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에서 배출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통렬한 반성과 함께, 당의 뿌리부터 개조하겠다고 다짐했는데, 당내 충분한 공감대가 이뤄졌는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우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결심을 마침내 실행에 옮겼습니다.
이명박·박근혜, 당이 배출한 두 전직 대통령의 잘못을 사과하기 위해 회견을 자청한 겁니다.
특히, 두 전직 대통령 잘못에 정경유착의 그림자와 국정농단의 죄상도 있었다는 구체적 언급까지 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김종인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통치 권력의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제어하지 못한 무거운 잘못이 있습니다. 저희가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저질렀습니다. 용서를 구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통렬한 반성과 당 혁신도 약속했습니다.
당내 비판을 수용해 문재인 정부의 일방통행도 언급했지만 극히 일부였고,
[김종인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탄핵을 계기로 우리 정치가 더욱 성숙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했는데 민주와 법치가 퇴행한 작금의 정치 상황에 대해서도 책임을 느끼며 깊이 사과를 드립니다.]
10차례 넘게 등장한 사과와 사죄, 용서, 반성 등의 단어는 두 전직 대통령에게 집중됐습니다.
당내에선 미래를 위한 용기 있는 진심이다,
고개를 숙이는 건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힘 싣기가 이어졌지만
입법 테러를 막지 못했다는 통렬한 참회가 옳았을 거라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공감 의견이 다수였지만,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멀찌감치 서 있던 것이 사과에 부정적인 당원들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김 위원장을 돋보이게 했다지만 결국, 혼자 사과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사과 자체는 존중한다면서도 당 차원의 진심 어린 사과인지 의문을 던졌습니다.
[신영대 /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사과와 반성이 진심이라면 이제 행동으로 보여주기 바랍니다. 아울러 김종인 위원장의 사과가 개인만의 반성이 아니라 국민의힘 모두의 반성과 사과이길….]
잘못한 과거와 단절해야만 보궐선거 승리도 있다는 게 김종인 위원장의 입장이지만, 예상보다 강도 높은 사과에 국민의힘은 종일 들썩였습니다.
YTN 우철희[woo7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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