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윤석열을 바라보는 국민의힘의 두 가지 시선

2021.05.02 오전 05:04
윤석열 ’국정원 댓글’ 수사…김용판 전 청장 무죄
"야권 대선 주자 되려면 ’적폐 수사’ 사과해야"
서병수 의원 "탄핵 납득 못하는 사람 적지 않아"
[앵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영입하려는 국민의힘의 속내가 복잡합니다.

정권 교체를 이뤄낼 주인공이라는 기대는 거둘 수 없지만, 한 켠에는 현 정부 들어 진행한 이른바 '적폐 수사'는 물론 과거 정부 때 '검사 윤석열'의 수사에 대해서도 분노나 억울함을 토로하는 세력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정미 기자입니다.

[기자]

[김용판 / 전 서울경찰청장 (2014년 1심 무죄 선고) : 진실은 결코 변하지 않으며,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말을 굳게 믿고 있습니다.]

윤석열 검사의 국정원 댓글 수사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무죄 판결을 받은 경찰 출신 김용판 의원이 국민의힘 물밑에 가라앉아 있던 목소리를 수면 위로 꺼내 들었습니다.

[김용판 / 국민의힘 의원(지난달 28일) : 적폐 청산을 실제 실행한 행동대장 격은 사실 윤석열 총장 아닙니까? 그렇다면 반드시 (사과하고) 전환 과정을 반드시 거치고 오는 게 정도죠.]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으로서 과거 집권 세력을 겨냥했던 장본인이 국민의힘 대선 주자로 설 수 있느냐는 겁니다.

검사 윤석열식의 집요한 수사에 억울한 사람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점까지 폭넓게 지적했습니다.

과물탄개. 고의든 과실이든 잘못이 있으면 인정하고 사과부터 하라는 겁니다.

공교롭게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할 정도의 잘못을 했느냐고 물었던 서병수 의원도 같은 날, 탄핵에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과거의 친박 세력이 집단 반발 조짐을 보인다는 해석까지 나온 이유입니다.

[이종훈 / 시사평론가(지난달 29일, YTN 출연) : 빛의 속도로 친박 당으로 복귀하고 있다. 도로 친박당이 되고 있는 상황인 거고, 이 기회를 친박계들이 그냥 놓칠 리는 없다.]

두 사람 모두 "대법원 판결을 뒤엎자는 건 아니다" "윤석열 전 총장이 소중한 야권의 자산임은 인정한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고, "묵은 감정은 씻어내야 한다"는 반박도 나왔지만, 주호영 당시 당 대표 대행조차 정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주호영 / 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지난달 28일) : 본인이 그런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내 직무 수행 중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은 분들에 대해서 죄송하다고 인사하는 것도 그런 차원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의 지지를 끌어올린 돌직구 수사가, 정작 국민의힘 내부에선 언제든 불거질 수 있는 갈등 요소임이 확인된 겁니다.

아직은 국민의힘도 윤석열 전 총장을 향해 손짓만 하는 정도지만 당 차원에서 공식적인 영입 논의가 시작된다면, 내홍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정미[smiling3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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