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4년 만에 다시 여대야소 국회...3당 체제 붕괴

2020.04.16 오전 08:12
■ 진행 : 김영수 앵커, 문지현 앵커
■ 출연 : 김성완 / 시사평론가, 이종훈 / 정치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번 총선 결과에 각 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김성완 시사평론가, 이종훈 정치평론가 모셔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개표가 거의 완료됐죠. 지금 예측된 결과와 상당히 비슷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이 결과, 어떻게 보십니까?

[김성완]
역시 민심은 무섭구나 이런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고요. 국민들의 상식 수준에서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니까 상식과 정치가 그동안에 동떨어져 있었잖아요. 그런데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 결과가 저는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러 가지 얘기들은 조금 이따가 하겠지만 국민들께서는 계속 그동안에 요구를 해 왔거든요.

미래통합당을 향해서. 보수를 향해서 변화와 혁신을 하라고 얘기했는데 결국은 변화와 혁신을 선택하지 않고 투쟁을 선택했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방식들이 결국 국민들한테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요. 마지막에 코로나19 사태라든가 그리고 막말이나 이런 것들이 다 겹치는 바람에 참패에 가까운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앵커]
어떻게 보십니까?

[이종훈]
일단은 위기극복이 우선이다, 이런 생각이 많이 좌우된 게 아닌가 생각이 돼요. 그래도 어느 정도의 중간 평가는 있지 않을까 이렇게 예상을 했는데. 그러니까 중간 평가는 일단 유보하는 쪽으로 이렇게 결정을 내린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민주당이 압승한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통합당 지도부 황교안 대표는 출구조사에서 발표된 뒤에 사퇴 의사를 밝혔는데요. 양당 선거를 이끌었던 이해찬, 황교안 대표 소감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 굉장히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21대 국회에는 지금까지의 20대 국회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장래를 열어가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있는 국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저희를 믿고 지지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코로나와의 전쟁, 경제위기의 대응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것이 지지해주신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황교안 / 미래통합당 대표 :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나라가 잘못 가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우리 당이 국민께 믿음을 드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모두 대표인 제 불찰이고, 제 불민입니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짊어지고 가겠습니다. 저는 이전에 약속한 대로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습니다. 일선에서 물러나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저의 역할이 무엇인지 성찰하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민주당 대표 그리고 미래통합당 전 대표라고 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이제 사퇴 의사를 밝혔던 황교안 대표 인터뷰 보고 왔는데요. 이번 민주당이 압승하게 된 원인, 어떻게 분석하십니까?

[김성완]
그러니까 민주당이 꼭 잘해서 압승했다, 이렇게 얘기하기보다는 미래통합당한테 표를 주고 싶지 않았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이번 선거 패배는 유보된 패배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미래통합당은 이미 국민들한데 탄핵심판을 받고난 뒤에 그 다음에 혁신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하고요.

철저하게 자기 혁신과 자기반성이 전제된 후에 정치를 다시 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하는데 반성하지 않았고요. 그리고 잘못에 대해서 뉘우치는 모습도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갈등하고 내부적으로 세력 다툼을 했고. 그리고 난 다음에 문재인 정부라고 하는 적을 만들어서 끊임없이 증오를 쏟아내는 방식으로 자기 지지층을 다시 결집해 오는 방식의 정치를 해 왔다는 거죠. 그런 면모들을 보면서 국민들은 끊임없이 실망해 왔던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 비호감도가 계속 늘어있는 상황에서 지금 코로나19나 여러 가지 것들이 겹치니까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데요. 왜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냐면 과거 20년 동안 선거에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가장 큰 패배를 당했던 게 2008년이었을 겁니다. 그러니까 그때 총선에서 81석을 얻었거든요. 그러니까 민주당은 그렇게 패배할 수 있지만 한나라당이나 새누리당 같은 경우에는 가장 큰 패배가 121석이었어요.

