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 국무부가 그동안 기밀로 분류됐던 5·18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 문서를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미국은 당시 지휘체계와 무관하게 전두환이 실세라는 점을 파악하고 있었던 점,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미국인 두 명의 신원도 이번 문서 공개로 확인됐습니다.
김도원 기자입니다.
[기자]
광주 민주화운동이 무참히 진압된 지 2주 뒤, 주한 미국 대사관은 국무부에 기밀 전문을 보냅니다.
'내부자의 광주 사태 설명'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를 두고 대사관은 지금까지 접한 가장 객관적인 기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5월 21일 헬기 사격을 비롯해 진압군의 만행을 가감 없이 적었고,
옳은 일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 한국인들을 존경하게 됐다는 소감도 담겨 있습니다.
보고서 문건은 10여 년 전에 공개됐지만, 누가 썼는지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는데
미 국무부가 이번에 기밀문서를 추가 공개하면서, 미국인 장로교 선교사가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른 기록이나 증언과 비교하면 당시 광주에서 활동했던 존 언더우드 선교사가 썼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최용주 / 5·18 진상규명위 조사1과장 : 5·18 당시의 미국의 시각도 한국 군부가 5·18을 바라보는 시각과 거의 대등했어요. 미국이 광주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가져다 준 대단히 중요한 단서가, 문건이 아닐까, 저희들은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같은 해 7월에는 광주와 목포 주민들을 직접 인터뷰한 보고서가 미국으로 보내졌습니다.
이 문서는 평화봉사단원 출신으로 뒷날 주한 미 부대사를 지낸 리처드 크리스텐슨이 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5·17 비상계엄 확대 이후 미 대사관의 정세 평가도 드러났습니다.
새로 공개된 부분을 보면 미국은 전두환이 군부의 중심적 역할을 맡고 있으며, 대통령은 무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이번에 삭제하지 않고 완전 공개한 문건은 14건, 53페이지입니다.
새로 공개된 문건은 주한 미 대사관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습니다.
YTN 김도원[doh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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