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하는 엄마들] 애 낳으면 애국자라더니, 애국자 이렇게 취급하는 나라 없다

2017.07.14 오후 09:32
[정치하는 엄마들] 애 낳으면 애국자라더니, 애국자 이렇게 취급하는 나라 없다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7월 15일 (금요일)
■ 대담 : 장하나 전 의원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색다른 코너를 선보입니다. 이번 주는 '정치하는 엄마들' 시간입니다. 대한민국 엄마들이 비영리단체인 '정치하는엄마들'이란 단체를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대한민국 엄마들의 눈으로 바라본 정치는 어떤 모습일까요. 엄마들이 정치 일선에 나서야 했던 이유, 한 달에 한 번 이 시간에 그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정치하는 엄마들' 대표, 장하나 전 의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장하나 전 의원(이하 장하나)> 네, 안녕하십니까.

◇ 곽수종> 무섭습니다. 정치하는 엄마들이라고 하니까 제가 실수하면 엄마들에게 큰 소리 들을까 싶어서요.

◆ 장하나> 무서워하지 마시고요. 하시던 대로 하시면 되겠습니다.

◇ 곽수종> 정치 일선에 나선 이유가 무엇입니까?

◆ 장하나> 일단 엄마들 당사자로서 겪는 문제로 독박 육아 아시죠, 아이는 같이 만들어서 낳았는데 키우는 건 엄마만 키우잖아요. 이 문제도 당사자로서 중요하고요. 그 외에 애 키우다 보니까 보육, 교육 정책 또는 보건, 의료 정책, 엄마들이 자기 애만 키우지 않죠. 여성에게는 사실 가족 중에 환자가 생기거나 어르신, 노인 돌봄에 대해서도 엄마들에게 전가되는 영역인데요. 제도들이 엉망이에요. 국가 정책들이. 이유를 보니 당사자 목소리가 반영이 안 된 거예요. 두 가지죠. 왜 당사자에게 안 물어봤느냐, 이것도 문제이고. 또 하나는 당사자들도 목소리를 안 냈던 것도 엄마들의 문제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가 국회 경험도 했었고, 국회의원이기도 했었고 임기 중에 애를 낳습니다. 애를 낳고 엄마가 되어보니 내가 해봐야겠다, 국회의원 아닌 여성 대통령, 엄마 대통령이 있어도 안 되는 거예요. 정치는 정말 당사자들, 시민들 참여 없이는 수준이 높아지기 힘들거든요. 그래서 엄마들이 나섰습니다.

◇ 곽수종> 결국 엄마들이 나서서 엄마들의 목소리를 내고 엄마들이 찾아야 할 지분을 가져가고, 지분이라는 표현이 좀 이상합니다만, 엄마들의 역할에 대한 적당한 대우를 받아야겠죠. 방금 장하나 의원과 말씀 나누는 가운데 아기가 스튜디오 거울에 와서 손을 흔들어서 저도 손을 흔들었습니다. 아이들 키우는 엄마이시잖아요.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 엄마, 아이 키우는 분들, 어떻습니까, 생활이? 불행합니까, 행복합니까?

◆ 장하나> 네, 대본에는 왜 이렇게 다 불행하냐고, 거의 다 불행하다고 봐야 맞습니다. 과장 아닌 것 같고요. 이유가 국가에서 출산율은, 제가 실례를 들어볼게요. 출산율은 걱정 많이 하시잖아요. OECD뿐만 아니라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고 올해도 하락했습니다만, 2016년 출산율 또 하락했는데요. 출산율 국가가 관심을 가지고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산후 우울증 많이 들어보셨죠. 여러 가지 의학적인 보고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산후 우울증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산모의 10~20%가 다 겪는 증상이라고 하거든요. 그러면 한국에서 매년 약 40만 명 정도가 아이 태어나는데, 그러면 최소한 4천 명의 산후우울증 환자가 있다고 봐야 하죠. 그런데 작년 한 해에 산후우울증 진단을 받은 산모가 대략 몇 명일 것 같습니까?

◇ 곽수종> 100명 정도 될까요?

◆ 장하나> 깜이 있으시네요. 그보단 많은데요. 200여 분 됩니다. 그러니까 1%가 안 되는 거죠. 국가가 어떤 질병을 이렇게 전혀 예방 또는 관리를 안 하는. 예방도 안 했지만 치료도 안 했다는 거잖아요.

