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3월 5일 (금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이상구 복지국가 소사이어트 운영위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4차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안이 발표됐습니다. 총 19조 5천 억 규모로 이번달 임시국회에서 의결될 예정인데요. 그 규모부터 세부 지원 대상과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 논의까지 다양한 의견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번 4차 재난지원금을 재대로 활용하기 위해, 또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방향이 필요한지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함께 말씀 나눌 분 모셔보죠. 이상구 복지국가 소사이어트 운영위원장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상구 운영위원장(이하 이상구): 안녕하세요.
◇ 최형진: 지난 2일 정부가 4차 재난지원금과 고용대책 등을 담은 19조 5천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했습니다. 기재부가 제시했던 금액보다는 규모가 상당히 늘어난 상황이죠?
◆ 이상구: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애초에 민주당에서는 20조 원 규모를 요구했고요. 기재부는 10조 원 규모로 선별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발표는 19조 5천 억으로 발표났지만, 그 중에서 이미 지정예산 4조 5천 억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늘어나는 예산은 10조 원 정도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기재부와 민주당의 15조원 선에서 타협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최형진: 19조 5천억 중에 방역대책에 사용되는 4조 천억 원은 전 국민 무상 백신 접종 관련 예산이죠?
◆ 이상구: 네, 그렇습니다. 백신접종 관련 비용에서 건강보험에서 해준 것 말고 본인 부담 비용, 관련 의사의 처방료, 처치료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최형진: 고용대책에 사용되는 2조 8천억 원을 제외하면 4차 재난 지원에 사용되는 금액이 8조 1천억 원으로, 1차 재난지원금의 절반 수준 정돈데요. 국회 심의과정에서 증액 가능성도 얘기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나온 지원 내용으로 볼 때 증액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현재 적당하다고 보십니까?
◆ 이상구: 일단 국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쪽이 집권 정당이고, 거꾸로 고려해야하는 입장은 기재부니까 중간쯤에서 타협을 봤다고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이번에 8조 천 억 원에는 소상공인 버팀목 자금, 소상공인 전기요금 감면, 근로취약계층 고용안정지원금, 취약계층 생계 지원금 등 소위 맞춤형 지원이라고 하지만, 대부분 선별적 지원으로만 반영되어 있는데요. 애초 당에서는 다수 국민들에게 힘을 내서 버티자는 의미 및 경제활성화를 위해 1차 지원금과 같이 보편적 방식을 고려했는데요. 그게 빠져있고요. 국회 논의과정에서 그런 부분이 반영될 여지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최형진: 항목별로 살펴보면 이전에 없던 지급 대상이 추가됐습니다. 학부모의 실직이나 폐업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들을 비롯해 지자체가 관리하는 노점상, 한계 근로빈곤층 등인데요. 이것만으로 재난지원금 사각 지대를 없앨 방안이 될 수 있을까요?
◆ 이상구: 물론 기존 방법보다 상당히 진전되어 있습니다. 방금 말씀해주신 것에 더해서 프리랜서라고 하는 특수고용노동자와 지금까지 대상이 아니었던 법인택시기사, 방문 돌봄노동자까지 추가되었습니다. 이건 좋은 측면인데, 여전히 포함되지 못한 분들이 많아서 사각지대가 여러 군데 존재합니다. 실직 부모를 둔 대학생은 특별 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지원하지만, 아예 부모가 가난해서 대학에 가지 못한 분들은 빠져있고요. 지하철에서 관리하는 노점상이라고 하지만 등록 안 된 노점상이 더 많거든요. 이런 분들도 한시적 생계 곤란자로 해서 지원받을 수 있게 하는데요. 현장 담당 공무원의 재량으로 지원하게 되니까 사각지대가 더 생길 수 있죠. 정부로서는 최대한 맞춤 지원을 통해 효율적으로 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있기 때문에 현장 일선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사회복지사, 담당 공무원들이 재량권을 더 발휘해 대상자를 더 넓히는 방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최형진: 노점상 관련 이야기 좀 더 해보겠습니다. 정부가 노점상 현실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다는 노점상 운영상인들의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이번 4차 재난지원금은 관리 노점상을 선별 지원하기 때문에 불만들이 나옵니다. 보편지급을 해야 한다는 의견인데, 어떻게 보십니까?
◆ 이상구: 노점상 뿐만 아니라, 이런 부분이 꽤 많지 않습니까?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꽤 괜찮아서 사업자등록도 하고 구청에서 허가 받아서 노점상을 하는 곳은 수입 감소가 증명되는 거예요.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해야 지원대상이 되는데, 아예 형편이 열악해서 사업자등록증도 못 내고 노점 하나 만들어서 하는 분들은 아예 지원대상에서 빠지니까요. 사실 우리가 더 어려운데 왜 빼냐는 불만이 있고, 반면 나는 성실하게 사업자등록증 내고 세금 내며 하고 있는데 왜 우린 빼냐는 반대 의견이 있거든요. 이런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1차 추경과 같이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는데요. 국민들 전체 의견도 우선 가장 취약한 계층부터 먼저 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서 이번에 반영이 안 된 측면이 있고요. 노점상 부분도 가게를 얻어서 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월세와 세금을 모두 내니까, 월세와 세금을 안 내면서 하는 사람들보다는 대우 받아야 한다는 논리도 있지만요. 어쨌든 우리 사회가 고용이 안 되기 때문에 노점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으니까요. 단계적으로 확충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최형진: 사각지대를 없앨 방법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담당 공무원 재량에 맡긴다는 말씀은 어떻게 보면 추상적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한데, 당장 지금이 급한 상황 아니겠습니까?
