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앵커]
오늘 제73주년 광복절과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이 열렸죠.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에 관한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성공회대 최진봉 교수,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과 함께 분석해 보겠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 경축식이 평소와는 다르게 또 색다른 장소에서 열렸는데 그 장소가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이었습니다. 이 장소도 상당히 의미가 있지 않겠습니까? [인터뷰] 그렇죠. 대통령이 직접 밝히셨는데 이게 114년 만에 우리나라 국민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잘 아시는 것처럼 용산 하면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이 군사기지로 활용했던 곳이에요. 그리고 광복되고 나서는 미군이 들어와서 거기에서 주둔하면서 지속적으로 주둔을 했었죠.
그리고 잘 아시는 것처럼 지난해 6월에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고 생태공원을 만들겠다고 서울시가 발표를 했습니다. 그렇다고 보면 대통령 입장에서는 사실 일본이 군사기지로 쓸 때는 우리에게 치욕적인 일이기는 하죠.
그러나 정말 그 역사도 하나의 역사인 것이고 그리고 나서 광복되고 나서는 미국과 한미동맹의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곳이 용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고 또 우리 역사가 광복을 맞이하고 한미동맹이 강화되는 차원에서 봤을 때 용산이라고 하는 기지 자체가 갖고 있는 의미는 우리 국민들에게 두 가지를 다 보여주고 있다.
즉 일제의 아픔, 그 잊지 말아야 될 역사에 대한 그런 역사도 고스란히 갖고 있고 또 한미동맹의 출발점이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고 이런 차원에서 본다고 하면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곳에서 행사를 하는 것이 결국 광복의 의미를 새롭게 다질 수 있고 또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런 판단을 해서 아마 그 자리에서 행사를 연 게 아닌가 이렇게 보여집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경축사를 통해서 문 대통령의 생각을 전달할 수도 있겠지만 이 장소 선정도 상당히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
그렇습니다. 사실 이 지역 용산이라는 곳이 한강도 가깝고 또 경복궁도 가깝거든요. 사실 그쪽이 군사적 요충지로 사용한 게 그만큼 가까운 데 있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사실 임진왜란 때부터 이쪽이 군사기지였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쭉 지금까지 용산의 미군들이 지난 6월달에 전부 다 평택기지로 다 이전했지 않습니까.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용산이라는 지역은 사실 군사적 기지였어요. 그런데 문제는 용산이 처음으로 어떤 면에서 보면 평화의 땅으로 다시 돌아왔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 아마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 광복 73주년을 맞아서 간 것은 이제부터 평화의 출발점 바로 그게 용산에서부터 시작한다, 즉 용산이라는 곳이 우리가 힘이 약해서 왜적들이나 또 다른 청나라라든지 또 미국이라든지 등등에 의해서 강제적으로 사용돼 왔었는데 이제는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결국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것들을 오늘 행사를 통해서 보여주려고 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경축식이 열린 장소의 의미를 짚어봤는데요. 그러면 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내용을 한번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잠깐 들어보시죠.
[문재인 / 대통령 :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닙니다. 오히려 남북관계의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동력입니다. 과거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기에 북핵 위협이 줄어들고 비핵화 합의에까지 이를 수 있던 역사적 경험이 그 사실을 뒷받침 합니다.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어야 본격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현안이 현안이다 보니 남북관계에 대한 얘기들도 많이 나왔는데요. 광복절 경축사에서 가장 눈여겨봤던 부분 어떤 부분인가요?
[인터뷰]
지금 말씀하신 남북관계 관련된 문제도 그렇고 한반도 평화, 경제공동체 이 부분이 사실 중요한 이슈였다고 저는 봅니다. 그러니까 한반도의 평화 정착은 결국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거라고 볼 수밖에 없거든요.
북한의 비핵화가 없이 어떻게 한반도의 평화가 정착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비핵화와 함께 경협은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고 대통령도 그런 관점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다고 봐요.
한반도 평화 정책이라는 말 안에는 북한의 비핵화를 이미 전제하고 있다고 저는 보는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경축사에서 했던 말씀은 결국 우리가 한반도의 평화정책은 남북 간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이렇게 표현하신 거예요.
