서 정식 방과 후 수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에리카 청 / 콜링우드 컬리지 10학년 : 수업에서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많은 친구들을 만났고,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저는 이 수업이 너무 좋고 이 수업에 참여하게 해 주신 선생님께 감사해요.]
[니콜 림 / 콜링우드 컬리지 10학년 : 한국에 대해 제가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배웠습니다. 수업이 재밌어서 (방과 후 수업이 있는) 목요일에 학교에 가고 싶게 해요.]
방과 후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한국어 영상 콘텐츠 공모전에서 입상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입소문은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이 성과는 곧 한국어가 정규 과목으로 채택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 영 희 / 호주 고등학교 영어 교사·방과 후 한국어 수업 담당 : 저희가 이렇게 먼저 시작해서 성과를 좀 얻고 나면 학교 측에서도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봐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금 가능성을 보고 이젠 제2외국어로 채택되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한국어 교육을 지켜 내려는 현장의 열정.
그 작은 불빛들이 모여, 큰 희망의 변화를 밝혀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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