그러니까 이렇게 패배를 당해본 적도 없고 그리고 승리를 하는 입장에서도 153석이 한나라당이 얻었던 의석이 그게 제일 큰 의석이었습니다. 그런데 180석까지 나왔다고 하는 것은 일종의 단순한 바람이 불거나 아니면 현 정권에 힘을 실어줘야 되겠다는 그런 말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이건 철저히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수가 쇄신하거나 혁신하지 않을 경우에는 마음을 주고 싶지 않다고 하는 그런 결과를 보여주는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방금도 말씀하셨는데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큰 변수 중 하나였어요. 그런데 작년으로 시간을 되돌려 보면 조국 정국이라는, 여권에도 좋지 않은 변수들이 굉장히 있었다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종훈]
그런 점에서 중간평가를 유보했다라고 제가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지금 현 정부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만 내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을 해요. 유보를 한 거죠. 그래서 아마 다음에 있을 선거에서는 그 부분 관련해서 필요하다면 국민들이 평가를 내리지 않을까. 그리고 채찍질이 필요하면 채찍질을 내리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요.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좀 잘한 측면도 있고 그 반면에 미래통합당이 못한 점도 있는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더불어민주당이 잘한 점이라고 한다면 위기 관리를 그래도 잘한 편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공천 잡음이 적었다라고 하는 것, 그런 점이 조금 긍정적으로 작용을 했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 반면에 미래통합당 같은 경우에는 황교안 대표 스스로가 리더십 위기를 많이 겪지 않았습니까? 공천 파당도 한 번도 아니고 두 차례나 있었고. 또 그 공천의 후과이기는 한데 결국은 잘못된 공천을 하는 바람에 후보들의 막말 파동이 있었잖아요. 이런 것들이 선거 막판에 막 몰리면서 이게 수습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그대로 투표가 진행이 됐다라는 거예요.

그래서 결국은 그런 요인들이 결합돼서 이번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이고. 그러니까 이번에 의외로 박빙 지역이 많지 않았습니까? 박빙 지역을 대부분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다 가져가버렸다는 거예요. 그건 무엇을 의미하냐면 결국 막판에 중도층 또는 부동층이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사실 근소한 차이로 다 더불어민주당 쪽으로 손을 들어주는 그런 상황이 벌어진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그렇게 보면 미래통합당이 위기 관리만 잘했더라도 이렇게까지 참패는 안 당했을 거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의석이 저희가 평론가들께서나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통합당이 많이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기는 했지만 이 TK, PK 전통적인 지지층이 있는 곳에서는 그래도 수성하는 분위기였어요. 그리고 또 민주당은 수도권이나 호남에서 선전을 했고요. 이렇게 지역 구도가 강해지는 게 정치문화가 예전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 이런 우려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김성완]
물론 1:1 양당구도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양당으로 결집하는 현상들이 발생했고요. 거기에 일부 지역주의가 저는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꼭 지역주의적인 관점으로만 해석할 문제는 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영남 지역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큰 코로나 위기를 겪기도 했고요. 그리고 선거 막판에 180석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굉장히 위기의식이 작동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양당의 1:1 구도가 만들어진 상황에서 한쪽 정당에 지나치게 힘이 실릴 것 같은 그런 위기감이 작동하면서 우리도 뭔가 힘을 실어줘야 되겠다고 하는 그 반대의 역작용 같은 것들이 생겨난 측면이 있다고 보고요. 그런 측면에서 저는 보수층의 제일 코어라고 할 수 있는 핵심층은 굉장히 결집되어 있는 상태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영남 지역도 일부는 굉장히 결집돼 있는 상황이었는데 선거가 막판으로 가면 갈수록 불안감을 느낀 지지자들이나 아니면 투표층에서 더 많이 힘을 실어줘야 되겠다는 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던 것 아닌가 생각생각이 됩니다. 물론 그 사이에 지역주의가 전혀 없었다고 말씀드이기는 어려운데 왜냐하면 지금 미래통합당에서 얻은 80여 석 되는 의석 중에서 대부분은 사실 영남에서 가지고 간 의석이거든요.