물론 미국도 중요한 역할을 하죠. 미국이 또 중요하게 비핵화의 중요한 한 당사자이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한반도 비핵화에 가장 많이 영향을 받기도 하고 직접적으로 대화를 하면서 가장 영향을 줄 수 있는 두 당사자는 결국 남한과 북한이에요.
그런 차원에서 본다고 하면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표현, 이런 표현들이 저는 물론 미국을 배제한다는 표현이라고 저는 보지 않고요. 미국과 함께 협력해서 우리 대한민국이 주도적으로 한반도 비핵화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명확한 것 같습니다.
또 북한 입장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물론 북한은 미국이 현존하는 북한의 위협이라고 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와의 관계가 회복되면 사실 한반도 평화 정책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비핵화도 더 자연스럽게 풀릴 수 있을 것이다 하는 차원이라고 봐요.
그래서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교착되거나 아니면 충돌됐을 때 우리가 주도적으로 그 역할을 감당해서 남북 간의 관계가 평화적 관계로 갈 수 있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 이런 내용들이 오늘 경축사의 주 내용이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주도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의미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게도 비핵화와 관련된 행동을 해야 되고 그리고 미국 역시 종전선언 관련한 어떤 행동을 해야 된다라는 부분도 언급했습니다.
[인터뷰]
그렇죠. 사실은 문재인 대통령의 오늘 연설문을 보면 전반적으로 남북관계를 중심적으로 풀어나가겠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전체적인 연설문 안에서 비핵화라는 부분은 딱 한 번 나옵니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부분은. 그렇지만 사실은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밝힌 여러 가지 평화의 구상 자체를 보면 실질적으로 비핵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한치도 진전될 수 없는 사안이거든요.
그리고 남북관계라는 것 자체가 보면 현재 남북관계가 많은 경협에 철도 건설 등등이 있지만 실제로 이런 사안들은 비핵화 문제의 진전과 함께 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오늘 미국 국무부에서 밝힌 게 결국 평화체제라는 것들은 결국은 주된 관심은, 미국의 관심은 결국 한반도 비핵화다.
우리의 관심은 평화 체제도 중요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밝힌 게 뭐냐하면 종전선언과 평화 체제 그걸로 이어지는 전반적인 로드맵들을 제시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여기서 조금의 뉘앙스 차이는 좀 있는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남북관계를 중심적으로 풀어나가면서 비핵화를 추구하겠다는 입장인 반면에 일단 북한과 미국은 일단은 북미관계를 통해서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면 지금 우리가 진전되고 있는 남북 간의 여러 가지 협상이나 이런 것들은 어떤 면에서 보면 북미 협상의 진전 결과에 따라 부수적으로 올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지금 미국 같은 경우는 우리의 경협 문제에 대해서 어떤 면에서 보면 상당히 불편하거나 브레이크를 거는 측면이 있는 것이고요. 왜냐?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관계가 너무 속도를 과속할 경우에 비핵화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대신 지난번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은 왜 자꾸 미국의 눈치를 보느냐, 빨리빨리하자고 촉진하고 있는 것이죠. 거기에서 아마 우리 정부의 딜레마가 있지 않는가. 남북관계에 속도를 내면 비핵화 문제가 자칫 뒤로 뒤처질 수 있고 또 비핵화 문제를 너무 따라가게 되면 남북 관계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고. 이런 딜레마가 오늘 연설 속에서 나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오늘 평화라는 단어도 21번이나 언급되면서 가장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그다음으로 언급했던 단어가 경제라는 부분이거든요. 경제와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주력하겠다는 얘기일까요?
[인터뷰]
아무래도 한반도 평화, 경제를 연결시켜서 말씀하시다 보니까 경협 문제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을 텐데.
[앵커]
평화가 경제다라는 얘기도 하셨습니다.
[인터뷰]
그렇죠. 그런 얘기를 한 거죠. 사실은 경제와 평화는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요소라고 봐요. 무슨 말이냐면 트럼프 대통령도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관계가 좋을 때 그런 얘기 하잖아요.
북한에다가 미국 돈이 투자가 돼서 거기에 무슨 사업을 하거나 리조트를 짓거나 이랬을 때 공격할 수 있겠냐는 거예요. 자기 나라 기업이 거기에 가서 어떤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계가 공격적 관계 이런 관계로 가기가 어렵다는 거죠. 그러니까 평화는 경제와 일정 부분 연관돼 있다.
