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YTN WORLD, YTN KOREAN
■ 진행 : 개그맨 김경식
농경사회였던 옛날에는 ‘정월대보름’이 지나면 한 해 농사가 시작됐기 때문에 설 명절만큼이나 ‘정월대보름’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특히 이날엔 ‘부럼’으로 ‘이박기’를 해야 한 해를 건강하게 난다고 했는데요.
‘부럼’과 ‘이박기’는 무슨 뜻일까요?
부럼’은 정월대보름날 새벽에 깨물어 먹는 딱딱한 열매류를 말합니다.
흔히 땅콩이나 호두 같은 걸 먹죠.
호남 등 지방에 따라 ‘보름’이나 ‘부름’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잘못된 표현입니다. ‘부럼’이 맞고요.
한자어로 종기 ‘종’자에 열매 ‘과’자를 서서 ‘종과’라고도 합니다.
종기를 이르던 옛말 ‘브스럼’, ‘브럼’이 ‘부럼’으로 변한 것이죠.
그런데 왜 정월대보름에 ‘부럼’을 먹을까요?
우리 조상들은 ‘부럼’을 먹어야 몸에 종기와 같은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믿었습니다.
아마도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피부에 버짐이 피던 옛날에 영양가 높은 견과류를 먹고 피부병에 걸리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또 이 ‘부럼’을 깨무는 행위를 ‘이박기’라고 하는데요.
보통 ‘부럼’을 자기 나이 수대로 ‘이박기’했다고 해요.
우리 조상들은 딱딱한 견과류를 ‘이박기’하면 치아나 턱 관절이 튼튼해진다고 믿었습니다.
'정월대보름엔 부럼을 이박기해서 한 해 농사를 준비한다’
이 말에는 한겨울 동안 추위에 시달리면서 떨어진 영양을 보충하고 체력을 키우자는 우리 조상의 지혜가 담겨 있죠.
그런데 요즘에는 부럼의 대부분이 국산 대신 아몬드나 브라질너트와 같은 외국산 견과류 인기가 높다고 하는데요.
신토불이(身土不二). 우리 땅에서 나는 농산물이 우리 체질에 맞습니다.
정월대보름에는 우리 땅에서 나는 ‘부럼’으로 ‘이박기’ 하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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