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앤팩트] '송파 일가족 사망' 40대 사기 피소...3개월 도피생활
202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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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제(23일) 서울 송파와 경기 김포 등에서 잇따라 숨진 일가족 5명 가운데 숨진 40대 여성은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뒤 최근 몇 달 동안 숙박업소를 전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해당 여성에게 전세 보증금을 빌려줬던 시누이는 기초생활보장급여를 받을 수 있는지 구청에 상담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취재기자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김태원 기자!
[기자]
네, 사회부입니다.
[앵커]
사망한 40대 여성이 사기 혐의로 입건돼 있었다고요?
[기자]
네, 경찰은 그제(23일) 서울 잠실동 아파트 단지에서 떨어져 숨진 40대 여성 A 씨의 금전 문제가 비극의 시작이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A 씨는 지난 6월, 3명에게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됐는데요,
평소 특별한 직업 없이 주위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거나, 자신에게 투자하면 수익을 내주겠다고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소인들이 주장하는 피해 액수는 2억 7천만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 씨는 경찰 출석 요구를 받았지만 한 차례 불응한 뒤 조만간 추가 소환을 앞두고 목숨을 끊었습니다.
또, 피소 직후부터 석 달 동안 빚 독촉을 피해 초등학생 딸과 함께 숙박업소 등을 전전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사망 당시 수억에 달하는 빚을 지고 있던 것으로 보고,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한 사람들 가운데 남편과 시가 식구들이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일가족이 최근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렸다는 정황도 포착됐죠?
[기자]
네, 경찰은 가족들이 최근 구체적인 자금 사정을 알고 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가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송파동 빌라는 A 씨 친가 소유인데요,
시어머니와 시누이는 집 전세 보증금을 빼 A 씨에게 빌려주고, A 씨 부부가 살던 해당 빌라로 최근 이사까지 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장에선 남편과 시누이가 각각 작성한 유서 2부가 발견됐는데, 가족 간 채권과 채무 문제로 갈등이 있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빌라에는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도시가스 요금 180여만 원이 체납돼, 공급을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습니다.
시누이가 사망 며칠 전 서울 송파구에 있는 주민센터를 찾아가서 기초생활보장급여를 받을 수 있는지 상담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다만, 담당 직원은 가족의 소득이 수급 기준보다 높고, 외제 차를 소유하고 있다는 진술 내용을 토대로 수급 대상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안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경찰 수사는 어디까지 진행됐습니까?
[기자]
A 씨는 그제(23일) 아침 7시 반쯤 서울 잠실동에 있는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떨어져 숨졌습니다.
A 씨의 동선을 추적하던 경찰이 서울 송파동에 있는 빌라와 경기 김포시 호텔에서 A 씨 말고도 일가족 4명이 숨진 것을 추가로 확인한 겁니다.
경찰은 빌라에서 발견된 3명 가운데 남편과 시누이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어머니의 경우, 자녀들에게 살해됐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또, 경기 김포시 호텔에 A 씨와 단둘이 묵었다가 숨진 채 발견된 9살 딸도 A 씨에게 살해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찰 판단입니다.
다만, 이들 일가족이 사전에 극단적 선택에 대해 이야기한 흔적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빌라에서 발견된 3명이 숨진 시점은 A 씨가 숨지기 전날인 지난 22일 오후쯤으로 추정되는데요,
경찰이 통신 기록을 조회해봤더니, A 씨는 숨진 당일인 그제(23일) 오전까지도 남편에게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A 씨를 제외한 4명의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자녀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건 명백한 범죄인데, 최근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5일, 전남 영암군에서 50대 가장이 장애가 있던 20대 아들 3명과 아내를 살해한 뒤 목숨을 끊었고요.
앞서 지난 3월 인천에서도 40대 아버지가 어린 자녀 셋과 아내를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자녀를 살해한 뒤 자살하는 범죄는 실제로 점차 늘고 있는데요,
지난 2018년 7건에서 재작년엔 14건으로 3년 사이 2배나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로 여기는 문화나 집단주의적 인식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염건웅 / 유원대학교 경찰학부 교수 : 내가 낳았기 때문에 이 사람들의 선택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어요. 타인의 생명을 박탈할 권리는 누구도 없죠. 가족에 대한 생명도 박탈할 권리는 없습니다.]