즉 평화 정착되면 경제도 갈 수 있고 또 경제가 활성화되면 평화도 따라오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거죠. 두 개가 연관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고 하나의 공동체, 남북이 하나의 공동체로 가는 그것이 진정한 광복이다 이렇게 표현하신 것은 결국 장기적으로 보면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경협 부분이지 않겠습니까?
그걸 지렛대로 해서 비핵화를 확실히 끌어내겠다고 하는 관점이라고 봐요. 문재인 대통령이 저런 의미를 자꾸 던지는 것은 북한에게 너희가 정말로 경협을 원하고 경제적인 성장을 원한다면 비핵화는 필수 요건이다.
이건 비핵화가 없이는 그건 이뤄질 수 없다는 부분들은 명확하기 때문에 그걸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북한에 대해서 경협이 중요하고 또 한반도가 경제 협력 공동체가 되면 남북한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이 부분은 명확한 사실이니북한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비핵화에 대해서 진전된 태도를 보여달라는 의미라고 저는 보거든요.
물론 그걸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않으셨지만 남북관계 개선, 비핵화가 결국은 경제협력과 함께 간다고 하는 그런 연결고리를 얘기해줌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가 얼마나 중요한 이슈가 되는지 더 강조했다고 저는 보고 우리 정부 입장에서 사실은 경제적인 분야에서 더 이상 확장될 수 있는 게 제한되잖아요, 지금. 우리가 정말 경제적으로 세계 경제공동체 안에서 할 수 있는 영역은 제한된 부분이 있어요.
왜냐하면 이미 어느 정도 우리가 지형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니까 만약에 남북 간 평화 관계가 되고 남북 통일이 이루어진다고 하면 또 다른 경제 활로를 찾을 수 있는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아마 장기적인 관점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필요로 한다는 요구도 하시면서 남북 관계가 개선됐을 때 남한과 북한 모두에게도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부분들을 메시지로 던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경제협력 일환으로 철도와 도로 연결을 말씀하신 것 같은데요. 그 부분도 한번 짚어주시죠.
[인터뷰]
철도 같은 경우에는 동북아 6개 나라와 미국이 함께하는 그게 우리가 이미 남북 1차 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 얘기가 나왔습니다마는 철도를 우리나라에서 시작해서 유럽이나 아니면 시베리아 통해서 유럽까지 직접 연결될 수 있는 철도를 만들어놓으면 그게 사람이 가는 길이기도 하지만 물류로서 아주 중요하잖아요.
결국은 모든 나라에 도움이 돼요. 우리나라하고 북한뿐만 아니라 그렇게 만약 우리나라에서 출발해서 유럽까지 가는 철도가 연결되면 6개 나라 모두에게 도움된다는 거죠. 그러면 경제벨트가 형성될 수가 있고 물류의 중심으로 서게 되면 결국 모든 나라가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 나라와 함께 협력해서 이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거죠. 결국은요, 요즘은 총칼보다는 돈이 훨씬 더 힘이 있는 시대가 됐어요.
물론 돈 때문에 싸우기도 하지만 그런 차원에서 본다고 하면 이런 나라들이 경제공동체를 통해서 경제적 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줬을 때 그 나라들의 협력을 더 끌어낼 수 있다고 저는 봅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중국 그다음 몽골 이런 나라들이 함께 협력해서 한반도 평화가 얼마나 중요하고 그것이 다른 나라에게 파급하는 경제적 효과도 크다 하는 부분들을 좀 더 강조하기 위해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를 제안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라는 용어도 그렇고 이런 제안은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처음 밝힌 부분이거든요. 이 시점에서 이 내용을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분석해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인터뷰]
아무래도 EU가 사실 시작된 게 결국 EU의 철강, 석탄 동맹 자체가 EU에서 출발해서 나중에는 유럽 경제공동체로 발전했지 않습니까? 경제적 이해관계가 지역통합적 협력체로 발전한 모델이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본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라는 것 자체가 단지 한국과 북한의 평화만이 아니라 실제 주변국에도 이익을 준다라는 측면이죠. 그렇기 때문에 두 나라의 비핵화와 평화 문제는 결국 주변국들의 협조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고 주변국들한테도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라는 걸 강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즉 지금 횡단열차, 종단열차 이런 게 설립된다면 일본이 실제로 우리를 통해서 유럽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중국과 러시아가 결국은 이런 망을 통해서 물류를 하게 된다면 경제적 이득이 충분히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게 바로 동북아에 있는 6개국들이 연합을 해서 실제 이런 경제공동체 즉 철도를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를 만들어나가자는 비전을 제시한 거거든요. 그건 뭐냐하면 결국은 주변국들이 빨리 이 비핵화를 촉진시켜야 된다. 그래야지만이 경제적 효과도 나올 수 있다, 이런 점들을 제시한 거예요.
