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 프로축구팀에서 뛰고 있는 손준호 선수가 공안에 체포된 지 엿새 만인 오늘 우리 외교 당국과 영사 면회를 합니다.
손 선수에게 적용된 혐의는 '뇌물수수죄'인데, 이게 어떤 의미인지 중국 연결해서 알아봅니다. 강정규 특파원!
먼저, 현역 국가대표인 손준호 선수가 중국 공안에 체포된 경위부터 정리해 볼까요?
[기자]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한 손준호 선수, 2021년부터 중국 프로축구 산둥 타이산에서 뛰고 있는데요.
자신의 생일인 지난 12일, 상하이 훙차오 공항에서 가족들과 출국하려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됐습니다.
공교롭게도 승부조작 의혹과 관련해 선수단 전원에 대한 참고인 조사가 예정됐던 날이었습니다.
손 선수 측은 가족들과 함께 잠시 한국에 다녀오려고 구단의 승인을 받고 왕복 항공권도 끊어놨는데,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손 손수는 이후 랴오닝성 공안당국에 끌려가 엿새째 형사 구류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중국 형법은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경우, 수사 당국이 24시간 동안 신병을 확보해 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했지만, 실제론 최장 37일까지 연장할 수 있습니다.
[앵커]
엿새 만에 영사 면회가 이뤄지는 게 조금 늦은 감도 있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우리 선양 총영사관이 손 선수에 대한 영사 면회를 신청한 건, 지난 15일 오전입니다.
월요일 중국 측의 업무 개시와 동시에 손 선수의 구금 사실부터 확인하고 곧바로 면회 신청을 넣었다는 건데요.
손 선수의 체포 사실을 알게 된 직후엔 주말과 휴일이라 관련 서류 준비 작업을 해뒀다는 설명입니다.
정리하면, 손 선수 체포 사흘 만에 영사 면회 신청이 이뤄졌고, 중국은 이틀 만에 허가해준 셈인데요.
한중 영사 협정 7조엔 쌍방이 영사 면회를 신청한 지 4일 안에 허가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또, 2021년에 발효된 우리나라 '영사 조력법' 11조는 재외 국민이 체포나 구금된 경우 지체 없이 접촉을 시도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앵커]
오늘 영사 면회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기자]
선양 총영사관은 개인정보 노출을 우려해 구체적인 사항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통상 수사 단계에서의 첫 영사 면회는 우리 재외 국민의 인권침해 여부를 확인하고, 현지 변호인과 통역사 명단 등을 안내해 주는 정도로 진행됩니다.
현지 공안 당국에 공정한 수사와 법 집행을 당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사 관련 사항은 상호 주권 침해 소지 때문에 자세히 알 수 없다는 게 선영 영사관 설명입니다.
[앵커]
현재 공식적으로 드러난 건 손준호 선수에게 '비공무원 뇌물 수수죄'가 적용됐다는 건데, 이걸 어떤 뜻으로 풀이할 수 있을까요?
[기자]
중국 형법 용어를 그대로 쓰면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입니다.
앞서 지난 2009년에도 중국 축구계에 승부조작 척결을 위한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된 적 있는데요.
그때 처벌 받은 축구계 인사 대부분에게 적용된 혐의가 바로 이 '뇌물수수죄'였습니다.
스포츠 승부 예측 도박을 하는 사람들로부터 돈을 받고 일부러 경기에서 져주는 방식인데요.
당시 승부 조작 수사를 주도했던 곳이 바로 랴오닝성 공안국이었습니다.
앞서 체포된 산둥 타이산의 중국 동포 선수 진징다오나 최근 종적을 감춘 하오웨이 감독도 랴오닝 공안국 조사를 받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5회 연속 월드컵 진출 실패의 오명을 안은 중국 축구, 지난해 12월엔 유소년 축구 결승전의 승부 조작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체육 강국인 중국이 유독 축구에 약한 이유로 고질적인 부패가 지목되면서 또 한차례 사정의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