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긴박한 탈출..."탈레반과 관계 설정 고심"

2021.08.17 오후 09:53
[앵커]
탈레반 점령으로 20년 만에 철수하게 된 주아프간 대사관.

철수 당시 상황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습니다.

정부는 탈레반과 앞으로의 관계 설정을 놓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한연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991년 소말리아 내전 당시 남북한 공관원들의 탈출 실화를 다룬 영화 모가디슈.

갑작스럽게 공관을 비워야 하는 긴박한 상황이 구체적으로 그려집니다.

[영화 대사 : 1급 기밀 아니라도 소말리아 정부와 연관된 자료는 다 파기시켜!]

지난 15일 주아프간 대사관 임시 폐쇄 때도 영화 같은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화상 회의 도중 "외국 공관은 빨리 공항으로 이동하라"는 우방국들의 메시지가 이어졌고, 정의용 장관이 즉각 "일단 빠질 수 있는 건 다 빼라"는 결정을 내리자, 영화에서처럼 기밀문서 등을 폐기하고 곧바로 대사관 철수가 시작됐습니다.

영화는 도움을 처할 우방국을 찾는 장면도 그리고 있는데,

[영화 대사 : 일단 미국 대사관은 진작에 다 철수들 했으니까 안되고, 여기서 가까운 이태리 대사관을 두드리는 게 제일 빠를 겁니다.]

이번 아프간 탈출에도 올 상반기 미국과 맺었던 양해각서, MOU의 역할이 컸습니다.

육로 이동이 불가능했던 상황에서 미군 헬기를 이용해 대사관에서 공항까지 이동했고, 민간 공항 운영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 제3국으로 빠져나가는 항공편 역시 미군 자산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덕분에 마지막 남은 우리 교민과 공관원 모두 안전하게 위기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남은 과제는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 정부와의 외교 접촉 등 관계 설정입니다.

정부는 인권을 존중하고 보편적인 국제규범을 지키는 국가와는 협력한다는 원칙 아래, 안전이 확보되고, 필요할 경우 공관 운영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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