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일 무역갈등 2주째...한미 협의 잇따라

2019.07.11 오후 04:58
■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왕선택 / 통일외교 전문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불거진 한일 갈등. 2주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일본과의 대화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미국과의 협의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이 전략물자를 과거에 북한으로 밀수출했다는 자료가 발견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와 함께 지금까지 상황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일단 일본이 왜 그랬을까부터 먼저 얘기를 한번 해 봐야 될 텐데 사실은 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내 정치용이다, 또 국제 여론용이다. 심지어 오사카보다 판문점이 좀 더 주목을 받으니까 여기에 대한 시샘이다. 여러 가지 얘기가 있었는데 지금까지 나온 얘기만 놓고 봤을 때 객관적으로 보면 어떤 게 가장 유력합니까?

[기자]
기본적으로 일본 정부가 하는 말이 있죠. 일본 정부가 하는 말을 지난 일주일 동안 보면 모호하게 계속 얘기를 하다가 어제, 오늘 사이에 명확해졌습니다. 그것은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 수출관리제도를 정비하는 중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정부가 전략물자를 관리하는 부분에 있어서 좀 의심이 가는 부실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그와 관련된 부분을 정비하고 있다라는 것이 일본의 설명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 정부나 제가 봐도 그렇고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요. 실질적인 원인은 지난해 10월 30일에 있었던 우리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 문제가 있습니다. 그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 판결 문제에 대해서 그것이 일본에게 어떻게 보면 일본 입장에서 보면 불리하게 나왔다 이렇게 보고 일본 기업들이 거기에 대해서 피해를 보고 있다 이렇게 보고 있는 거죠. 그래서 그 일본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차원으로 이번 조치가 나왔다 이렇게 보는 것이 제가 볼 때는 이게 진짜 이유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국내 정치 요인이 있을 수는 있겠는데 선거를 위해서 아베 총리가 이런 카드를 꺼냈다, 이것은 일본 선거 구도, 정세를 보면 굉장히 설득력이 약합니다. 이게 아니어도 아베 총리는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에 아무 문제가 없고 이것이 실제로 선거전에 동원된다고 해도 선거 자체에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라 일반적으로 보수 세력을 결집하는 그 정도의 간접적인 효과이기 때문에 선거 때문에 이런 큰일을 저질렀다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굉장히 떨어집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산업구조 재편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이라고 하는 부분에서는 한국 쪽이 너무 세니까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가해서 일본 산업에 좀 더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보겠다. 이런 차원이라는 설명도 있는데 이 부분도 한국과 일본의 그동안의 반도체와 관련한 분업적 요소, 상호의존 요소가 너무 어떻게 보면 잘 운영이 되어 왔기 때문에. 그리고 어떻게 보면 중국이라고 하는 또 다른 세력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자멸적인 행위가 돼서 설득력이 좀 떨어진다고 봐서 저는 일본의 설명은 사실이 아니고 대신 강제징용 재판 판결에 대한 반발, 그로 인한 한국 정부에 대한 압박이 이번 모든 일의 원인이다 이렇게 진단을 내리고 싶습니다.

[앵커]
처음에는 안보 문제를 얘기하기도 했었고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수출을 규제한다, 이런 주장으로 먼저 근거를 펼쳐나가다가 최근에 와서는 에칭가스의 대북유출 이야기를 꺼내면서 안보 문제를 꺼냈거든요. 이러한 얘기를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겠죠?

