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텃밭인 영남권에서 현역 의원들을 무더기로 탈락시킨 미래통합당이 주말에도 막바지 공천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속속 정해진 후보들 가운데 '원조 친박'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공천장을 받아 재기를 노리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우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주말에도 회의를 열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공천에 더욱 속도를 냈습니다.
수도권 3곳의 경선 결과가 발표됐는데 특히, 후보 3명이 경쟁한 서울 용산에는 권영세 전 주중대사가 웃었습니다.
권영세 전 대사는 박근혜 후보 선거대책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대선을 진두지휘하면서 승리를 이끌었고, 정부 출범 뒤에는 주중대사로 발탁됐습니다.
'친박 인사'로 분류되는 이유입니다.
[권영세 / 전 주중대사 (지난달 12일) : 용산이라는 곳이 만만치 않은 곳이니까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내야 한다….]
서울 영등포을에서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을 상대로 19대·20대, 연거푸 패배의 쓴잔을 마신 뒤 자리를 옮겨 재기를 노리게 됐습니다.
권 전 대사 외에 또 있습니다.
'원조 친박'으로 꼽히면서 박근혜 대통령 시절 광역단체장에 당선된 뒤 지난 지방선거에서 자리를 내준 인사들입니다.
인천 남동갑에서는 박근혜 정부 초대 안전행정부 장관을 역임한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유정복 / 전 인천광역시장 (지난달 13일) : 제가 아무래도 인천의 이번 총선을 나름대로 전체적으로 좀 책임성 있게 해야 하는….]
또, 부산 부산진구갑에서도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각각 공천장을 받았습니다.
모두 민주당 현역 지역인데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 반드시 탈환하겠다는 이유를 들어 사실상 '자객 공천'을 한 셈입니다.
하지만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새 인물 수혈에 주력하겠다던 원래 소신과 달리, 인재 영입의 한계와 높은 인지도로 인해 '돌려막기'를 택했다는 말도 나옵니다.
[김형오 /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 갑자기 나오면 이른바 낙하산이라는 소리도 들을 수 있지 않습니까. 경선 과정을 통해서 경쟁력을 스스로 올리고 지명도도 높이는 방법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미래통합당 공천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다 최근 들어 친박 인사 공천, 돌려막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유권자들이 어떻게 판단할지가 곧 총선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YTN 우철희[woo7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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