그래서 앞으로 이런 동북아의 평화 문제가 단순히 안보 문제 차원뿐만 아니라 경제적 이득 이런 차원에서도 촉발시킬 요인이 있다. 왜냐하면 경제가 움직여야지만이 빨리 주변국들이 참여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면에 비춰본다면 그런 큰 구상들을 오늘 밝히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오늘경축사의 내용을 밝히셨는데 그중에서도 또 눈길을 끌었던 것이 여성 독립운동가들에 대해서 상당히 시간을 할애하면서 많은 부분을 언급하셨어요.
[인터뷰]
맞습니다. 사실 독립운동하시는 분들이 대체적으로 보면 일부러 그러지 않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 남성 독립운동가들은 많이 알려진 부분이 있고 또 그분들에 대해서 여러 가지 얘기들도 많이 있지만 여성 독립운동가들이나 이런 분들은 많이 그렇게 알려지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까 대통령께서 일부러 저는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말씀하셨다고 생각해요.
[앵커]
한분한분 다 이름을 거론하시면서.
[인터뷰]
그렇죠. 그만큼 그분들이 하신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지금의 우리가 이런 번영을 누리고 이렇게 우리가 생활할 수 있는 것도 그분들의 희생과 노력 때문이다. 여성 독립운동이 그냥 묻혀 있어서 세상 밖에 나오지 못하는 것은 안타깝다고 보거든요.
그러니까 독립운동 역사를 발굴해낼 때 정말 몇 분만 이렇게 발굴이 되고 또 나머지 분들 중에는 발굴이 안 돼서 잊혀지는 경우도 많고 제대로 보상을 못 받는 경우도 많아요.
국가유공자로 인정도 안 되는 부분도 있고. 특히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왔던 삶을 보면 남성보다는 여성이 좀 더 차별돼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문 대통령이 일부러 저는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얘기를 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여성에 대한 지위, 사회적 지위도 문제가 될 수 있고 또 여성운동가들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것을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여성 독립운동가들도 동일한 혜택과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기회로 삼자는 의미에서 저는 남녀평등의 문제 그리고 여성의 중요성을,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의 중요성들을 강조하기 위해서 일부러 저는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더 부르신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또 반대로 그동안 많이 등장했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언급이라든지 또는 일본과 관련해서 과거 청산에 대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거든요.
[인터뷰]
아무래도 그런 민감성, 만약에 독도 문제라든지 또 위안부 문제라든지 사실은 우리가 항상 8.15을 기점으로 해서 대통령들이 독도 문제를 제기하면 그 이후부터 바로 한일관계가 경색되는 그런 국면이었지 않습니까. 저는 그래서 아마 문재인 대통령이 현실적인 것들을 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차피 이 문제는 이야기한다고 해서 풀리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외교적으로 문제는 이건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대통령이 어제도 사실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직접 만나셨지 않습니까. 국내적으로는 그렇게 이야기하더라도, 외교적으로 이 문제를 쟁점화시키는 것은 지금 현재로서 그렇게 득이 없다. 왜냐하면 지금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결국 일본의 도움도 꽤 필요합니다.
즉 일본이라는 것은 우리의 후방기지로서 역할과 함께 일본도 직접적인 비핵화의 당사자국이거든요. 그렇다면 미국과 일본 등등 주변국들의 여러 가지 입장들 또 미국이 사실 우리에게 계속 일본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원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본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이 사안에 대해서 8.15를 기점으로 해서 독도 문제와 위안부 문제를 제기 안 한 것은 결국은 앞서서 이야기했던 큰 그림들, 즉 한반도 평화에 대한 큰 그림들을 실현하기 위해서 이런 부분들은 현실적으로 풀어가는 게 좋겠다, 아마 그런 외교적 판단을 오늘 했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그런 부분들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지금 현재 시점에서는 더 큰 그림, 말씀하신 것처럼 남북 문제라든지 이런 부분이 있기 때문에 차후에 또 해결할 수 있는 그런 기회로 삼는 게 좋겠다고 보시는 거죠?