그러니까 영남의 구도가 확실하게 더 확고히 자리잡은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민주당 입장에서도 특히 TK, PK 지역에서 의석을 가지고 오지 못하고 오히려 의석을 빼앗긴 측면에서는 반성해야 될 부분도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그런데 TK하고 PK 같은 경우에는 TK는 그런 성향이 조금 강하지만 PK 지역 같은 경우에는 기저에는 사실은 영남 지역이 우리나라 제조업의 중심이라고 할 정도로 경제에 굉장히 민감한 부분들이 작동하고 있었다는 거예요. 그런 게 사실은 코로나19 사태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굉장히 살기 힘들다고 하는 그런 경제위기 의식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었다. 그러니까 그런 점들이 PK 지역은 좀 더 더 심판을 해야 되겠다고 하는 여론을 만들게 하는 한 요인이었다고도 이 됩니다.

[이종훈]
그런데 우려되는 지점이 분명히 있죠.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에 압승하는 데 결정적인 변수가 된 것이 호남에서 싹쓸이를 했단 말이죠. 이쪽은 다 파랗고 저쪽은 다 분홍색이고 그런 식이 돼버렸어요. 사실은 우리나라 양당정치의 부정적인 요인으로 가장 많이 지적됐던 것이 지역주의하고 또 이게 또 이념적인 것과 연관돼 있어요.

그래서 호남을 기반으로 한 진보적인 정당 그리고 영남을 기반으로 한 보수적인 정당. 이 두 개 정당이 극한 대립을 하고 그런 폐해가 있었던 건데 다시 그게 지금 재현되는 양상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돼서 그 점은 앞으로도 상당히 후유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이걸 극복하는 데 또 많은 시간이 또 걸리지 않을까.

그러니까 사실 지역주의 타파에 앞장섰던 게 노무현 대통령이고 지금 친노, 친문도 마찬가지 그런 흐름 속에서 민주화 운동을 했다고 봐야 되는데 결과적으로 이번 총선을 통해서는 본인들도 원치 않는 방향성에서의 결말이 지어지는 그런 상황을 지금 맞고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김성완]
지역주의에 대해서 제가 조금 잘게 쪼개서 말씀드렸던 이유가 있는데요. 호남의 성격을 좀 더 달리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지난번에는 국민의당한테 힘을 실어줬잖아요. 이른바 녹색돌풍이 일어났단 말이죠. 국민의당 스스로가 자기 정치, 그러니까 책임성 있는 정치를 보여주지 못했어요. 그리고 국민의당이 깨져버렸단 말이에요. 그 중심에 안철수 지금 대표가 있는 겁니다.

그것에 대해서 다시 호남에서 오히려 그렇게 힘을 실어줬던 부분들을 정리하는 작업에 와 있는 것이다, 거꾸로 얘기하면. 그렇게 이해해야 할 측면이 또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리멸렬했던 호남의 세력들이 다시 정리되는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우리가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걸 단순한 지역주의 관점으로만 이해할 수 없는 측면이 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계속해서 통합당 얘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지금 민주당이 압승을 했기 때문에 당내 이낙연 선대위원장이나 이해찬 대표의 위세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황교안 대표는 사퇴 의사를 밝혔지 않습니까?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 체계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어 보이죠?