◆ 이상구: 담당 공무원에게 맡긴다는 것이 정부가 책임을 안 진다는 것이 아니고요. 중앙정부가 할 일이 있고 지방정부가 할 일이 있습니다. 등록을 안 해도 누가 노점상 하는지는 다들 알기는 알거든요. 한시적 생계 곤란자로 지정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아예 노점상으로 나가지 못하니까 그런 부분은 공무원이 한시적 생계곤란자로 지정하면 됩니다. 공무원 재량이나 지자체장의 성향에 따라 그런 부분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적극적으로 하려는 분들도 있는데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하는 사업인데, 실제로 돈이 간다고 해서 낭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나라 안에서 도는 것이니 충분하게 재량권을 줘서 많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요. 더해서 조건 없이 가구 별로 주던 보편적 지원도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 최형진: 이번 재난지원금에 고용대책과 관련된 내용도 포함돼 있죠. 고용 충격 대응 위해 청년과 여성, 중장년층 위한 일자리 27만 5천 개를 마련하겠다는 건데, 이렇게 마련된 자리가 안정적인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이상구: 그런 측면이 있죠.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사라진 일자리가 98만 2천 개입니다. 일을 못하는 분들을 고용해야 하는데, 한시적 재난지원금으로 생계를 보전하는 것은 한계가 있거든요. 이번에 발표된 일자리 내용을 보면 생활 방역에 3만 명, 의료기관, 요양시설의 방역과 소독, 안내 부분에 만 2천 명 등 당장 코로나 대응을 위해 필요한 일자리에 인건비를 지급해야 하니까, 이러한 일자리를 만들고 있고요. 코로나 때문에 묻혀있지만, 지금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유행하고 있거든요. 검역, 방역에도 일자리가 필요한데, 상시적으로 해야 할 부분입니다. 특히 아동 돌봄 인력 보강에 8천 명 일자리를 만들었는데요.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일어난 이유가 CCTV가 많이 없어서가 아니고 교사 수가 적어서거든요. 이런 일자리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한시적으로 시작해도 나중에 영구적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요. 이번 일자리 정책을 안정적이냐 아니냐로 볼 것이 아니고, 일자리라는 명분으로 한시적인 지원과 서비스를 더해주고 그동안 국가가 못했던 부분을 하게 된다는 측면에서 보면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예상할 수 없습니다. 지금 세 달에 한 번씩 추경을 하며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들려오고 있는데요. 증세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들려옵니다. 증세는 국민적 합의가 중요한 사안인데, 위원장님 생각은 어떠세요?
◆ 이상구: 코로나가 아니어도 우리나라는 국가 GDP 대비 국가 지출 규모가 적고, OECD 평균의 반 밖에 안 되는데, 사회복지지출은 3분의 1밖에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국가 지출규모를 늘려야하고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국제 무역이 줄었지 않습니까. 경제의 3주체인 기업, 가계 부분 모두 쓸 여력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돈을 풀어야 하는 시점인데요. 20조 원 푸는 데도 재정건전성 급증하는 것들은 기재부 입장에서는 자랑이 되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한계가 있거든요. 기재부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정치권인데요. 정당들이 이 기회에 나서야 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떼돈을 번 분야가 있습니다. 예컨대 택배 사업은 매출이 3-4배 늘었고, 진단키트 만드는 분야는 한 해 2-30억 수입을 얻다가 10조 원 넘는 수익을 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데서 세금을 제대로 걷을 수 있는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거예요. 그런 걸 포함해 국가의 규모, 정부의 역할에 맞는 재정 규모를 확충할 수 있는 정책을 준비해야 하지 않는가 싶고, 그게 정치인들의 일이거든요.
◇ 최형진: 코로나19 이전부터 문제가 되어오고 있었지만, 앞으로 사회 양극화가 더 심각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큽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이나 손실보상제 등 다양한 방안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양극화 문제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 어떤 방안이 필요할까요?
◆ 이상구: 최근 대권 유력 주자들을 중심으로 기본 소득, 복지국가 등의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건 결론이 어떻든 상관없이 국민의 입장에서 바람직한 일입니다. 국민들은 코로나를 겪으며 정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고, 세금이 나한테 돌아오는 것을 겪게 됐거든요. 이제 정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하고 기업과 가계가 못한 부분을 정부가 보충해야 나라가 돌아간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재정 규모가 적다보니 세전 소득과 세후 소득에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정책적으로 정부가 양극화를 해소하는 방법 중 하나가 조세 제도인데요. 그 부분을 정상화해야 하고요. 또 복지제도를 통해 재분재를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재정 규모가 적어 복지도 적은 부분입니다. GDP의 한 9% 정도입니다. OECD 37개국 중에서 7등 정도 되는데요. 37개국 중 중간보다 훨씬 안 됩니다. 200조 좀 못 되는 돈을 지출 안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 부분을 단계적으로 높일 수 있는 논의를 정치권에서 시작해줘야 하는 거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시적 재난지원금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조세를 통해 재분배하고 복지를 통해 국민들의 삶을 보장하는 역할을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최형진: 앞으로 추가 재난지원금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이상구: 그렇습니다. 지금 당장 어려운 분들을 돕기 위한 재난지원금도 중요하지만, 코로나 방역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이후의 경제 상황을 어떻게 빨리 호전하느냐가 큰 과제지 않습니까. 다행히 우리나라를 지금 선방하고 있어서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유리한 위치인데요. 다른 나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우리가 조금 더 하면, 앞서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재난지원금을 포함해, 복지 확대, 세금 문제 등을 공식적으로 논의하길 바랍니다.
◇ 최형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상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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