[인터뷰]
그렇죠. 이게 결국은 사실은 대통령이 이야기하면 우리가 속이라도 후련하겠지만 외교적 이득은 그렇게 없는 것이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일본이 이 문제를 금방 또 해결해 줄 사안도 아니고. 우리의 자존심을 한 번 더 강조하는 그런 측면이야 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8.15라는 행사가 어떤 면에서 보면 항상 외교 분란의 출발점이 되는 사항이 있어요.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적 메시지는 결국 한일관계를 어떤 면에서 보면 앞으로도 계속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나가겠다, 이런 차원에서 한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73주년 광복절 그리고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광복절 경축사에 대한 의미들을 저희가 분석해봤는데요. 이번에는 다른 이슈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제였죠.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1심 선고에 대해서 여러 가지 해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는데요. 두 분은 재판 결과 무죄를 예상하셨습니까?
[인터뷰]
법적으로는 여러 법률가들이나 변호사들도 그런 얘기 했었어요.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왜냐하면 위력에 의한 성폭행이라고 하는 부분은 증명해내기가 힘들다는 거죠. 그러니까 증거를 명확하게 찾기 어려워요. 두 사람만의 은밀한 공간에서 이루어졌던 성폭행이 어떤 형태의 증거를 남기기가 힘들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진술에 의존하고 다른 사람, 옆에서 봤던 사람들의 진술에 의존하다보니까 그걸로는 명확한 증거를 찾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됐다. 그래서 아마 증거 위주로 가게 되면 무죄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라는 법률가들의 판단이 있었습니다.
그게 어제도 법원에서 그렇게 판단하신 것 같은데 사실 이 문제는 이렇게 은밀한 관계, 은밀한 장소에서 위력에 의해서, 위력이라는 표현은 재판부도 어제 그런 표현을 했어요.
충분히 위력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고 그런 관계라는 건 분명히 얘기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압적 성관계라는 것을 증명해낼 수 있는 증거가 부족해서. 즉 검찰 측에서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이걸 명확하게 인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 김지은 씨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전혀 발휘될 수 없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얘기하면서 이걸 그냥 무죄로 판결을 내렸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더 얘기를 나누겠습니다마는 사실 이 판단 하나만 보게 되면 미투 운동이나 아니면 여러 가지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의 문제를 어떤 형식으로 법적으로 판단할 거냐에 있어서는 논란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사안이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이게 미투 사건에 대한 첫 재판이다 보니까 의미도 더 있고 많은 관심들이 쏠렸었는데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라는 부분을 너무나 좁게 해석한 게 아니냐, 이런 재판부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거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지금 여성단체나 일부에서 계속 판사가 너무 좁게 위력이라는 문제를 해석한 게 아니냐. 사실 우리 법에 보면 위력이라는 것을 폭행과 협박으로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런데 사실은 폭행과 협박이라는 것은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김지은 씨 같은 경우에 있어서는 이런 것들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죠. 사실 판사에 대한 여러 가지 비판은 있을 수 있습니다마는 판사도 모든 것을 자기 마음대로 판결하는 게 아닙니다.
다 법률적 근거와 틀 속에서 할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그래서 어제 조 판사 같은 경우 이 판결문을 141페이지나 되는 판결문을 냈어요. 그건 뭐냐하면 그만큼 고심이 컸다는 이야기죠. 그런 현실적으로 보면 우리의 형법이 사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지 않다. 즉 법률적으로 보면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거거든요.
즉 예를 들어서 우리가 이런 위력 관계에서 표현을 할 때 외국 같은 경우는 반드시 예스라고 이야기해야 만이 그게 성관계 인정을 합니다. 또 노라고 한다면 성폭행으로 바로 인정하는 거죠. 노라고 했을 때 성폭행한다면 반드시 성폭행을 인정하는 거거든요.