[김성완]
황교안 지도체제는 이미 흔들렸던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제가 볼 때는. 황교안 리스크가 계속 작동해 왔던 것이고요. 그러니까 황교안 대표로 과연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겠는가라는 얘기가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끊임없이 나왔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얘기는 보수가 혁신하거나 이런 문제를 떠나서 저런 방식으로 당을 끌고 나갔을 때 이게 과연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뭔가 불안감 같은 것들이 작동하고 있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그런 거죠. 지난해 패스트트랙 국면에서도 그랬지만 계속 끊임없이 단식이나 장외투쟁이나 삭발이나 이런 방식으로만 투쟁을 해 왔던 겁니다. 물론 원내에 들어오지 못했다는 한계도 있기는 하지만 원내에서는 당시 나경원 원내대표가 그런 방식을 주도하고 원외에서는 황교안 대표가 그런 방식의 정치들을 꾸준히 추구해 왔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방식으로는 보수가 뭔가 수권정당으로서의 안정감이나 이런 것을 줄 수 없다고 하는 내부적인 비판적인 의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계속 끌고 왔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 상황에서 황교안 대표는 끊임없이 계속 타이밍을 놓쳐가면서 정치를 해 오는 모습들을 보여줬다는 거죠. 그리고 막판에 와서는 결국은 공천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 왔고 결단도 못하고. 그러다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영입하면서 선거를 치렀다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런 방식으로는 결국 황교안이나 아니면 보수층 내부의 중심성이나 리더십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쩌면 황교안 대표가 빨리 대표직을 좀 더 일찍 내려놓고 그러고 난 다음에 선거체제로 돌아섰더라면 조금 더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저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황교안 대표도 물론이고 또 야권의 대권 잠룡으로 불리는 오세훈 후보도 낙선을 했습니다. 그런데 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홍준표 후보나 김태호 후보, 윤상현 후보 등등이 생환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당선이 됐는데요.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돌아올 거라고 보십니까?

[이종훈]
당연히... 홍준표 전 대표 같은 경우에는 이번에 당선되고 난 직후에 곧바로 당에 돌아와서 역할을 하겠다고 얘기를 하는 걸로 봐서 본인이 차기 당권에 다시 도전할 생각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또는 비대위 같은 걸 만드는 과정에서도 자신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 이런 것을 예고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일단 절차가 진행이 돼야 될 테니까 어떻게 될지는 지켜보기는 해야 되겠는데. 지금 미래통합당 입장에서는 1석이라도 아쉬운 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일단 돌아온 사람들 다 받아들일 것 같기는 해요. 그런데 이 무소속이 생환해서 돌아왔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공천이 잘못됐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그런 일이기도 하고 또 그런 공천 갈등 때문에 손해를 본 측면도 꽤 있었다는 거죠.

그러니까 상당히 초접전지 같은 경우에는 무소속으로 일부가 나가면서 표를 잠식하고 그것 때문에 반사적으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유리해지는 이런 상황도 있었다는 말이에요. 어찌됐건 이런 것들을 다 정리를 해 내야 되는 그런 국면인데 그런 측면에서 과연 무소속으로 나갔다가 생환해 돌아온 홍준표 전 대표 같은 분이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분이 중요한 역할을 맡는 것이 과연 지금 현재 국면에서 당을 재설계해야 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될까, 이 부분도 생각을 해봐야 될 것 같고. 어떤 전체적인 방향은 어찌됐건 친박계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것이 분명해졌기 때문에 빨리 비박계를 중심으로 해서 새로운 리더십을 일단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상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저희가 관심 있게 지켜봤던 지역구 얘기를 두 군데 정도만 저희가 해 볼게요. 먼저 대구 수성갑. 김부겸 후보와 주호영 후보가 붙었어요. 여야 중진 의원들이 맞붙었고 경력은 말 안 해도 대단한 분들인데 결국 주호영 후보가 이겼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대구라는 지역 특성도 있을 것 같은데요.

[김성완]
민주당 입장에서는 굉장히 아쉬운 패배일 거예요. 그리고 뼈아픈 패배일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대구에 처음으로 깃발을 꽂았다 이런 얘기를 하고 그랬잖아요. 지난 총선 때 김부겸 후보가 당선되고 난 다음에. 그런데 다시 또 그걸 빼버렸어요. 물론 민주당이 제대로 못한 측면도 저는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TK 지역이 이번에 사실 특히 대구 지역 같은 경우에는 코로나 사태를 겪기도 했었고요. 또 코로나 사태를 겪어가면서 저는 좀 아쉬웠던 점은 미래통합당에서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응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끊임없이 대구를 보면서 메시지를 던졌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대구와 관련해서 우한 폐렴에 관한 문제나 아니면 신천지나 아니면 대구가 마치 다 피해자인 것처럼 이렇게 표현하는 그런 일들을 계속해 왔다는 거예요.

