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정부와 당내 일부에서 반대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와 관련해 선거가 끝나고 추진해도 된다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민주당도 특별위원회를 꾸려 당내 이견을 조율하기로 했지만, 양도세 중과 완화를 추진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면 다시 당·정 갈등이 불거질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김부겸 국무총리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미루자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제안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정부를 믿고 집을 처분한 사람이 피해를 보게 되고, 정책에 대한 신뢰도 떨어뜨린다며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부겸 / 국무총리(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정부 정책에 대해서 전혀 동의하지 않은 분들이 지금 시기에 우리가 조금 여유 공간을 준다고 해서 그분(다주택자)들이 이렇게 매물을 내놓을 거다? 그건 저희는 조금 납득하기 어렵고요.]
청와대와 당내 일부의 반대에 이어 김 총리까지 가세하자 이 후보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정부 입장에선 원칙이 훼손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걸 이해한다면서 대선 이후 추진해도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현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청도 드리고 입법도 저희가 시도하지만 서로 동의가 안 되면 몇 달 후이기 때문에 선거 끝난 후에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송영길 대표는 이 후보의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일시 완화 제안이 대단히 합리적이라며 힘을 실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했고, 잘못한 정책은 반성하고 바꿔나가야 한다며 당위성도 강조했습니다.
[송영길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저희 민주당이나 우리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성적 고찰을 통해서 변화하려는 거지, 그대로 따라가려는 정부라면 어떻게 새로운 정부가 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이 후보와 발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관련 법안들을 의원총회에서 다루되 찬반양론을 가진 의원들이 두루 참여하는 특별위원회를 꾸려서 이견을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시간을 두고 매물에 미치는 효과를 포함해 정책 변화의 실효성 등을 논의하면서 반대하는 의원들을 설득해 이 후보를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이재명 후보가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다주택자 양도세 문제를 두고 청와대·정부와 직접적인 대립은 일단 피하게 된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선거 국면과 맞물려 집권여당이 부동산 세제 정책에 혼선을 불러왔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YTN 조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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