이게 분명하게 규정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이게 애매하게 되어 있어서, 오늘도 이야기를 했지만 위력 같은 경우에 폭행과 협박인데 그러면 상사에 의해서 저질러지는 여러 가지 무언의 어떤 또 무형의 협박은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 이게 사실 회사라는 공간 속에서 보면 회사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무형의 위압적 분위기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이 폭로를 통해서 김지은 씨 같은 경우는 자기 직장을 잃을 수 있고 자기가 여러 가지 피해를 볼 수가 있잖아요. 그런 것들은 무형적으로 왜 판단을 못 하느냐. 그건 제가 볼 때 판사의 판단의 문제라기보다는 입법 미비라고 봅니다.
결국 지금 정치권이 이 문제, 즉 형법이나 이런 문제에 있어서 좀 더 세밀하고 이런 미투 운동을 반영해서 좀 더 법 규정을 따라야지 이런 논란이 없지, 사실 이건 어떤 면에서 보면 판사만 비난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앵커]
법적으로 미비한 부분이 있다는 말씀이신데 그런데 지금 김지은 씨 측에서 제시한 증언이나 증거들이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아마 이런 판단이 나오지 않았나 싶은데 반대로 그러면 안희정 전 지사 측에서는 주변 사람들의 진술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김지은 씨를 약간 네거티브로 공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만큼 그렇게 막판에 여러 가지 얘기들이 나왔거든요.
[인터뷰]
그렇죠. 이 재판을 현상적으로 보면 사실 재판의 흐름이 많이 바뀐 게 사실은 안 지사 측의 증인들이 증언하기 시작하고 또 안 지사의 부인이 직접 증언했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실제 이 부분에 대한 위력이라는 것이 어떻게 나타나느냐. 사실 어떤 면에서 김지은 씨가 4차례 성폭행을 당하면서 왜 직접적인 의사를 표출하지 않았느냐.
그리고 부인이 여러 가지 증언을 하면서 김지은 씨가 어떤 면에서 보면 안희정 지사를 좋아했던 것 아니냐 하는 그런 하나의 분위기, 물론 우리가 김지은 씨의 증언을 직접적으로 공개적으로 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런 판단을 한 것 같은데 그런 면도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왜냐하면 주변에서 나온 증인들의 증언들이 일방적으로 김지은 씨한테만 유리한 증언들이 아니었거든요. 그리고 또 김지은 씨가 믿었다는 분의 증언 자체가 보면 그렇게 김지은 씨한테 크게 도움이 안 되는 증언을 했어요.
그런 등등의 증거를 볼 때면 사실 어떤 면에서 보면 그런 증언이나 증거가 실제 안희정 지사의 증언을 덮을 만큼의 확실한 증거가 제시가 안 됐다. 이게 결국은 1심 재판에서 아마 무죄가 난 이유가 아닌가 싶거든요.
물론 항소심 대법원까지 가야겠지만 앞으로 항소심 재판부는 과연 그러면 김지은 씨의 증언과 일관된 진술을 얼마만큼 중요하게 보고 그걸 적극적으로 판단할 것이냐. 여기에 또 달려 있다고 봐야죠.
[앵커]
앞으로 항소심까지 가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단 지금 이번 판결만 놓고 본다면 법적인 문제 미비점에 대해서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상당히 높은 것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
그렇죠. 실제 판결문에도 그 얘기가 있어요. 그러니까 현행법으로는 어쩔 수 없다 이런 표현을 썼어요. 판사가 마지막 판결문에 법적 미비가 분명하다, 이건. 법적으로 이 문제를 좀 더 입법 정책적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지만 지금의 현행법으로는 처벌이 불가능하다 이렇게 얘기를 한 거거든요.
아까 이현종 위원도 말씀하셨지만 외국에서는 노 민스 노예요, 예스 민스 예스고. 그러니까 그건 불변의 진리예요. 다시 말씀드리면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것은 신체적으로 내가 얼마나 저항했느냐. 안 된다고 계속 밀쳤느냐 이 문제가 아니라 말로 예스, 노라고 얘기하면 끝이라는 거예요.
그리고 예를 들면 노라고 얘기해서 본인의 신체적인 위해를 가하는 부분들을 방어하기 위해서 그냥 그대로 있다고 해서 그것이 죄가 안 되는 게 아니라는 거죠. 그런데 지금의 우리 법체계를 보면 그걸 적극적으로 어떤 행동을 통해서 밀어내거나 아니면 아니라는 표현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된다는 거 아니에요.