[기자]
똑같은 문제입니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 때문에 이런 조치를 했다라고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핑계를 대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조사해 온 결과 국가 안보 문제를 가지고 이런 조치를 했다고 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국가 안보 우려에 대한 사항을 찾아본 결과 불화수소라고 하는 전략물자를 취급하는 데 있어서 한국 정부가 믿음성이 없다고 하는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이죠. 그런 것과 관련된 얘기를 조금 구체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 조금 애매모호하게 하는 경우도 있는데 결론은 국가안보에 대해서 우려사항이 있어서 일본의 수출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라고 하는 이 기본 논리를 다 보강하는 그런 차원이 되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우리 입장에서 보면 논리도 약하고 또 스스로 일본이 자가당착에 빠지는 면도 있고 부메랑으로 일본 기업에 오히려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런 측면도 있습니다마는 일단 태도만큼은, 일본 정부의 태도만큼은 강경해 보이거든요. 태도 변화에 대한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태도 변화를 할 수가 없죠. 그것이 말씀드린 대로 원인 분석을 할 때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인해서 일본의 기업이 구체적으로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한국 정부의 행정조치가 들어가서 일본 기업의 재산이 압류가 되는 그런 상황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런 상황 속에서 일본 정부가 그것을 방치하고 거기에 대해서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는다면 아베 총리는 일본에서 배겨날 수가 없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본 기업 보호라고 하는 차원에서 일본 정부가 물러설 가능성은 없고 다만 이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서 한국과 일본이 협상을 해서 어떤 합의점이 나온다면 그러면 자동적으로 이 문제는 풀리는 거죠.

[앵커]
일본의 강경대응 속에서 변수라고 해야 될까요. 오늘 새로운 자료가 나왔습니다. 하태경 의원이 발표한 자료인데 일본이 오히려 전략물자를 북한에 밀수출했다, 이런 이야기가 있거든요. 어떤 내용이죠?

[기자]
그 내용을 저도 언론을 통해서 봤는데 일본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 자료가 있고요. 거기에 보면 1996년부터 2013년까지 일본의 기업들이 북한에 밀수출한 내용들이 적발이 된 내용이 있어요. 그게 한 30건 정도 된다고 하고요. 그중에 불화수소도 있다. 이런 것을 봤을 때 오히려 일본이 불화수소와 같은 전략물자를 밀수출하는 이런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일본이 지금 적반하장의 태도를 취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하는 것이 하태경 의원의 입장이 되겠습니다.

[앵커]
오히려 지금 보면 대북 밀수출 주장을 했던 일본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드는 대목이 됐는데 어떻습니까? 지금 상황에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자료들인가요?

[기자]
이런 문제는 결국에는 근본적인 이유가 강제징용 배상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은 다 부수적인 변수라고 볼 수 있고요. 그래서 결정적인 변수가 되기는 참 어렵다 이렇게 보고 이 자료 자체가 최근 자료가 아니고 96년부터 2013년까지의 자료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자료는 또 일본 언론에서 한국 정부에 대한 폭로 자료도 또 나와 있습니다. 유사한 자료입니다. 그것도 거의 비슷한 성격이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 정부가 불화수소가 포함된 전략물자에 대한 어떤 부당한 수출행위, 잘못된 수출행위를 한 200건, 300건 정도 적발한 보고서가 우리도 있어요. 사실 우리 정부가 그런 수출관리제도가 잘 돼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면밀하게 다 포착을 해서 적발한 내용들을 다 보고서로 공개하고 있거든요. 이걸 일본 산케이신문이 보도를 한 거예요.

그러면서 지금 하태경 의원이 주장하는 것과 정반대 주장으로 똑같은 케이스를 가지고 정반대의 주장을 한 겁니다. 한국 정부가 전략물자에 대한 관리 부실이 있었고 이것이 외국의 어떤 나라에 밀수출된 사례가 있다. 그러므로 일본이 남한에 수출한 고순도 불화수소에 대한 관리 문제도 부실할 수가 있을 것이 아니냐고 하는 논리로 비약이 되는 것이죠. 그러니까 사실 하태경 의원의 자료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강화시키는 요소가 있지만 또 산케이신문의 보도를 참고한다면 거의 그냥 장군멍군하는 그런 의미가 좀 있습니다.

[앵커]
그렇게 장군멍군하는 구도 속에서 외교적 해법이라든가 우리 정부의 대응이 중요할 텐데 우리 정부는 어떤 식으로 지금 대응을 하고 있죠?