그건 일종의 영남 지역의 표심을 끊임없이 선거와 관련해서 결집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라고 하는 나름의 계산도 저는 깔려 있었을 거라고 봐요. 그런 부분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민주당 입장에서는 말씀하셨던 것처럼 노무현 정신, 지역주의 타파 이 부분을 계속 얘기해 왔던 건데 이번에 그런 것들에 대한 상징성을 잃어버렸다고 하는 측면에서는 굉장히 아픈 패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앵커]
다음으로 저희가 부산 남구을도 짚어볼게요. 부산 남구을이 박재호 후보와 이언주 후보가 붙었어요, 보수 여전사. 여기가 원래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박재호 후보가 그래도 재선에 성공을 했단 말입니다. 이거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이종훈]
그러니까 사실 그런데 이건 어느 정도 예고가 되기는 했어요. 그러니까 뭐냐 하면 이언주 후보 같은 경우에 당도 당적을 바꾸고 그리고 원래 이 지역구가 아닌데 내려오고. 그러다 보니까 사실은 지역에서는 생소한 그런 인물인 거죠. 그 반면에 박재호 후보 같은 경우는 그래도 지역에 조금 공을 들여왔던 그런 부분들이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 차이를 극복하기가 좀 힘들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런 환경적인 조건들 때문에 이번에 이언주 후보가 고전을 했던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일단 다른 정당도 한번 보겠습니다. 일단 정의당은 지역구 1석만 확보할 것 같은데요. 심상정 대표만 확보할 것 같죠. 비례대표는 지금 보니까 3석에서 최대 6석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이 결과?

[김성완]
저는 다른 분들이 여론조사 나왔을 때 한 5%까지 정의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었는데요. 한 10%까지는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을 했습니다. 거의 근접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정의당이 이번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데 굉장히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기대치가 높았는데 그 기대치에 부응하는 의석을 얻지 못했다고 하는 실망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의당은 몇 번의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 기회를 정의당이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보는데요. 그러니까 첫째로는 일단 민주당과 함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던 측면이 있는데 일단 정의당이 그동안에 진보정당으로서의 가치를 잃기 싫다고 해서 독자 노선을 걷겠다고 선언한 부분이 하나가 있고요.

또 하나는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조금 더 정의당이 국민적인 기대심이나 이런 부분들을 좀 반영할 수 있는 정치적 판단이 필요했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판단이나 고려가 조금 부족했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요. 마지막으로는 그렇게 유연하게 선거 전략들을 만들지 못함으로써 지역구에 나가 있는 후보들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방법들이 저는 그래도 여지가 남아 있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창원성산이나 인천 연수을도 마찬가지지만 민주당하고 어
떤 방식으로든 단일화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갈 수는 있었을 텐데 그런 것들에 대한 뒷문을 아예 차단해 버린 상태에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 여지를 갖지 못함으로써 결국은 지역구 의석들을 너무 많이 잃어버렸다, 그런 면에서는 정의당 입장에서는 아쉽고 아픈 패배이기는 하지만 진보 진영이라고 하는, 특히 범민주 진영에서 정의당에게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지. 과거에도 정의당 비례투표를 할 때 상당히 많은 숫자가 교차투표를 하고 전략적 투표를 선택했던 이유는 무엇인지, 이런 부분들을 정의당이 이번 기회에 한번 다시 고민을 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이종훈]
그런데 정의당의 이번에 실패아면 실패라고 이야기를 해야 될 것 같은데요. 거기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책임도 저는 상당히 많다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원초적으로 선거제 개편안을 위해서 사실은 처음에는 정의당과 손을 잡고, 그랬다가 결국은 비례위성정당을 만드는 국면에서는 따지고 보면 토사구팽한 거나 다름없지 않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본인들의 목적을 위해서 정의당을 희생시킨 측면도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당은 손해 볼 것을 알면서도 어찌됐건 마지막까지 비례위성정당에 참여를 하지 않고 끝까지 갈 수밖에 없었던 저간의 사정이라는 것도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해요.

