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주 방위비 분담금 협상차 미국에 갔을 때,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에게 내년 4월 총선 전에 북미 정상회담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미국 측에서도 긍정적으로 화답했다며 말했지만, 제1야당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조은지 기자!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 어떻게 확인된 겁니까?
[기자]
오늘 오전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했던 발언인데, YTN이 복수의 참석 의원에게 확인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지난 20일 방미 기간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내년 4월 전에 북미 정상회담을 열지 않게끔 요청했다고 의원들에게 보고했습니다.
비건 대표가 미국도 내년 4월 한국 총선을 알고 있다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도 했다는데요.
다른 한국당 의원은 나 원내대표가 지난 7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한했을 때도 비슷한 요청을 했다고 YTN에 밝혔습니다.
한국당 의원들은 나 원내대표가 황교안 대표가 단식에 돌입하던 날 미국으로 떠나면서 당내 비판이 제기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의원총회에서 방미 성과를 과시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선거를 위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정상회담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한국당 안팎에서 커지고 있습니다
YTN의 보도로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사실인지 의심스러울 만큼 믿기 힘든 말이라면서, 사실이라면 답답함을 넘어 참담하다고 했습니다.
당의 입장에서야 총선이 중요하겠지만, 국가와 국민적 차원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협상이 훨씬 중요하다면서, 총선과 북미 정상회담을 연결하는 것은 일의 경중을 이해하지 못하는 몰상식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바른미래당 강신업 대변인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한 자리에서 방문 목적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면서, 더구나 미국이 지난해 지방선거 전날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선거를 염두에 두고 열렸다는 느낌을 준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북미 정상회담 자체를 열지 말라고 한 게 아니라, 지난해 지방선거 때도 선거 전날에 회담이 열렸던 것처럼 총선 직전에 열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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