[기자]
기본적으로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근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일본에 협상 제안을 하기는 했습니다. 그것이 한국 기업. 강제징용과 관련된 그 문제 때문에 한국 기업이 이익을 본 기업이라든가 혜택을 본 기업. 또 일본이 거기에 또 책임 있는 기업, 이런 기업들이 공동으로 출자를 해서 이런 피해자들에게 배상을 하는 그런 문제를 협의해 보자라고 하는 그런 제안을 해 놓은 상태인데. 아직 일본 정부가 거기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답변을 보내오지는 않고. 간접적으로 어떻게 보면 거절을 한 거죠. 그런 상태가 지속이 되고 있고 이게 기본 입장입니다.

이게 기본 입장이고 두 번째로는 한국과 일본의 문제는 전통적으로 미국이 개입을 해서 해결되는 사례가 종종 있었고 한국과 일본이 도저히 해결이 안 되는 문제는 아주 큰 문제는 결국 그런 방식으로 해결이 됐습니다. 이것도 그 정도의 중대사안으로 분류할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태도가 중요한 게 아니냐고 하는 인식이 있어요. 그래서 사실 2~3일 전부터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협의를 아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을 하고 있고요. 우리 시간으로 어젯밤에 이미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전화통화를 통해서 강경화 장관은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정확하게 주요 논점을 설명했고 폼페이오 장관은 잘 들었고 이해를 표명, 이해라는 단어를, 이해를 표명했다 이렇게 우리 외교부가 밝혔는데 사실 이런 사안은 굉장히 중요한 사안입니다.

왜냐하면 한국과 일본이 갈등을 일으키고 거의 분쟁 수준에 가 있는데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의 외교장관이 전화를 하겠다고 하는데 미국 국무장관이 전화를 받으면 안 됩니다, 원래. 예전에는 그런 전화 안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한미 간에 계속해서 북핵 문제 때문에 긴밀한 협의체제가 거의 상설화돼 있기 때문에 강경화 장관이 전화를 하니까 받은 거죠. 그래서 사실 이렇게 받으면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일본한테 어려워집니다. 일본에서도 나도 전화를 하겠다. 내 설명도 들어야 된다, 이렇게 오고 그 전화를 받으면 또 몇 분 통화했냐, 이렇게 나올 수도 있고. 그래서 굉장히 불편하기 때문에 원래 안 받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런데 전화를 받았어요. 이것은 한미 간에 긴밀한 협의가 얼마나 탄탄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겠고. 그런 설명을 듣고 나서 기본적으로 미국 정부에서는 잘 경청했다, 그렇게 하고서 끝냅니다. 이렇게 해야 일본에도 할 말이 있죠. 한국에서 원래 다른 것 때문에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굳이 그 얘기를 하니까 안 들을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찬성한 것도 아니고 지지한 것도 아니고 그냥 경청을 했다라고 말을 하는 게 정답입니다. 그래서 공식문서에는 경청했다라고 끝나야 되는데 이해했다고 말을 했습니다. 이해했다고 하는 말은 사실 좀 더 긍정적인 말이고 한국 정부 입장에 대해 이해했다는 것은 한국 정부가 왜 화가 났는지 알겠다, 이 말이 들어 있기 때문에 외교적으로는 한 칸 더 나간 것입니다. 이런 것들은 나름대로 한미 간의 협의가 그래도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요.

이렇게 된다면 미국이 한일관계에 개입을 해서 좀 더 중재를 할 수 있는 그런 의지를 좀 보여준 건데, 그래서 이것들은 조금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과 일본의 문제에 개입해서 미국이 들어가면 양쪽에서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공식적으로 절대로 하지 않고 비공개적이고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미국이 개입을 하게 되겠는데 어젯밤에 통화내용을 보면 미국이 아무래도 일본의 태도를 완화시키는 쪽으로 하지 않을까 이런 전망을 해 보게 됩니다.

[앵커]
미국의 중재 역할도 지켜봐야 되겠고 양자협의 가능성도 계속 타진하고 있기 때문에 그 대목까지 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와 함께 상황 정리해 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기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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