물론 정의당이 제가 보기에 조금 잘못했던 지점은 선거제 개편안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조국 정국에서 조국 전 장관을 옹했다거나 그 바람에 당원 일부가 이탈돼 나가고 그런 과정들을 거쳤던 것이죠. 그때 현실론에 입각해서 그래도 우리가 선거제 개편을 하면 한 20석 정도까지 확보할 수 있을 테니 그걸 위해서 작은 것은 희생하자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그렇게 작은 희생은 아니었던 것이고. 결과적으로 보면 게도 잃고 구럭도 잃고 이런 상황이 돼버린 거예요. 그런 전략적인 판단 부분에서는 정의당 책임이 있는 것은 맞으나 원초적으로 따져보면 더불어민주당의 일종의 갑질 같은 것도 상당히 작용한 결과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김성완]
그런데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말씀을 하나 더 드리고 싶은데요. 그러니까 정의당은 그동안에 정의당으로서의 가치는 민주당을 오히려 정의당이 끌고 가는 방식이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얘기하는 것처럼 무상급식이라든가 무상보육에 관한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의 가치는 다 정의당이 사실은 우리 정치권에 넣어준 것이거든요. 정의당이 그런데 그런 역할들을 지금 못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정의당이 새로운 진보적 가치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정의당이 되어 버렸다. 그런 상황에서 노회찬이라고 하는 정의당의 상징적인 인물이 사라져버렸어요. 선거 막판에 고 노회찬 의원을 다시 호출했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그때는 이미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기 어려운 상황까지 가 있었던 겁니다.

그러니까 정의당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그렇게 크지 않은 것도 정의당의 내부적 원인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정의당이 앞으로 새로운 스타 의원을 키울지 어떻게 할지 모르지만 정의당도 현실정치에 놓여 있는 정당이잖아요. 그러니까 정의당도 현실정치 안에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할 때는 또 해야 되는 겁니다. 과단성 있게 해야 되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민주당하고 한배를 타고 같이 만든 거예요. 만들었으면 거기에서 이른바 위성정당이라고 하는 꼼수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그 부분은 아마 제가 볼 때는 범진보진영 전체가 사실 그 부분이 용납이 안 됐을 거예요.

그러면 정의당이 그때 행동할 때 민주당하고 같이하거나 아니면 민주당한테 다시 우리랑 같이 할 수 있는 방법들을 뭔가 제시하거나 이런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더 나갔어야 하는 측면도 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렇게 하면서 민주당을 끌고 갔으면 오히려 정의당이 더 기대를 모아가면서 진보층의 어떤 선거 전략들을 만드는 데 있어서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도 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정의당은 오히려 더 거기에서 탈각해서 이탈하는 방식으로 나름의 독자노선을 걸었다는 것이죠. 제가 아까 왜 범진보 진영이 정의당의 어떤 부분들을 기대하는지 한번 생각해 봐라, 이렇게 말씀을 드린 것은 결국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안타깝게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 그다음에 거의 참패에 가까운 그런 과정들을 밟아왔고요.

그리고 두 번의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 민주주의가 어떻게 후퇴하는지를 많이 봤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그 후퇴를 다시 겪고 싶지 않다고 하는 게 대체적인 진보 진영이 가지고 있는 공감대라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면에서 정의당 혼자 존재할 수 없고 그렇다면 정의당이 그런 기대심리를 같이 모아가는 방식으로 정치적 선택을 했었어야 할 필요도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총선 관련해서 전문가들과 얘기 다시 이어가겠습니다. 통합당 얘기 다시 한 번 해 보겠습니다. 황교안 대표뿐만 아니라 지금 심재철 원내대표, 그리고 전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의원도 지금 낙선을 했습니다. 통합당 앞으로 당을 재건해야 될 수준인 것 같은데 어떻게 하는 게 좋겠습니까?