◇ 곽수종> 엄마 스스로도 인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 장하나> 하나는 인지를 못하는 것도 있지만, 가족들도 내 부인이 힘들어 보이는데 산후우울증이라고 인식을 못하는 게 있고, 또 하나 병원 갈 시간도 없어요. 출산율, 숫자에는 관심이 있고 애 낳은 사람, 산모 인간에게는 관심 없는, 이러한 실례를 말씀드렸는데요. 이 정도면 불행하다고 할 만하죠.

◇ 곽수종> 제가 전철을 타고 오면서 전철을 보면 임산부를 위한 좌석이 있지 않습니까. 자리가 비어서 가서 앉으려고 보니 임신부 좌석이에요. 그래서 제가 안 앉았거든요. 그러니까 60대이신 할머니가 앉으시더라고요. 속으로 할머니께서 임신하셨을까 생각도 했고요. 오른 쪽을 보니 20대 젊은 친구가 앉았더라고요. 저 친구가 남자인데 임신했나, 이런 구름과자를 띠워봤습니다만. 방금 말씀을 듣고 보니 정치하는 엄마들의 첫 주제를 잡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첫 주제를 무엇으로 잡고 싶으십니까?

◆ 장하나> 오늘 첫방송 주제이기도 하고 지난 6월 11일 창립했으니 한 달 정도, 신생 시민단체입니다.

◇ 곽수종> 사무실은 어디에 있습니까?

◆ 장하나> 사무실 없습니다. 말 나온 김에 저희 후원회원 가입하십시오. 사무실 얻겠습니다.

◇ 곽수종> 후원은 은행 계좌로 넣는 거죠.

◆ 장하나> 그렇죠.

◇ 곽수종> 은행 계좌번호 이야기할 수 있나요?

◆ 장하나> 지금 제가 외우질 못해서요. 다음 달에 와서 꼭 공지하겠습니다. 애 키우다보면 기억력도 있던 것도 다 없어지니까요. 떳떳합니다. 어쨌든 창립하면서 우리 정치하는 엄마들이 첫 번째 정부와 국회와 대한민국 정치권에 요구 사항 1번으로 칼퇴근법 통과를 요구했습니다. 칼퇴근법하면 아직도 이름만 들어보셨는데 칼퇴근법 통과되면 칼퇴근 되는지 의아해하시잖아요. 이번 대선 기간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 외에도 유승민 전 대선후보님도 칼퇴근법 본인이 발의도 했고 TV 토론에서 안철수 전 대선 후보께서도 유승민 당시 후보의 공약 너무 좋다고 분위기 훈훈했거든요. 그럴 정도로 여야 할 것 없이 이견이 없는 칼퇴근법이 통과가 쉽지 않겠다고 보고요. 정치하는 엄마들은 엄마들에게 칼퇴근법이 필요해, 이렇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 곽수종> 칼퇴근법도 칼퇴근법인데, 임신하시고 나시면 휴가 받으시잖아요.

◆ 장하나> 출산휴가 말씀하시는 거죠.

◇ 곽수종> 출산하시고 나시면 육아휴직 받으셔야 하잖아요. 눈치 안 받고 받을 수 있나요?

◆ 장하나> 대한민국 육아휴직, 출산 휴가는 정말 유명무실한 제도이고 출산 휴가는 출산 한 사람들이 가는 거지만 육아휴직은 아빠도 가는 거라서 엄마 아빠가 공히 1년씩 다녀오게 되어 있어요. 여성도 못 가는데 남성은 더더군다나 못 가는 거겠죠. 그런데 그렇게 있는 일가정 양립 지원 제도도 시행 안 하면서 출산율 걱정하니까 엄마들이 진짜 우리가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수치 하나만 말씀드릴게요. 공무원의 경우, 교사 공무원의 경우 육아휴직 사용률이 75%입니다. 1년을 다 쓰는지, 일부를 쓰는지는 봐야겠지만 어쨌든 75% 쓴답니다. 그것도 교사가 더 많이 쓴다고 해서 그 안에서는 억울함을 토로하는 분들도 있겠는데 어쨌든 평균이 그렇고요. 그런데 일반, 민간 기업, 사기업 다니시는 분들의 경우 여성만 육아휴직 사용률이 35%입니다. 절반이 안 되거든요. 양극화가 심해요. 애 낳은 것이 임신하고 애 낳으면 주변에서 축하한다, 애국자라고 얘기를 하지만 애국자를 이렇게 취급하는 나라는 없는 것 같아요. 더 심각한 통계 하나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가 육아휴직 쓰는 비율이 1.9%입니다.

◇ 곽수종> 상상도 못 하겠네요.