말로 이거 아닙니까, 싫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걸로 안 된다고 얘기하는 거잖아요. 그렇게 돼버리면 여성들이 항상 위력적으로 봤을 때는 약한 처지에 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니겠어요.
그런 상황에서 그 여성의 발언이나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강압에 의해서. 강압이라는 말은 특별히 여자가 반항하지 않더라도 남성 의사에 반해서 행동하는 것이 강압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 부분이 법적으로 제대로 정비가 안 돼 있어서 안 된다고 하면 이건 바꿔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니, 어떤 상황에서 여성이 자기 신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상황, 또는 위력에 의해서. 다시 말씀드리면 직책상 본인이 어쩔 수 없이 그런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자체도 위력에 의한 성폭행이라고 봐야 하는 거죠. 이런 부분도 미비했다고 보면 법적으로 반드시 처리해서 제대로 바로잡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면 미투 운동하는 사람들이 다 숨게 돼요. 누가 얘기를 하겠습니까? 자기가 얘기해서 정말 어렵게 나와서 자기의 고통스러운 과거를 얘기하고 진술도 하고 그러는데 그리고 나서 이렇게 처벌 못 받고 도리어 무고죄로 고소당하고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이루어지고 있게 않습니까?
조재현 사건도 그렇고 김기덕 사건도 그렇고. 그렇다고 하면 여성들의 입장에서, 피해자의 입장에서 법이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쪽으로 가는 게 맞다. 지금 우리 법이 그게 미비하다면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재판 직전에 안 전 지사가 들어갈 때 기자들이 수많은 질문을 했는데 그때는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라고 하면서 재판정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재판 직후에 안 지사가 어떤 얘기를 했는지 한번 들어보시죠.
[안희정 / 前 충남지사 :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부끄럽습니다. 많은 실망을 드렸습니다. 다시 태어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앵커]
재판정에 들어가기 전에는 아무래도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또 다른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말을 아꼈는데 나와서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라고 하면서 다시 태어나겠습니다라는 이 발언이 과연 어떤 의미인지 해석이 분분합니다.
[인터뷰]
그렇습니다. 저는 이 발언이 조금 묘하게 다가왔습니다. 결국은 어떤 면에서 보면 도덕적으로 정치적으로 사실은 안희정 지사는 사망선고를 받았죠. 그렇지만 법적으로는 무죄를 받았지 않습니까.
만약에 대법원에서 이런 식으로 확정된다고 하면 본인이 다시 태어나겠다는 것은 여전히 정치에 대한 미련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저는 예를 들어서 이런 판결이 나면 가장 먼저 일단 어떤 식이든지 피해자는 피해자 김지은 씨가 아니겠습니까? 김지은 씨에 대한 피해에 대한 사과나 이런 이야기가 없이 자기의 문제로 보고있는 거죠.
법적으로 무죄가 됐기 때문에 나는 결백하다라는 그런 뉘앙스로 비칠 수밖에 없는 것이거든요. 대권 주자까지 꿈꿨던 안희정 지사가 이런 것을 통해서 법적으로 무죄 받은 것은 아까도 얘기했지만 현행법에 대한 미비, 즉 판사가 하는 이야기를 보면 결국 무죄로 판결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밖에 없다는 이야기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이런 이야기가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 우리가 간통죄가 없어졌기 때문에 처벌도 못하고. 그런 상황이라면 안희정 지사가 이 문제를 자신의 재기의 기회로 삼는 게 아니냐는 그런 우려는 솔직히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앞으로 여성운동계나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또 이게 입법화가 되겠지만 그러나 한편으로 봐서는 과연 우리 정치권이 이런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 단지 예를 들어서 여권의 유력 주자라고 해서 이 문제를 덮고 가자고 이야기할 것이냐. 아니면 정치인에 대한 좀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이냐, 정치권의 숙제인 것 같습니다.
[앵커]
저도 피해자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은 부분이 좀 의아했었는데요. 그게 앞으로도 재판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거기에 영향을 미칠까 봐서 걱정하는 거겠죠?