[김성완]
12년 전 열린우리당을 보라 이 얘기를 드리고 싶은데요. 2008년도에 대선에 패배하고 난 다음에 이뤄졌던 총선에서 거의 참패를 당했습니다. 그러니까 당시에는 아마 통합민주당이었나 아마 그렇게 제가 기억을 하는데요. 그러니까 완전한... 그때 폐족이라는 말도 다 생겨났고요.

그러니까 일종의 다시 집보의 해체와 재구성이 이뤄졌던 시기였어요, 그때가. 그리고 난 다음에 굉장히 오랫동안 다시 중심성을 확보해 나가는 과정들을 겪게 되거든요. 굉장히 그 과정은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러니까 지금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미래통합당이 친박이나 비박 그리고 잔류파니 복당파니 이렇게 하면서 끊임없이 내부 싸움을 해오면서도 완전하게 깨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패배가 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이번의 패배가 어찌 보면 굉장히 쓴약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지금 지도부나 이런 사람들이 다 낙선을 하고 이러면서 지도부도 교체되고 이런 과정들을 겪겠지만 앞으로 다시 힘들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과정들, 새로운 세력들을 만들어가는 과정들, 세력싸움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가는 뭔가의 당의 새로운 면모들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고요. 그러면 계속 기대감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종훈]
저는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 약간 역설적 승리라는 생각이 좀 하게 돼요. 그러니까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지역주의 타파라든가 이런 걸 위해서 굉장히 거의 헌신하다시피 노무현 전 대통령 같은 경우에 그렇게 노력을 했고 그렇게 정치를 해 왔는데 이번 총선 결과는 의석수는 많이 얻었는데 그 내용면에서 따지고 보면 오히려 지역주의는 더 심해지는... 그리고 국민 대통합하고는 거리가 먼 그런 식의 결론이 나오고 말았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부분에서는 아마 상당히 부담감도 느껴질 겁니다. 그리고 조금 전에 열린우리당 말씀을 하셨는데요. 과거에 열린우리당 실패 경험도 아마 다시금 떠오를 거예요. 그때 잘나갈 때 잘했더라면 사실은 그렇게까지 폐족으로 몰리는 그런 상황이 없었다, 그야말로 잘나갈 때 잘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총선 결과에 절대로 자만하면 안 되고요. 이런 때일수록 더욱더 조심스럽게 접근을 해야 된다. 안 그러면 흔히 하는 얘기로 한방에 훅가는 게 정치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앵커]
이제 마지막 질문 한 개씩 드리겠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가 가지는 의미 총평 한마디씩 부탁드릴게요.

[이종훈]
일단 어찌됐건 국민들은 이번에 이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데 힘을 모아준 것으로 이렇게 일단 보입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거다. 그래서 이제까지 비교적 성공적으로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잘해 왔는데 끝까지 잘해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요. 그런 점에서 일단 이번 선거의 의미가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김성완]
저는 문재인 정부가 짊어진 소금의 무게가 조금 더 무거워졌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요. 자칫 물에 빠지면 다시 나오기 어려울 수도 있다. 훨씬 더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정치가 어떻게 앞으로 이루어져 나가야 하는지 그런 면모들을 지금 집권여당으로서 책임감 있게 보여주고 청와대도 그런 방식으로 좀 정치를 했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야당의 경우에도 지금 이렇게 코로나19 사태 같은 미증유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모습들, 아무리 갈등하고 하더라도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수권정당의 면모들을 하나하나씩 쌓아나가면 충분히 국민들의 기대심리를 다시 되살릴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성완 시사평론가, 이종훈 정치평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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