◆ 장하나> 이렇게 여성 노동자가, 엄마의 다른 이름이 많아요. 엄마도 일을 하면 노동자이고요. 엄마가 청년이지 않습니까. 대개 애를 낳으니 여성들은 청년 정치, 청년 정치라고 말은 하지만 청년 정치도 엄마 얘기를 안 해주고, 여성의 정치에서도 엄마는 후 순위이고, 뭔가 이 사회의 그림자 같은 존재란 말이죠. 그래서 제가 이렇게 뜻이 맞는 엄마들과 정치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겁니다.

◇ 곽수종> 방금 교육공무원 말씀도 하셨는데요. 노동부에서 이러한 공무원 출산 휴가나 육아휴직 대체 인력 활용하잖아요. 그런데 왜 민간 쪽은 안 되어서 그런 거죠? 35%밖에 못 쓰는 게.

◆ 장하나> 지금 가장 핵심은 대체 인력이거든요. 육아휴직 출산휴가, 어떻게 갈 수 있는가. 보통 그렇게 생각하실 거예요. 사장님 눈치 봐서. 또는 육아휴직 다녀오면 승진해서, 직장 내 차별, 불이익 때문에 그것 걱정해서 못 가는 것 아닌가 했는데 남성 노동자는 그런 눈치를 많이 보고요. 설문조사를 제가 한 게 아니라 국책연구기관들 많지 않습니까. 한국노동연구원과 같은 곳 보고서를 보면 육아휴직 못간 1위가 사장님 눈치가 아니라 동료 눈치. 왜냐면 동료들이 제가 일을 안 하면 제 일거리를 나눠서 대체 인력이나 새로운 인력이 내 자리를 육아휴직 간 동안 하는 게 아니라 나머지 동료들이 나눠서 하는 거예요. 대한민국이 장시간 저임금 노동으로 유명하잖아요. 멕시코 다음으로 두 번째로 일을 많이 하는 상황에서 또 일거리 폭탄을 주니까 눈치 보여서 육아휴직을 못 가는 거예요. 공무원들은 어떻게 75%까지 육아휴직을 쓰는지 봤더니 대체인력을 쓰는 게 제도화되어 있어요. 단기간. 1년이면 1년, 2년이면 2년. 한시직 공무원을 뽑아서 그 자리를 메우더라고요. 그러면 공무원들 이것을 다 알고 있는데 본인들만 그런 제도를 잘 쓰고 있고 국민들과 좋은 건 나눠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다 육아휴직 가면 대체 누가 일하냐. 대체 인력이 대체 일하면 된다는 말을 드렸고요. 칼퇴근과 대체인력 의무화 제도, 이건 민간에도 빨리 활성화시키지 않으면 그 걱정하시는 출산율, 그 숫자도 제고되기 힘들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곽수종> 미국에서도 흑인의 참정권이 여성보다 먼저 생겼거든요.

◆ 장하나> 그렇군요.

◇ 곽수종> 어떻게 하면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대통령께 큰소리로 외쳐야 합니까, 어떻게 해야 합니까. 국회로 들어가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 장하나> 들어갔다 나온 사람의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일단 여성 대통령, 엄마 대통령이 되어도 혼자 못 바꾸는 겁니다. 사회를 바꾼다는 게 그래서 제가 엄마들과 함께 우리가 스스로 목소리를 내자, 변화가 생기기 힘들다. 내가 바뀌지 않으면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고 얘기했고요. 제가 잘나서 이러한 흐름을 이끌었다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던졌더니 정말 지금까지 더 많은 경험과 대안과 좋은 정책을 가진 엄마들이 돌파구가 없었는데 같이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됐거든요. 이 참여가 저는 많은 변화를 빠른 시간에 가져올 거라고 생각하고요. 지금 청와대 하고 싶은 얘기, 새 정부에 거는 기대 참 많은데요.

◇ 곽수종> 0582번 님, “민간 기업도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나 쓸 수 있지 소기업은 0%일 겁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앞으로 저와 이야기하시면서, 한 달에 한 번이라는 게 아쉽지만 계속해서 우리 사회를 조금씩 바꿔나가시죠.

◆ 장하나> 저는 여러 가지 다 제쳐놓고 칼퇴근법도 제쳐놓고 일단 엄마와 관련된, 여성노동자 관련 정책을 입안할 때는 당사자들과 얘기를 하시라, 그게 정치 발전의 첫걸음이라는 말씀 드리고 가겠습니다.

◇ 곽수종>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장하나> 네, 고맙습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정치하는 엄마들의 장하나 전 의원이었습니다.
HOT 연예 스포츠
지금 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