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재보선 승리로 재점화된 야권의 통합 논의가, 자신 없으면 집어치우라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에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과거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는 해석도 나오는데요.
실제로 과거 야권 통합의 결과는 어땠을까요?
부장원 기자입니다.
[기자]
단일화를 이뤄내며 4·7 재보선에 승리한 야권의 화두는 이제 통합입니다.
인적, 조직적으로 우세한 여당에 맞서려면 뭉쳐야 한다는 논리지만, 사실 따져보면 과거 통합의 결과가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출범했던 미래통합당이 대표적입니다.
[황교안 / 당시 미래통합당 대표 (지난해 2월) :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해달라는 국민의 강력한 외침이 오늘 미래통합당의 출발을 이끌어 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갈라섰던 보수진영이 3년 만에 다시 뭉쳤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그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무려 180석이나 내주며 참패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김종인 전 위원장이 있었습니다.
[김종인 / 당시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 : 국민 여러분의 지지를 얻기에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단 것 인정합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보다 앞선 2012년에는 진보 진영의 야권 통합을 반대편에서 지켜봤습니다.
당시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성공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안철수 / 당시 무소속 대선 후보 : 국민 여러분, 이제 단일 후보는 문재인 후보입니다.]
진보정의당 심상정.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까지 잇따라 문 후보를 지지하며, 범야권 대 여권의 완벽한 일대일 구도가 성사됐지만,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게 지고 말았습니다.
[우상호 / 당시 문재인 후보 공보단장 : 단일화 과정에서 초반에 시간을 많이 지체하면서 본격적인 문재인 선거운동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아쉬웠던 측면입니다.]
두 실패 사례를 직접 경험하며, 김 전 위원장은 통합 자체가 능사는 아니란 교훈을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번 재보선에서는 통합 논의에 끌려가지 않고, 당의 중심을 잡아 오세훈 후보의 승리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김 전 위원장의 쓴소리를 재추대를 원하는 화풀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도 화학적 결합 없는 통합은 결과가 좋지 못했단 점에서, 당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대목만큼은 국민의힘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YTN 부장원[boojw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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