또, 현재는 자녀를 살해한 뒤 자살을 시도한 사람에겐 일반 살인죄만 적용하지만,
비속 살인의 경우에도 존속살인죄처럼 더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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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23일) 서울 송파와 경기 김포 등에서 잇따라 숨진 일가족 5명 가운데 숨진 40대 여성은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뒤 최근 몇 달 동안 숙박업소를 전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해당 여성에게 전세 보증금을 빌려줬던 시누이는 기초생활보장급여를 받을 수 있는지 구청에 상담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취재기자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김태원 기자!
[기자]
네, 사회부입니다.
[앵커]
사망한 40대 여성이 사기 혐의로 입건돼 있었다고요?
[기자]
네, 경찰은 그제(23일) 서울 잠실동 아파트 단지에서 떨어져 숨진 40대 여성 A 씨의 금전 문제가 비극의 시작이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A 씨는 지난 6월, 3명에게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됐는데요,
평소 특별한 직업 없이 주위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거나, 자신에게 투자하면 수익을 내주겠다고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소인들이 주장하는 피해 액수는 2억 7천만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 씨는 경찰 출석 요구를 받았지만 한 차례 불응한 뒤 조만간 추가 소환을 앞두고 목숨을 끊었습니다.
또, 피소 직후부터 석 달 동안 빚 독촉을 피해 초등학생 딸과 함께 숙박업소 등을 전전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사망 당시 수억에 달하는 빚을 지고 있던 것으로 보고,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한 사람들 가운데 남편과 시가 식구들이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일가족이 최근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렸다는 정황도 포착됐죠?
[기자]
네, 경찰은 가족들이 최근 구체적인 자금 사정을 알고 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가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송파동 빌라는 A 씨 친가 소유인데요,
시어머니와 시누이는 집 전세 보증금을 빼 A 씨에게 빌려주고, A 씨 부부가 살던 해당 빌라로 최근 이사까지 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장에선 남편과 시누이가 각각 작성한 유서 2부가 발견됐는데, 가족 간 채권과 채무 문제로 갈등이 있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빌라에는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도시가스 요금 180여만 원이 체납돼, 공급을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습니다.
시누이가 사망 며칠 전 서울 송파구에 있는 주민센터를 찾아가서 기초생활보장급여를 받을 수 있는지 상담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다만, 담당 직원은 가족의 소득이 수급 기준보다 높고, 외제 차를 소유하고 있다는 진술 내용을 토대로 수급 대상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안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경찰 수사는 어디까지 진행됐습니까?
[기자]
A 씨는 그제(23일) 아침 7시 반쯤 서울 잠실동에 있는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떨어져 숨졌습니다.
A 씨의 동선을 추적하던 경찰이 서울 송파동에 있는 빌라와 경기 김포시 호텔에서 A 씨 말고도 일가족 4명이 숨진 것을 추가로 확인한 겁니다.
경찰은 빌라에서 발견된 3명 가운데 남편과 시누이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어머니의 경우, 자녀들에게 살해됐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또, 경기 김포시 호텔에 A 씨와 단둘이 묵었다가 숨진 채 발견된 9살 딸도 A 씨에게 살해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찰 판단입니다.
다만, 이들 일가족이 사전에 극단적 선택에 대해 이야기한 흔적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빌라에서 발견된 3명이 숨진 시점은 A 씨가 숨지기 전날인 지난 22일 오후쯤으로 추정되는데요,
경찰이 통신 기록을 조회해봤더니, A 씨는 숨진 당일인 그제(23일) 오전까지도 남편에게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A 씨를 제외한 4명의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자녀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건 명백한 범죄인데, 최근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5일, 전남 영암군에서 50대 가장이 장애가 있던 20대 아들 3명과 아내를 살해한 뒤 목숨을 끊었고요.
앞서 지난 3월 인천에서도 40대 아버지가 어린 자녀 셋과 아내를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자녀를 살해한 뒤 자살하는 범죄는 실제로 점차 늘고 있는데요,
지난 2018년 7건에서 재작년엔 14건으로 3년 사이 2배나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로 여기는 문화나 집단주의적 인식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염건웅 / 유원대학교 경찰학부 교수 : 내가 낳았기 때문에 이 사람들의 선택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어요. 타인의 생명을 박탈할 권리는 누구도 없죠. 가족에 대한 생명도 박탈할 권리는 없습니다.]
또, 현재는 자녀를 살해한 뒤 자살을 시도한 사람에겐 일반 살인죄만 적용하지만,
비속 살인의 경우에도 존속살인죄처럼 더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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