[인터뷰]
저는 그렇다고 봐요. 본인이 지금 주장하는 건 뭡니까? 둘이 연인관계였고 좋아해서 성관계를 한 거지 성폭행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을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만약에 본인이 김지은 씨한테 미안하다고 말을 하는 순간 우리가 볼 때 일반인이 볼 때는 본인이 나쁜짓을 했구나 이렇게 오해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안 했다고 봐요. 물론 만약에 본인이 정말 미안하다면 그런 얘기를 했겠죠. 그런데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다는 것은 본인은 또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어요.
두 사람의 관계가 강압에 의해서 한 게 아니라 서로 좋아해서 연인관계로 발전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 그렇게 주장하려고 하는 것 갖고 그런 얘기를 안 하는 것은 앞으로 있을 재판, 또 본인이 지금 무죄를 받은 상황 아니겠습니까?
무죄 취지의 결과가 계속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본다고 하면 김지은 씨한테 마음속으로 미안한 마음이 있을 수 있지만 겉으로 표현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김지은 씨 변호인의 얘기도 한번 들어볼 텐데요. 들어보고 또 두 분과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장윤정 / 고소인 측 변호인(김지은 씨 입장문 대독) : 제가 굳건히 살고 살아서, 안희정의 범죄 행위를 법적으로 증명할 것입니다. 권력자의 권력형 성폭력이 법에 의해 정당하게 심판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앵커]
김지은 씨의 심경을 변호인이 대신 읽어준 내용인데요. 끝까지 살아남아서 진실을 밝히겠다. 상당히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항소를 한다 하더라도 지금처럼 이렇게 법이 미비하다면 현행법이 미비하다면 앞으로도 그렇게 낙관할 수만은 없는 부분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그렇죠. 단순히 앞으로의 싸움은 김지은 씨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라 여성 전체의 싸움이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물론 법률적 투쟁도 앞으로 계속 하겠지만 사실은 법률적 투쟁을 통해서 사회적 여론을 환기시키고 또 정치권의 입법 미비에 대한 이런 부분을 확인시킨다면 저는 충분히 성과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즉 이것이 하나의 미투운동이 단순히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제도적 법률적 보완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게 아니겠습니까? 그만큼 우리 사회의 성적 민감성이라든지 젠더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런 김지은 씨의 외로운 투쟁, 외로운 싸움 이런 것들을 우리 정치권이 정말 이제는 떠안아야 될 시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정말 이런 상황을 통해서 우리가 법적 미비 사항이 드러났잖아요. 그러면 제발 국회에서 법률로 가지고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이걸 또 정쟁의 요소로 삼고 또 넘겨버리고 넘겨버리고 하면 제2, 제3의 피해자들 나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어떤 모든 것들이 법률로 귀결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이제 우리 국회가 이번 계기를 통해서 일을 할 때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국회에 대해서도 따끔한 질타를 해 주셨는데 그런데 지금 정치권의 반응을 보면 야당에서는 상당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여당에서는 전혀 반응이 없습니다.
[인터뷰]
그렇죠. 아무래도 여당의 유력 대권주자 중의 한 명이었잖아요.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그러면 안희정 지사가 잘했다, 무죄 나왔으니까 박수치고 이럴 수 없는 거죠. 왜냐하면 이게 법적으로는 무죄가 나왔다 하더라도 도덕적으로는 이건 저는 용서받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봐요.
그러니까 여당 입장에서는 당연히 안희정 전 지사와 선 긋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안희정 지사 편들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요. 여당이 그래서도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당이 정말 많은 여성분들의 마음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이죠. 물론 법적으로 다투는 거야 개인적 일이라고 봅니다. 안희정 전 지사가 본인이 본인의 무죄를 밝혀내기 위해서 열심히 싸우는 것을 뭐라고 하겠습니까?
본인이 한다고 하니까 하라고 두겠죠. 그러나 여당 입장에서 이 문제에서 뭐라고 얘기하거나 끼어드는 게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어요. 어쨌든 유력한 대권주자 중 한 분이었기 때문에 그걸 막 비판하기도 애매한 상황이고 그렇다고 해서 편들어주기도 애매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래서 저는 침묵을 지킨다고 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지금 안희정 지사가 모르겠어요. 몇 년 후에 대법원까지 무죄판결 나서 다시 정치적 활동을 재기할 노력을 할 수도 있겠지만 여당 입장에서 받아들이기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의 이슈 성공회대 최진봉 교수 그리고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과 함께 분석해 봤습니다. 두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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